자동차 회사의 신속한 인공호흡기 생산 비결은 '통풍시트'

  • 입력 2020.03.25 08:40
  • 수정 2020.03.25 08:53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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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GM, 영국 재규어 랜드로버, 이탈리아 피아트 등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진가가 속출하고 있는 곳의 주요 자동차 회사가 일제히 의료진이 사용할 PAPR(전동식호흡장치), 마스크, 안면 보호 장비 등의 생산에 돌입했다. PAPR은 방호복 안으로 필터링 된 공기를 넣어주는 장치로 환자의 진단과 치료에 나서는 의료진이 방호복과 함께 반드시 착용하는 필수 장비다. 

이탈리아, 스페인, 이란 등 확진자가 무섭게 증가하면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중증 환자와 이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하자 자동차 생산 시설을 활용해 환자 치료를 위한 인공호흡기, 의료진의 PAPR 생산을 각국 정부가 요구하거나 업체가 자발적으로 나선 것이다. 그렇다면 PAPR과 같은 전문 의료 장비를 자동차 공장에서 어떻게 만들수 있는 것일까.

자동차에는 수 많은 흡배기 시스템과 컴프레서, 크고 작은 모터, 펌프 등의 부품이 실내 공조와 냉각 기능, 연료 공급 등을 위해 사용된다. 따라서 인공적으로 호흡을 조절해 폐포에 산소를 불어넣는 인공 호흡기와 같은 원리를 이용하는 자동차 부품을 응용하면 비교적 쉽게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포드는 시트의 통풍 장치에 사용되는 작은 모터와 팬을 의료용으로 전환해 PAPR 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전해졌다. 포드의 베스트셀러 모델인 F150의 통풍시트 팬이 인공 호흡기에 사용되는 것과 상당히 유사해 직접 생산하는 일도 어렵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는 3M과 협력해 PAPR를 주당 10만개 이상 생산하고 안면 보호장비와 마스크 등 의료진이 사용할 용품을 미시간 공장에서 만들어 제공할 계획이다. 자동차 시트의 통풍 장치로 만든 PAPR는 충전 사용이 가능한 배터리팩으로 최대 8시간 이상 유지되는 장점도 갖고 있다. GE와는 중증 환자 치료에 반드시 필요한 인공호흡기 생산을 논의하고 있다.  

인공 호흡기 또는 PAPR가 고도의 의료장비라는 점 때문에 의혹을 제기하는 쪽도 있지만 3M과 같은 전문 의료 장비 업체와 협력해 통풍 시트의 팬과 같은 제한적인 부품만 공유하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반론도 나왔다. 3M은 포드의 협력으로 PAPR의 생산이 10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어찌됐든 코로나 19로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은 자동차의 부품이 인공호흡기와 같은 전문 치료 장비로 용도가 바뀌면서 감염병 확산과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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