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로 가닥 잡히는 도쿄 올림픽, 수조 원 투자한 '토요타' 난감

파트너 계약, 자율주행 및 수소전기차 미래 모빌리티 개발과 올림픽 마케팅에 10억 달러 투입

  • 입력 2020.03.24 08:32
  • 수정 2020.03.24 08:51
  • 기자명 김흥식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0 도쿄올림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 19) 확산으로 취소될 가능성이 커졌다. 국제올림픽 위원회인  IOC 내부에서도 도쿄올림픽 연기가 사실상 결정됐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고 강행 의사를 거듭 밝혀왔던 아베 일본 총리도 "완전한 형태가 아니면 연기"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코로나 19의 전 세계 확산세가 가라앉지 않는데다 호주와 뉴질랜드, 캐나다가 7월 열리는 도쿄올림픽에는 참가하지 않겠다고 보이콧을 선언하고 일본 내부에서도 올림픽 연기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상황을 급반전시켰다. 도쿄올림픽을 1년 연기하는 방안이 현재로서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논의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USA 투데이는 IOC 위원의 발언을 인용해 도쿄 올림픽이 오는 7월 24일 시작하지 않을 것이며 2021년으로 연기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베 총리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늦어도 4주 안에 도쿄올림픽에 대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올림픽 취소라는 최악의 사태는 피할 것으로 보이지만 1년 연기만으로도 일본이 입게 된 손실액이 7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경기장을 비롯한 올림픽 관련 시설을 1년 더 유지하고 관련 인력에 대한 추가 인건비, 선수촌 보상 등 수없이 많은 난제를 해결하는데 천문학적 비용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올림픽 취소로 인한 일본 경제의 영향, 아베 총리의 정치적 타격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지난 수년간 도쿄올림픽에 매진해 왔던 IOC 월드 와이드 올림픽 파트너의 손실도 만만치 않게 됐다. IOC 공식 스폰서는 모두 13개 브랜드다. 여기에는 우리가 잘 아는 코카콜라, 에어비앤비, 알리바바, 오메가, 인텔, 삼성 그리고 토요타가 포함돼 있다.

IOC 공식 스폰서는 올림픽과 연계한 홍보 활동에 많게는 조 단위의 천문학적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 2013년 IOC와 월드 와이드 올림픽 파트너 계약을 맺은 토요타도 오는 2024년까지 8억8800만 달러를 IOC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월드와이드 파트너로 선정되고 계약을 맺으면 전 세계 어디에서나 올림픽을 활용한 마케팅을 벌일 수 있는 권리를 얻게 된다.

토요타는 IOC 파트너 계약에 필요한 비용 이상으로 올림픽 마케팅에 투자했다. 특히 도쿄올림픽을 통해 전기차, 자율주행차, 커넥티비티와 같은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개발하고 과시하기 위해 천문학적 비용을 투입했다. 토요타는 레벨4 자율주행차 e 팔레트(e-Palette), 미래 연료 전쟁의 중심에 설 수소전기차 미라이(Mirai)와 같은 미래 모빌리티를 올림픽 기간 선수단 수송 등에 제공할 예정이었다.

토요타는 도쿄의 거리 풍경을 바꾸기 위해 JPN 택시의 대대적인 개선까지 추진해 왔다. '불가능한 일을 시작하라(Start Your Impossible)'를 슬로건으로 전 세계에서 막대한 비용을 들여 올림픽 마케팅을 벌였다. 도요타가 지금까지 올림픽에 쏟아 부은 돈이 10억 달러(1조 2000억원)에 이른다는 얘기도 나왔다. 코로나 19가 전세계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지만 지구촌 최대 스포츠 행사인 올림픽의 취소로 토요타를 비롯한 13개의 IOC 월드와이드 올림픽 파트너의 손실은 더 커질 전망이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