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유감 단종차 #10. 삼성 SM5 '탈수록 가치를 느끼는 차'

  • 입력 2020.03.16 15:32
  • 수정 2020.03.16 16:30
  • 기자명 김훈기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98년 3월 국내 시장에 첫 등장한 삼성자동차의 'SM5'가 지난해 6월 2000대 한정판 'SM5 아듀'를 출시로 최종 단종 수순을 밟았다. 지난 21년간 102만대의 차량이 판매됐으며 연평균 5만대 이상을 기록하던 SM5는 명실공히 삼성자동차에서 르노삼성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브랜드 최장수이자 베스트셀러로 기억될 모델이다.

1997년 삼성자동차는 2편의 30초짜리 TV 광고를 선보이며 이듬해 3월 삼성 엠블럼을 단 최초의 차량이 출시된다는 소식을 처음으로 알렸다. 차체 전후면을 위장막으로 가린 첫 번째 티저 광고는 중후한 분위기를 연출했고 이어 선보인 두 번째 영상 역시 황량한 사막을 가로지르는 신차의 실루엣을 선보이며 궁금증을 자아냈다. 시장은 단번에 삼성이 선보일 신차에 집중했다. 또 이들 광고는 캐치프레이즈 또한 "삼성이 만들면 다릅니다"라는 의미심장한 문구로 차별화를 꾀했다.

그리고 1998년 3월 28일 삼성자동차 엠블럼을 달고 부산공장에서 조립되어 판매되는 SM5가 시장에 출시된다. 초기형 모델은 닛산의 세피로를 기반으로 제작되어 전후면 디자인 변형과 일부 편의사양 개선을 통해 국내 트랜드에 맞춰 선보였다. 당시 경영난에 빠져 있던 닛산자동차와 기술협력을 한 삼성자동차는 닛산 세피로의 개량형으로 SM5를 선보인 탓에 회사 창립 3년 만에 초고속 양산 모델을 내놓을 수 있었다. 이런 이유로 SM5 초기 모델들은 파워트레인 및 차량의 일부 부품이 닛산 제품과 호환이 가능했다. 

삼성자동차의 1세대 SM5 라인업은 닛산의 4기통 2.0리터 SR20 엔진과 6기통 2.0, 2.5 VQ 엔진을 탑재해 총 3가지 트림으로 판매된다. 이후 4기통 1.8리터 SR18 엔진이 추가되고 파워트레인 다양화가 고려된다. SM5가 시장에 출시되자 초기 반응은 경쟁모델 대비 큰 차체와 정숙한 승차감 그리고 여유로운 배기량으로 호평이 이어졌다. 중형세단으로 출시됐으나 위급으로 준대형 그랜저와 포텐샤와 경쟁이 가능했고 다양한 고급 편의사양 적용으로 일부분 비교도 실제 가능했다. 닛산 SR 엔진을 탑재한 SM520, SM518 모델은 당시로서는 흔하지 않은 타이밍체인을 적용하는 등 훌륭한 내구성과 저렴한 유지비용을 자랑했다. 부식에 강한 아연도금 강판, 조류 배설물이나 산성비에 강한 신가교 도장 역시 놀라운 차량 내구성을 뒷받침했다.

이후 삼성자동차가 2000년 르노에 매각되고 르노삼성자동차로 재편된 후 SM5는 2005년 1월, 2세대 완전변경모델을 새롭게 선보인다. 1세대와 마찬가지로 신차는 닛산의 티아나를 기반으로 제작된다. 전작과 유사하게 동급 경쟁모델과 비교해 차체는 더 여유롭고 편의사양이 풍부했다. 전후면 디자인은 완전변경을 통해 보다 고급스러움이 강조됐다. 특히 중형세단 최초로 카드타입 스마트키를 도입하고 하체 방음, 방청에 심혈을 기울이는 등 내구 품질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 밖에도 2세대 모델은 안전사양을 대폭 강화하며 인기를 이어갔다. 건설교통부가 의뢰한 안전도 평가에서 정면 충돌 시 가장 안전한 차종으로 꼽힌 것을 비롯해 국산 중형차 최초로 스마트 에어백, 풋 파킹 브레이크 등을 적용했다.

2010년 1월 선보인 3세대 모델은 닛산에서 벗어나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로 맺어진 르노 라구나를 기반으로 제작된다. 특히 이 때부터 전면부 그릴과 후드 라인 등에 곡선 디자인이 많이 적용되고 파워트레인은 여전히 닛산의 것들이 주로 탑재됐다. 3세대 SM5는 중형차 최초로 엑스트로닉 무단변속기를 맞물리며 연비에 많은 신경을 기울였다. 이런 이유로 출시에 앞선 사전계약에서 8일만에 9000여대를 달성하는 등 인기가 이어졌다.

이 밖에 3세대 SM5에는 마사지 기능 내장 전동식 가죽 시트, 파노라마 선루프,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조이스틱 방식의 내비게이션 시스템, 타이어 공기압 경고 시스템 등이 적용됐으며, SM5 TCE 모델로 국내 다운사이징 시장을 선도하기도 했다. SM5 TCE는 최고출력 190마력을 발휘하는 1.6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과 게트락제 6단 듀얼 클러치 자동변속기를 탑재, 경쾌한 주행성능과 높은 연료 효율을 제공하는 대표 다운사이징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