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XM3 TCe 260 '가격에 한 번 주행 성능에 두 번'

  • 입력 2020.03.04 08:55
  • 수정 2020.03.04 11:36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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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약간의 기대도 하지 않았다. 앞서 출시된 'SM6'를 답습한 디자인은 신선함보다 진부함으로 다가왔다. 세단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도 아닌 경계에 선듯한 차체는 매우 모호하게 느껴졌고 무엇보다 1.3리터 4기통 터보 엔진에 대한 의구심으로 가득했다.

그리고 실제로 국내 출시된 르노삼성자동차의 'XM3'를 마주하고는 수많은 편견이 단번에 사라지는 낯선 시간과 함께했다. 오만과 편견에 사로잡혀 무지한 나를 다시 한번 반성하며 지난 3일 서울과 양평을 오가며 반나절 XM3 TCe 260 모델을 시승한 경험을 전달한다. 

먼저 크로스오버 성향의 XM3는 국내 기준 다양한 소형 SUV와 직접 경쟁을 펼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 티볼리를 비롯해 현대차 코나, 기아차 셀토스 그리고 가장 최근 출시된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까지 다양한 콘셉트 모델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매우 치열한 시장이다. 이런 이유로 후발 주자로 출발한 르노삼성은 XM3 스펙과 가격을 두고 매우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XM3의 차체는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4570mm, 1820mm, 1570mm에 휠베이스 2720mm로 동급 경쟁 모델과 비교해 전고를 제외한 대부분 스펙이 앞선다. 특히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의 경우 티볼리, 코나 보다 120mm가 길고 셀토스, 트레일블레이저와는 각각 90mm, 80mm 여유롭다.

외관 디자인은 르노삼성 라인업의 SM6와 QM6를 섞어 놓은 느낌이다. 세단의 부드러움과 유연함을 기반으로 지상고를 높이고 대형 18인치 휠을 장착해 역동성을 가미했다. 특히 동급에서 코나를 제외한 1570mm의 꽤 낮은 전고에도 최저지상고를 186mm까지 높이며 세단처럼 날렵하면서도 SUV의 실루엣을 연출했다.

전면부는 범퍼까지 이어진 르노 특유의 'C'자형 LED 주간주행등으로 우수한 시인성을 자랑하고 LED 퓨어 비전 헤드램프는 야간 주행의 안전성을 높임은 물론 정교하게 디자인해 브랜드 정체성을 드러냈다. 측면은 루프에서 트렁크로 이어지는 라인을 패스트팩 스타일로 과감하게 떨어트려 고급 스포츠 쿠페와 같은 모습을 연출한다.

여기에 해치백 타입 트렁크 라인은 적절한 공간까지 놓치지 않은 프로포션을 완성한다. 또한 2단 트렁크 플로어와 툴 박스로 구성된 트렁크 용량은 최대 513리터를 제공해 활용도 면에서도 아쉽지 않은 수준. 테일램프 디자인은 QM6와 유사한 모습으로 대신 좌우측 램프를 가로로 연결한 라인을 추가해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무엇보다 르노삼성 라인업 중 가장 최신의 디자인을 선보이는 XM3의 실내는 SM6와 QM6를 통해 선보인 실내 패키징 단점을 위주로 다양한 부분에서 개선점을 만날 수 있다. 실내 소재에서도 플라스틱을 최대한 배제시키고 소프트 폼과 모던 메쉬 및 헥사곤 데코레이션으로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또한 앞서 출시된 차량들에서 센터페시아 중앙으로 쓸모없이 공간만 차지하던 대형 디스플레이는 9.3인치 플로팅 타입으로 변화되며 가독성과 시인성을 모두 충족시킨다. 특히 272㎠로 동급 최대의 실면적 사이즈를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인터페이스가 개선되며 만족스러운 성능을 발휘한다. 이 밖에도 공조 장치와 열선 및 통풍시트, 주행모드 버튼 등이 디스플레이 하단으로 따로 마련된 부분은 상당한 개선으로 다가온다. 여기에 SK텔레콤 T-맵을 이용한 완전 통신형 커넥티드 내비게이션을 탑재해 스마트폰 테더링 없이 서버로부터 최신 정보 업데이트와 맴 스트리밍이 가능한 부분은 매력으로 전달된다.

계기판은 10.25인치 디지털로 구성되며 주행모드에 따라 다양한 그래픽을 전달한다. 사용자 취향 따라 다양한 구성이 불가능한 부분은 아쉽지만, 각각의 모드에서 높은 시인성과 다채로움을 만날 수 있다. 

이 밖에 르노삼성 XM3에는 동급 최초로 주차 조향 보조 시스템(EPA)과 360도 주차 보조 시스템을 적용해 편의성을 높이고 에코와 스포츠, 마이센스 등 3가지 주행모드와 8가지 색상의 엠비언트 라이트는 각 모드에 따라 라이팅뿐 아니라 스티어링 감각 및 파워트레인 세팅까지 달리해 만족감을 전달한다.

국내 판매 XM3 파워트레인은 배기량과 출력, 토크에 따라 고성능 TCe 260과 연비 위주의 1.6 GTe 등 2가지 가솔린 엔진으로 구성됐다. 이날 시승은 TCe 260 RE 시그니처 트림에 선루프를 제외한 풀옵션 차량으로 국내 판매 가격은 2710만원이다. 먼저 신형 TCe 엔진은 르노그룹과 다임러가 공동 개발한 4기통 1.3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으로 향후 르노그룹의 주력으로 자리할 핵심 엔진이다. 다임러의 메르세데스-벤츠에선 A, B 클래스에서 적용하고 있다.

신형 TCe 260 엔진은 실린더 헤드와 직분사 인젝터를 수직 장착한 델타 실린더 헤드를 특징으로 성능은 물론, 경제성 측면에서도 흠잡을 데 없는 고효율성을 자랑한다. 델타 실린더 헤드 적용으로 엔진 경량화와 공간 최적화, 연료 효율성까지 모두 충족시킨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여기에 르노삼성은 게트락社의 7단 습식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맞물리며 주행 감성을 극도로 끌어 올린 부분이 주요 포인트. 전트림 기본 사양으로 제공되는 패들 시프트와 함께 최고 출력 152마력, 최대 토크 26.0kg.m을 발휘하는 XM3 TCe 260 주행 성능은 기대 이상의 역동성을 전달한다. 

2250rpm에서 시작되는 엔진 반응은 도심 주행에서 매우 만족스럽다. 습식 듀얼클러치는 변속충격을 전혀 감지할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럽고 저속과 중고속을 중점으로 빠르게 7단을 마무리한다. 이때, 터보 엔진 특유의 더딘 반응도 쉽게 찾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 고속도로에 올라 XM3의 고속주행 성능을 경험한다면 모두 예상 밖의 실력에 감탄하겠다. 1.3톤의 차체를 너무도 가볍게 고속영역까지 끌어 올린다. 운전대와 차체의 무게감이 조금 완성된다면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에 준하는 느낌이다. 여기에 확트인 전방 시야는 SUV의 장점을 훔친 기분이다. 각각의 주행 모드에 따른 변별력과 레벨 2단계의 반자율주행이 절반 빠진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의 아쉬움은 남지만 가격 대비 성능에서 모든 것들이 상쇄된다.    

개소세 1.5% 적용 기준 르노삼성 XM3 TCe 260의 국내 판매 가격은 LE 트림 2083만원, RE 트림 2293만원, RE 시그니처 트림 2532만원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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