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짱열전 #3 'K5 vs 쏘나타' 형제의 자존심을 건 파격과 정통의 대결

  • 입력 2020.02.12 11:58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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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의 독주였다. 작년 5월부터 본격 판매를 시작한 신형 쏘나타는 같은 달 1만3376대라는 기록적인 수치로 출발해 연간 실적을 10만대로 끌어 올렸다. 국산차 가운데 연간 판매 대수가 10만대 이상을 기록한 모델은 그랜저(10만3349대)와 함께 쏘나타가 유일했다.

한때 쏘나타를 위협했던 르노삼성차 SM6, 세대교체를 앞둔 기아차 K5는 적수가 되지 못했다. 같은 기간 SM6는 직전 연도보다 34.4% 감소한 1만6263대, K5는 18.2% 줄어든 3만9668대에 그쳤다. 쉐보레 말리부 역시 1만2210대로 부진했다.

쏘나타의 기세는 SUV 그리고 준대형 시장으로 쏠렸던 시장의 판도까지 바꿔버렸다. 이들 4개 모델이 작년 기록한 16만8144대는 직전 연도에 기록한 15만6201대 대비 7.6% 증가한 수치다. 작년 내수 규모 153만3166대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10%를 넘었다.

기아차 신형 K5라는 강력한 대항마가 출현하면서 중형 세단의 새로운 중흥기와 더불어 올해 판도에는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신차 효과만으로 보기에는 설명이 부족한 정도로 K5의 기세가 만만치 않아서다. 1월 실적으로 보면 8048대를 기록한 K5가 6423대의 쏘나타를 여유 있게 따 돌렸다.

K5의 계약 추세가 떨어지지 않고 있어 당분간 순위에는 변동이 없을 전망이다. 쏘나타와 K5 2강 구도에서 SM6와 말리부는 약세는 따라서 오래갈 가능성이 높다. 플랫폼, 파워트레인, 트랜스미션 등을 대부분 공유하고 있지만 쏘나타와 K5의 지향성은 뚜렷한 차이가 있다.

쏘나타는 모던하면서도 미래를 바라보는 디자인을 내세우고 있지만, K5는 젊고 역동적이며 저돌적인 측면을 강조한다. 하루가 다르게 자동차의 첨단 사양이 발전하면서 신차가 투입된 시기에 따라 차이점이 발생하는 것도 K5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쏘나타보다 반년 늦게 출시된 신형 K5가 첨단 인터랙션 기술을 강조하는 것도 차이를 내세우기 위한 전략이다. 음성인식으로 파워 윈도를 조작하고 하차 후 최종 목적지를 안내하는 등의 기술은 쏘나타가 갖추지 못한 것들이다. 나머지의 것들은 차이보다는 UI의 선호도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지만 기본적 사양의 구성에 변별력이 없다.

가솔린 2.0, 가솔린 1.6 터보, LPi 2.0 그리고 2.0 가솔린 하이브리드로 라인업을 짜고 있다는 점도 다르지 않다. 배기량, 출력과 토크의 차이도 없다. 공차 중량, 외관 디자인의 특성에 따라 연비 효율성에 차이가 있지만 의미 있는 수치는 아니다.

따라서 쏘나타와 K5 두 모델의 경쟁 포인트는 디자인의 선호도, 마케팅의 역량에 따라 갈리게 된다. 쏘나타의 주 구매 연령대가 K5보다 높다는 점도 눈에 띈다. K5는 아직 이르다고 보고 쏘나타가 연식 변경 모델에 어떤 사양을 추가하고 부분적으로 디자인에 어떤 변화를 줄지의 여부에 따라 전세는 역전될 수도 있다. K5의 수출이 본격화되면 생산 한계에 따라 국내 수급량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2395만원부터 시작하는 K5, 2390만원부터 시작하는 쏘나타의 가격 포지션 경쟁력도 고만고만하다. 3월로 예상되는 연식변경 모델을 K5보다 한발 앞서 내놔야 하는 쏘나타는 가격대에 대해 고민도 해야 한다. 인상 폭을 최소화한다고 해도 K5보다 비싸질 가능성이 높다.

SM6와 말리부가 싸워보겠다는 투지를 보이는 것도 절실하다. 사정은 있지만 하루가 다르게 제품 주기가 짧아지는 세상에서 변화에 대한 투자가 없으면 더 이상의 전진은 불가능하다. 쏘나타와 K5의 기세가 워낙 드세기는 해도 위협적인 존재가 됐던 때가 있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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