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차의 사활이 걸려있는 소형 SUV 신차 XM3가 암초를 만났다. 노조 파업으로 생산 일정에 차질을 빚은 데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로 11일부터 나흘간 부산 공장의 가동을 멈추게 되면서 신차 공개와 판매 등 일정에 변수가 생긴 것.
르노삼성차는 그러나 중국 춘제 연휴가 끝나고 현지 부품 공장의 가동이 독려 되고 있어 부산 공장의 재가동과 XM3 출시 일정에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닛산 로그의 위탁 생산이 사실상 종료되면서 부산 공장의 생존을 책임 지게 될 XM3는 르노삼성차의 미래 성장에 절실한 신차다.
일정대로 출시된다고 해도 XM3는 세그먼트의 최강자로 급부상한 기아차 셀토스, XM3 이상으로 의미가 있고 가장 최근 출시된 쉐보레 트레일 블레이저 등 만만치 않은 상대와 경쟁을 벌여야 한다. 시장은 3파전을 예상하지만 XM3는 트레일 블레이저가 아닌 셀토스와 2파전 구도로 판을 짜고 있다.
작년 7월 출시 직후부터 쌍용차 티볼리가 지배했던 소형 SUV 시장을 단박에 평정한 셀토스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신차 효과가 약세로 전환되면서 1월 판매는 3500대 수준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6개월 동안 3만2000대를 기록했다.
반년이라는 기간에 연간 실적 2만8271대를 기록한 스포티지를 밀어냈을 뿐만 아니라 투싼(3만6758대), 코나(4만2649대)는 물론 티볼리(43897대)까지 위협했다. 셀토스는 간결하고 무난한 디자인에 '프리미엄 소형 SUV'를 지향하는 모델답게 풍부한 사양을 갖춘 것이 최대 강점이다.
4375mm의 동급 최대 사이즈의 전장과 2630 mm의 휠베이스로 확보한 실내 공간과 넓은 러기지 용량(498ℓ), 1.6 터보 가솔린과 1.6 디젤로 구성된 파워 트레인 라인업과 7단 DCT로 조합된 구동계로 역대급 기본기를 갖춘 소형 SUV로 평가되고 있다.
1929만 원(가솔린 트렌디)부터 시작하는 가격에도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차로 유지 보조, 차선 이탈방지 보조(LKA), 운전자 주의 경고(DAW), 하이빔 보조(HBA) 등 첨단 안전 사양이 기본 제공되는 것도 셀토스의 경쟁력이다. 중고차 사이트가 '가장 갖고 싶은 소형 SUV'를 묻는 설문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르노삼성 XM3가 셀토스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제원의 비교 못지않게 사양과 가격의 구성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쿠페형 SUV를 지향하는 모델답게 디자인 평가에서는 유사한 콘셉트로 일부 국가에서 먼저 출시됐고 서울모터쇼에서 공개된 쇼카 XM3 인스파이어를 통해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1.6 가솔린, 가솔린 터보로 무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파워 트레인 라인업, 현재 최고 수준의 첨단 운전 보조시스템의 탑재도 확실시된다. 르노삼성차는 XM3가 새로운 플랫폼을 기반으로 스포티한 주행 성능, 활용성, 차급 이상의 오프로드 기능이 추가될 것이라는 암시도 주고 있다.
쌍둥이 차로 알려진 아르카나의 크기 제원을 참고하면 XM3는 전장 4543mm, 전폭 1820mm, 전고 1576mm, 휠베이스 2721mm로 셀토스보다 큰 길이에 낮은 전고로 실내의 여유에서 앞설 것으로 전망된다. 르노삼성차가 셀토스보다 현대차 투싼, 기아차 스포티지를 내심 경쟁차로 보는 것도 크기를 근거로 두고 있다.
핵심은 가격이다. 르노삼성차는 입을 다물고 있지만 셀토스와 트레일 블레이저의 시작 가격이 2000만원대를 넘지 않기 때문에 XM3도 비슷한 선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XM3는 기존 소형 SUV와 전혀 다른 차"라고 말했다.
그는 "사륜구동, 보스 사운드 시스템, 역대급 센터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한 커넥티드 사양의 가치에 르노 브랜드 역사상 가장 완벽한 프랑스 감성이 녹아든 미려한 쿠페형 디자인으로 소형 SUV 시장의 새로운 강자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