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V80 '절반의 합격점' 좋은데 부담스러운 첨단 기능

  • 입력 2020.01.16 08:00
  • 수정 2020.01.16 12:01
  • 기자명 김훈기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자동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번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가 드디어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됐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대형 SUV로, 하반기 이어질 GV70와 내년 선보일 전기차까지 미리 볼 수 있는 초석이 될 모델이다. 이런 의미에서 GV80가 짊어져야 할 태생적 한계는 분명했으며 경쟁모델을 뛰어넘는 혁신 보다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하기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지난 15일 GV80 출시와 함께 이뤄진 미디어 시승회를 통해 신차의 상품성을 평가해 봤다.

먼저 GV80 차체 크기는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4945mm, 1975mm, 1715mm에 휠베이스 2955mm로 경쟁모델인 메르세데스-벤츠 GLE, BMW X5와 비교해 가장 긴 전장을 지녔다. 다만 이들보다 전폭과 전고는 좁고, 낮으며 휠베이스 역시 GLE와 X5 보다 각각 40mm, 20mm 짧다. 이런 이유에서 앞서 스파이샷 등을 통해 유출된 사진 보다는 실물이 조금 더 작게 느껴진다.

외관은 앞서 출시된 G90 디자인을 이어받아 제네시스 브랜드를 상징하는 방패 형태의 대형 크레스트 그릴이 전면에 배치되고 4개의 램프로 이뤄진 쿼드램프가 적용되며 독창적인 모습을 띠었다. 여기에 하단 범퍼는 되도록 단순하게 디자인해 그릴과 램프에서 전해지는 웅장함을 보조하는 역할만을 담당한다. 측면부는 쿼드램프에서 시작돼 도어 상단부를 거쳐 후면부까지 부드럽게 이어지는 포물선 캐릭터 라인으로 볼륨감을 강조했다. 또 도어 하단은 움푹 들어간 라인과 크롬을 추가해 입체적인 모습을 연출한다. 루프는 후면부로 갈수록 완만하게 떨어지고 C필러 이후 이어진 쿼터 글라스가 위쪽으로 향하며 교차하는 디자인을 선택해 날렵함을 더했다.

후면부는 전면 램프와 동일하게 상하 2단으로 분리된 쿼드 리어램프가 좌우측으로 적용됐다. 또 그 사이에는 영문으로 '제네시스(GENESIS)' 레터링 엠블럼이 더해졌다. 크기가 테일램프와 동일한 수준으로 브랜드 존재감을 과시하지만 과한 느낌 또한 없지 않다. 전반적으로 GV80 디자인은 화려함과 역동성 보다는 안정적이고 깔끔한 구성을 띠었다.

실내는 외관의 깔끔한 디자인이 공간구성으로 변신한 모습이다. 전면 중앙을 가로지른 송풍구는 수평적인 공간감을 연출하고 센터페시아 버튼류는 최소화해 최신 추세를 따르고 있다. 2스포크 형태 운전대는 안쪽 버튼 조작감은 우수하지만 손에 잡히는 그립감이 좋지 못하다.

센터콘솔에 위치한 다이얼 방식 전자식 변속기는 정교하게 세공된 보석을 얹어 놓은 듯 화려하지만 크기가 작아 역시 좀처럼 적응이 쉽지 않다. 컵홀더 아래쪽으로 빠진 드라이브 모드 버튼 역시 주요 조작부와 떨어지고 상대적으로 뒤쪽으로 배치되어 빈번히 사용하기는 불편하다. 무엇보다 가장 손길이 닿지 않는 부분은 터치패드 방식으로 작동되는 둥근 통합 컨트롤러. 필기 인식의 손글씨 입력을 통해 사용되지만 대시보드 상단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대부분 기능을 사용할 수 있어 필요성을 느낄 수 없었다. 다만 입체적 패턴과 화려함을 전달했던 디지털 계기판과 다양한 정보와 시인성 높은 헤드업 디스플레이, 대형 터치식 디스플레이는 GV80 실내에서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며 높은 만족감을 전달했다.

이 밖에 경쟁모델 대비 다양한 최첨단 기능으로 무장한 GV80의 눈에 띄는 신기술은 증강현실 내비게이션과 제네시스 카페이를 꼽을 수 있다. 차량 전방에 부착된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인포테인먼트 화면에 띄우고, 최적 주행 경로를 가상의 그래픽으로 표시해 운전자가 쉽고 정확하게 경로를 따라 주행할 수는 증강 현실 내비게이션은 초보 운전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주유소나 주차장에서 비용 지불을 해야 하는 경우, 지갑 속 신용카드나 현금을 찾는 번거로움 없이 내비게이션 화면을 통해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제네시스 카페이의 경우 GV80 실소유자에게는 더 없이 환영받을 수 있는 기능으로 보인다. 또한 GV80에는 원격진단 기반 상담 서비스, 내차 주변 스마트폰 확인 기능, 발레 모드 등 다양한 상황에서 편의를 돕는 신기술이 적용됐다.

이날 시승한 3.0 디젤은 향후 추가될 2.5, 3.5 가솔린 터보에 앞서 출시되며 GV80 주력 엔진 라인업으로 자리를 잡게 될 것으로 짐작된다. 국내서 처음으로 직렬 6기통을 적용해 최고 출력 278마력, 최대 토크 60.0kg.m의 성능을 발휘하고 8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렸다. 시승차인 7인승, AWD, 20인치 타이어가 적용된 모델의 복합 연비는 10.6km/ℓ, 5인승으로 2WD, 19인치 타이어 기준이 적용될 경우에는11.8km/ℓ까지 향상된다. 이는 경쟁모델 대비 준수한 수준의 성능으로 실제 주행에서도 유사한 수치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GV80 3.0 디젤의 주행질감은 패밀리카 성향에 가까운 느낌이다. 폭발적 가속력과 스포티한 주행감 보다는 편안하고 안정적인 승차감 그리고 디젤차 치고는 N.V.H. 성능에 집중된 모습이다. 이는 주행 중 발생하는 노면소음을 저감해주는 능동형 노면소음 저감기술(RANC)을 적용한 것과 전방 카메라와 내비게이션 정보를 통해 전방 노면 정보를 사전에 인지, 적합한 서스펜션 제어로 탑승객에게 최적의 승차감을 제공하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의 적용으로 더욱 효과적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SUV 다운 험로 주행 모드 또한 제공하고 있어 다양한 주행 환경에도 편안한 주행이 가능하다.

이 밖에 GV80는 운전석에 7개 공기주머니를 활용해 주행 시 안락감과 최적의 착좌감을 구현하고 공기주머니 개별 제어를 통해 스트레칭 모드를 제공하는 인체공학적 시트 시스템인 에르고 모션 시트를 적용해 편안함을 더한다. 또한 2열에도 좌석 전동 조절 장치와 통풍 기능을 적용해 후석 공간의 편의성도 놓치지 않았다. 또한 고속도로 주행 보조 II, 운전 스타일 연동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전방 충돌방지 보조,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및 전방 주시 경고 등을 적용해 타협 없는 안전과 편의를 확보했다. 이날 시승한 GV80 3.0 디젤의 가격은 기본 6580만원을 시작으로 다양한 옵션을 추가할 경우 최대 8900만원까지 향상된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