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 전 회장, 르노의 닛산 영향력 제거하기 위한 일본의 음모

  • 입력 2020.01.09 08:32
  • 수정 2020.01.09 08:44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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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곤 르노 닛산 미쓰비시 얼라이언스 전 회장이 2018년 11월 일본에서 구속된 이후 처음 공개 석상에 나와 기자회견을 가졌다. 5억엔의 보석금을 내고 지난해 3월 풀려나 가택연금 상태에 있던 곤 전 회장은 같은 해 12월 29일, 일본에서 터키를 거쳐 레바논 베이루트로 도주했다.

현지시각으로 8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곤 전 회장은 2시간 가량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닛산에 대한 르노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 검찰이 아무런 근거없이 부당한 방법으로 자신을 구속하고 조사했다고 주장했다.

곤 전 회장은 일본에서 도주한 배경에 대해서는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며 "일본 검찰이 아내는 물론 나의 가족과 친구들조차 만나지 못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베르사이유에서 있었던 파티의 경비를 회사 비용을 지불했다는 것도 모함"이라며 "일본 검찰이 금전 비리로 나를 기소한 것은 아무 근거도 없다"라고 지적했다.

곤 전 회장은 일본에서 외국인이 재판을 받으면 유죄 판결이 날 확률이 99.4%나 된다며 그런데도 검찰이 변호인 입회조차 허용하지 않고 자백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조차 제한을 했다"라며 "부당하게 감금됐고 신속한 재판을 받지 못했다"라며 일본에서 도주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전 곤 회장이 공개된 자리에서 전 세계로 중계된 기자회견을 열면서 일본 정부와 검찰은 곤혹스러운 처지가 됐다. 특히 곤 전 회장이 르노와 닛산 미쓰비시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동맹 관계에서 자국 기업을 지키기 위해 자신이 희생됐으며 이러한 음모에 일본 당국의 고위 공무원들이 개입돼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정확한 정보는 공개하지 않겠다고 말해 파문이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파산 직전의 닛산을 살려내기 위한 자신의 노력이 불명예로 막을 내린 것에 대한 서운함도 토로했다. 한편 곤 전 회장은 "2001년 닛산 CEO로 부임해 17년간 노력한 나라에서 인질이 된 느낌이었다"며 일본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재판을 받을 용의가 있다고도 말했다.

한편 곤 전 회장은 일본에서 구속 되기 직전 FCA 그룹과의 합병 논의가 추진되고 있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구속 직전까지 "피아트 크라이슬러와의 합병을 논의하고 있었다"며 2019년 1월 (최종 결론을 내기 위한) 회의가 예정돼 있었지만 자신의 구속으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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