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랠리는 계속됐고 쌍용차의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 입력 2019.12.17 09:27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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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수많은 자동차 경주 가운데 가장 혹독하고 위험한 랠리, 그래서 죽음의 랠리로도 불리는 '2020 다카르 랠리'에 쌍용차가 7번째 도전장을 냈다. 중동 지역으로 장소를 옮겨 처음 열리는 2020 다카르 랠리에는 지난 11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모습을 드러낸 후륜 구동 랠리카 '코란도 DKR'이 출전한다. 

다카르 랠리는 참가한 자동차 절반 이상이 중도에 탈락할 정도로 매우 척박하고 험난한 오프로드 코스를 달린다.  ‘죽음의 레이싱’, ‘지옥의 랠리’라는 별칭에 맞게 지금까지 6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을 정도로 상상을 초월하는 코스의 난도를 극복해야 한다. 앞을 가리는 흙먼지와 살을 태우는 강한 햇빛, 극심한 일교차를 이겨내고 수천, 수만km의 험준한  오프로드를 수십일간 달려야 한다.

드라이버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사막과 산악도로, 자갈길 등을 최소 2주 동안 달려야 하는 랠리카의 성능과 내구성, 주행능력이 완주에 절대적인 요소가 된다. 모터스포츠 이벤트 가운데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만큼 다카르 랠리에서 우승하는 것뿐만 아니라 완주한 사실만으로도 해당 자동차 브랜드는 최고의 기술력과 제품력을 인정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쌍용차, 죽음의 랠리 국내 최다 참가 최다 완주 기록

1995년 다카르 랠리 완주에 성공한 쌍용자동차 무쏘

1978년, 프랑스 파리를 출발해 사하라 사막을 거쳐 세네갈 다카르까지 횡단하는 장거리 경주로 시작된 다카르 랠리는 2008년 발생한 테러의 영향으로 2009년 대회부터 남미로 장소를 옮겼지만 사막과 산악도로, 눈과 비와 싸워가며 기후의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랠리 코스의 특성은 그대로였다. 쌍용차는 1994년 코란도 훼미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다카르 랠리 도전을 이어오고 있다.

쌍용차는 국내 브랜드 가운데 가장 많은 다카르 랠리 완주 경험을 가지고 있다. 처음 출전한 1994년 다카르 랠리에서는 코란도 훼미리로 한국 자동차 브랜드 사상 최초 완주에 성공했다. 당시 종합 8위, 그룹 T3 부문(완전개조부문) 5위라는 쾌거도 함께 이뤘다. 모터 스포츠의 변방인 한국 브랜드가 첫 출전한 랠리에서 완주를 하고 좋은 성적을 거두자 전세계 자동차 업계가 깜짝 놀라기도 했다. 

쌍용차는 무쏘로 참가했던 1995년과 1996년 랠리에서도 완주에 성공했다. 특히 1996년 랠리에서는 다카르 랠리를 완주한 최초의 한국인 드라이버가 탄생했고, 2009년 랠리에서는 카이런으로 다카르 랠리를 완주한 최초의 장애인 드라이버가 탄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8년 티볼리 DKR로 9년 만에 다카르 랠리에 참가한 쌍용차는 기대했던 대로 다시 완주에 성공하는 기록을 세웠다.

스스로 SUV 명가의 입지를 재확인한 셈이다. 지난해 대회는 참가한 92개팀 중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랠리를 완주한 팀이 43개 팀에 불과했을 정도로 극한의 코스를 달려야 했다. 티볼리 DKR은 약 9000km에 이르는 거리를 완주해 T1-3 카테고리(이륜구동 가솔린 자동차) 4위, 자동차 부문 종합 30위라는 성적을 얻었다. 100개 참가팀 중 56개팀만이 완주에 성공한 2019 대회에서도 쌍용차는 렉스턴 DKR로 참가해 2년 연속 완주 기록을 세웠다. 렉스턴 DKR은 T1-3 카테고리 3위, 자동차 부문 종합순위 33위를 기록했다.

혹독한 코스를 견딜 랠리카, 코란도의 완벽한 기본기

2019 다카르 랠리에서 완주에 성공한 쌍용차 코란도

수천km의 길고 험준한 코스를 완주했다는 것은 차량의 뛰어난 주행성능과 내구성,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쌍용차는 소형 SUV부터 대형 SUV까지 SUV 풀 라인업을 구축하고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엔진 기술 제휴 이후 독자 개발한 엔진을 양산하고 있다. 지난 2016년 개발을 시작해 37개월간의 개발 기간 끝에 탄생한 차세대 가솔린 터보 엔진은 배기량은 낮추면서 효율성은 높힌 다운사이징 기술을 접목해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28.6㎏·m의 강력한 출력과 높은 연비를 동시에 달성했다. 

랠리카의 베이스가 되는 코란도의 1.5L 터보 GDI 엔진은 엔진성능, 연료 소비량, 환경규제대응, NVH 등 모든 면에서 향상된 퍼포먼스를 만족시키는 것은 물론, 높은 친환경성을 인정받아 국내 가솔린 SUV 가운데 유일하게 일반 자동차보다 대기오염물질을 적게 배출하는 차량에게 주어지는 '저공해자동차' 3종(기타) 인증을 받았다.

지난 9월 유럽 신차평가 프로그램인 Euro NCAP 에서 성인 및 어린이 탑승자 보호, 보행자 보호, 주행안전보조 시스템까지 총 4개 부문 전 영역에서 5스타 기준을 만족하며 동급 최고 수준의 성능은 물론 안전성까지 우수한 상품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코란도는 첨단 차량제어기술인 딥컨트롤 시스템과 동급 최다 에어백(국내 기준)을 비롯해 다양한 안전사양을 확보함으로써 유럽의 까다로운 안전기준에서도 최고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또한, 코란도는 국내 동급모델 가운데 가장 많은 차체의 74%에 고장력 강판(340Mpa 이상)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중 첨단/초고장력 강판(590Mpa 이상)은 46%에 이른다. 10개 핵심부위에는 1500Mpa급 강성을 갖춘 핫프레스포밍(Hot Press Forming) 공법의 초고장력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쌍용차 SUV들은 뛰어난 주행성능만큼 우수한 안전성도 갖추고 있다. 코란도와 티볼리는 동급 최고 수준의 고장력 강판 비율과 함께 최다 7개의 에어백을 기본 장착해 최고 수준의 탑승자 안전성을 확보했다. G4 렉스턴의 경우 국내 SUV 최초로 9개의 에어백이 장착되어 운전자 뿐만 아니라 동승자의 안전까지 생각했다.

3년 연속 완주와 상위권 진입을 노리는 쌍용차

중동 지역으로 장소를 옮긴 2020 다카르 랠리에 출전하는 코란도 DKR은 내년 1월 5일부터 17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수도 리야드 사이 약 1만2000km에 이르는 12개의 험난한 구간을 질주할 예정이다. 코란도 DKR은 올해 초 출시된 코란도 디자인을 기반으로 개조한 후륜 구동 랠리카로, 출력 450마력, 최고 속도 195km/h의 6.2L V8 가솔린 엔진이 탑재됐다. 

올 4분기부터 코란도의 유럽 현지 판매가 시작된 만큼 한 달 뒤 열리는 2020 다카르 랠리는 쌍용차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코란도라는 모델명을 알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3년 연속 랠리 완주라는 목표도 무난하게 달성할 전망이다. 쌍용차팀은 2018년부터 호흡을 맞추고 있는 오스카 푸에르테스 선수와 공동 파일럿 디에고 발레이오 선수로 구성됐다. 

오스카 푸에르테스는 처음 출전한 2018 다카르 랠리에서 랠리 완주는 물론, 자동차 부문 최고의 루키 2위에 오르며 정상급 레이서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예병태 쌍용차 대표는 “지난 1994년 코란도 훼미리로 다카르 랠리에 첫 출전해 한국 자동차 브랜드 사상 최초 완주 및 종합 8위라는 기록을 세운 적이 있는 만큼 다카르 랠리 도전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라며 “SUV의 명가로서의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기술력 향상 등을 위해 글로벌 무대에서 다양한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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