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하고 만든 기아차 3세대 K5, '쏘나타 보다 10살은 젊은 느낌'

  • 입력 2019.12.13 09:32
  • 수정 2019.12.13 10:38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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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와 동일한 엔진과 플랫폼을 사용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길게는 반년 가까이 뒤늦게 신차를 내놓아야 할 운명에 빠진 기아자동차의 생존 전략은 디자인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가족 중심적인 중형세단 'K5'가 존재했다. 2010년 국내 시장에 첫선을 보인 이후 2015년 2세대를 거쳐 2019년 겨울 3세대 기아차를 대표하는 세단 K5의 신모델이 드디어 우리 앞에 당당히 등장했다.

신차는 앞선 세대가 그러하듯 현대차의 경쟁모델과 차별화된 독창적 디자인 요소가 강조되고 보다 늘어난 신기술의 탑재가 장점으로 부각됐다. 그리고 이번에는 이전과 달리 쏘나타와 다른 주요 소비자층을 선택하며 보다 젊고 역동적인 느낌이 강조됐다. 앞서 출시된 신형 쏘나타가 완숙한 외모와 고급스러움으로 30~40대를 타깃으로 한다면 신형 K5는 20~30대 밀레니얼 세대가 주된 고객이다.

이런 이유로 다양한 스마트기기와 연동된 최첨단 편의사양이 늘어나고 이른바 '꼰대'에겐 하등의 쓸모 없게 느껴질 신기술이 탑재됐다. 여기서 고민은 깊어진다. 해외 '직구'가 일반화되고 SNS와 각종 채널을 통해 다양한 정보력을 바탕으로 소위 '호갱'이 되는 행위를 격멸하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신형 K5의 상품성이 어디까지 만족스러울지 말이다.

지난 12일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워커힐 호텔을 출발해 경기도 파주시 헤이리까지 왕복 163km의 거리를 약 2시간에 걸쳐 신형 K5를 타고 달렸다. 시승코스에는 광장사거리와 강일 IC에 이르는 올림픽대로를 비롯해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자유로 등 고속구간이 대부분을 차지해 신차의 고속 주행성능을 위주로 살펴볼 수 있었다. 시승차는 이날 일제히 출시된 4종의 K5 라인업 중 1.6 가솔린 터보 모델로 10.25인치 UVO 내비게이션과 크렐 오디오 시스템, 235/45R 18인치 피렐리 타이어 등 다양한 선택사양이 적용된 최상위 트림이다.

먼저 신형 K5의 차체 크기는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4905mm, 1860mm, 1445mm에 휠베이스 2850mm로 패스트백 스타일로 변한 외모로 인해 이전 세대와 비교해 전장과 휠베이스가 각각 50mm, 45mm 증대되고 전고는 20mm가 낮아졌다. 또 앞서 출시된 신형 쏘나타와 비교해도 전장과 휠베이스는 각각 5mm, 10mm 길어 날렵한 실루엣을 연출한다.

신차의 외관 디자인은 전면에서 과거 '타이거 노즈' 라디에이터 그릴은 헤드램프와 경계가 무너지고 기존보다 가로폭이 확대되며 더욱 당당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또 안쪽 그릴 패턴은 촘촘한 그물 무늬 패턴이 자리해 디자인 완성도를 높였다. 신형 K5의 아이콘 역할을 담당하는 헤드램프는 주간주행등을 심장박동을 연상시키는 그래픽으로 연출하며 생동감 또한 전달한다.

측면은 동급 최대 수준의 휠베이스와 낮아진 전고로 보다 다이내믹한 스포츠 세단의 모습을 연출했다. 또 짧아진 트렁크 라인과 긴 후드라인은 차량의 스포티함을 강조한다. 이 밖에도 측면 캐릭터 라인, 살짝 곡선을 넣은 휀더의 라인 등 디테일 부분에서도 만족스럽다.

신형 K5의 후면부는 전면부와 일맥상통하는 느낌으로 테일램프의 경우 심장박동 형상의 전면부 주간주행등과 연계한 그래픽을 적용해 차량에 활력을 부여한다. 또한 트렁크 리드는 블랙 투톤 처리로 과감하게 축소되고 측면 유리 크롬 몰딩은 트렁크 리드 투톤의 경계로 이어져 넓은 트렁크를 가진 세단의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리어 범퍼는 짜임새 있는 구성과 스포티한 듀얼 머플러 형태의 크롬 가니쉬로 존재감과 역동성을 강화했다.

신차의 실내는 테마형 12.3인치 대화면 클러스터와 10.25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공기 흐름을 형상화한 물결무늬 패턴의 에어벤트, D컷 스티어링 휠 등 동급 경쟁모델 중에서도 부족함 없는 사양으로 꾸며졌다. 특히 이전에 비해 플라스틱 소재를 대폭 줄이고 가죽과 원목 느낌 소재가 곳곳에 배치되어 만족감을 더한다. 이 밖에도 새롭게 전자식 변속 다이얼이 탑재되어 편의성은 향상되었으며 스마트, 에코, 컴포트, 스포츠, 커스텀 등 5가지 주행 모드 선택 버튼 또한 마련되고 각각의 모드에 따른 앰비언트 라이트 또한 구성되어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

스마트스트림 G1.6 T-GDi 엔진이 적용된 신형 K5 1.6 가솔린 터보 모델의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27.0kg.m으로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17인치 타이어 기준 13.8km/ℓ의 복합연비를 발휘한다. 18인치 타이어가 장착된 시승차의 경우는 13.6km/ℓ의 복합연비로 등록되고 이날의 최종 시승을 마감 후 계기판 연비 또한 14.0km/ℓ를 보여 비교적 준수한 수준을 보였다.

고속주행에서 신형 K5 1.6 가솔린 터보 모델의 주행 성능은 전반적으로 만족스럽다. 무엇보다 실내 정숙성이 우수하고 가속페달의 반응 또한 매우 즉각적이다. R-MDPS의 적용으로 핸들링 성능 또한 무게감을 더하면서도 예리하게 차체를 이끈다. 고속도로에 올라 차간 거리를 두고 가속페달을 바닥까지 밟으면 엔진회전계가 치솟으며 속도계 바늘이 오른쪽 바닥으로 치닫는다. 고속주행 중 빠르게 차선을 변경해도 안정적인 자세는 여전히 유지된다. 다만 엔진음은 경쾌함 보다 인위적인 느낌이 강하고 가속과 브레이크 페달 사이의 간격이 이질감을 전달한다. 또 각 주행모드에 따른 변별력 또한 크게 전달되지 않는 아쉬움 또한 느껴진다.

이 밖에 신형 K5에는 음성 인식 차량 제어, 공기 청정 시스템(미세먼지 센서 포함), 하차 후 최종 목적지 안내, 신규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 위치 공유, 카투홈(Car to Home), 무선 업데이트 등 국산차 최고 수준의 첨단 기술이 탑재됐다. 여기에 기아 디지털 키, 주행영상기록장치(빌트인 캠), 개인화 프로필,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등 앞서 출시된 신형 쏘나타의 첨단 편의 사양 또한 빼놓지 않았다.

신형 K5 1.6 가솔린 터보의 가격은 트렌디 2430만원, 프레스티지 2709만원, 노블레스 2901만원, 시그니처 3141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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