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인니 공장' 아세안 시장 장악한 일본 허물 교두보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19.12.08 08:33
  • 수정 2019.12.08 08:36
  • 기자명 김필수 대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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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인도네시아에 연산 25만대 규모의 공장을 했다. 동남아시아 최초의 공장으로 인도네시아의 급증하는 신차 시장과 6억 아세안 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점 의미가 있다 할 수 있다. 포화 상태의 중국과 미국, 유럽 이외의 신흥 시장 개척이 절실한 가운데 현대차가 아세안 시장에 주력하기 시작했다는 것 역시 의미가 크다. 

신흥 경제국 인도나 남미의 시장도 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경제 침체 등으로 점유율 상승에 속도가 붙지 않고 있고 아프리카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인도네시아 공장은 급성장하고 있는 동남아 10개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거점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아세안 국가 중에서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는 신차 시장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올해 신차 규모가 12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글로벌 제조사가 눈독을 들이고 있다. 수년 전부터 시장조사를 겸한 공장 설립 준비를 하고 있던 현대차가 인도네시아 정부와 조율을 끝내고 공장 설립 계약을 본격화한 것은 따라서 큰 의미가 있다.

그러나 아세안 시장에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공을 들여온 강력한 경쟁 상대 일본이 있다. 인도네시아 역시 일본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이 97%에 이를 정도다. 품질과 가성비로 시장을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다. 현대차는 약 7~8년 전 진출했어야 그나마 승산이 있었다고 본다.

현대차 상용 트럭의 코린도 그룹과의 문제로 진출 기회를 놓친 기억도 남아 있다. 인도네시아 현지 공장 설립을 계기로 동남아의 다른 국가 진출 기회를 가진 것은 그래서 늦었지만 매우 다행으로 판단된다. 현대차가 과거 다른 시장에서 보여준 것처럼 일본 차를 상대로 선전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몇 가지 성공의 조건이 있다. 

가장 먼저 인도네시아 정부와의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일본 차에 매우 유리한 하이브리드카 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현대차가 상대적으로 앞서 있는 전기차보다 지원이나 혜택의 폭이 크다. 가격 차이가 큰 차종 간 간격을 좁히기 위해서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끌어내는 수완이 필요하다.

현대차도 전기차에 승부를 걸고 있다. 따라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하이브리드카 이상의 지원 정책이 절실한 만큼 인도네시아 정부와의 확실한 협상을 추진해야 한다. 인도네시아는 물론 아세안 시장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현지에 맞는 차종 생산에 주력할 필요도 있다.

인도네시아 시장은 전체 수요의 약 70% 이상을  SUV와 RV가 차지한다. 대가족이 많고 도로 포장률이 낮은 데다 홍수 등 비 피해가 많은 지역의 특성 때문이다. 현대차 스타렉스, 기아차 카니발 등이 현재로서는 현지 시장을 공략하기에 최선의 모델이 아닐까 싶다.

현지 기업과의 협력과 연계 역시 중요하다. 인도네시아 정부의 지원이 있다고 해도 수십 년 이상 독과점한 일본과의 간격을 좁히고  시장 점유율을 올리기 위해서는 현지 그룹과의 연계가 중요하다. 서먹한 코린도와의 관계도 다시 설정하고 손을 잡아야 한다. 

일본 브랜드의 강력한 견제가 있겠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가 처음 경험하는 일은 아니다. 철저한 시장 분석과 먼저 진출한 기업과의 협업,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점유율을 높여 나가면서 단기간 성과에 급급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성장할 무궁무진한 동남아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높일 수 있다. 첫 단추를 제대로 끼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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