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기차 시장 재편, 국산차는 대중차와 고성능 사이 '샌드위치'

  • 입력 2019.12.01 09:44
  • 수정 2019.12.01 09:53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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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전기차를 포함해 모터의 힘으로 구동되는 플러그인 자동차의 세계 최대 수요처는 중국이다. 상반기 기준 전 세계 수요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증가한 113만여대. 자동차 전문 기관들은 올해 플러그인 수요를 최대 230만대로 바라보고 있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인 100만대 이상이 중국에서 소비될 전망이다.

중국 다음으로 큰 시장이 유럽이다. 올해 예상되는 수요는 50만대 이상이다. 중국과 격차가 크지만 로컬 생산 모델에 자동차로 보기 힘든 것들까지 모두 포함된 것이어서 사실상 플러그인 자동차의 최대 격전지는 유럽으로 여기고 있다. 상반기 기준, 유럽 플러그인 자동차 수요는 미국의 배가량 된다.

최근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판매된 유럽 플러그인 자동차의 통계가 나오면서 시장 판세에 주목할만한 변화가 읽히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폭풍 성장을 주도한 테슬라 모델3가 잠시 주춤한 사이 대중 브랜드가 부각되기 시작했고 벤츠와 아우디, BMW, 볼보 등 프리미엄 브랜드의 고성능 모델이 속속 가세하면서 국산차가 그 틈바구니에 낀 형국이 됐다. 

10월 유럽 플러그인 자동차 판매 통계를 보면 돌풍을 일으켰던 테슬라 모델3가 신규 투입된 르노 조에(ZOE. 사진), 닛산 리프(Leaf), 폭스바겐 e-골프(e-GOLF) 등 대중 모델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테슬라 모델3는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의 누적 판매량에서 6만5682대로 여전히 경쟁모델을 압도한다.

그러나 하반기, 특히 10월 통계에서 테슬라 모델3는 7위권으로 밀려났다. 르노 조에가 3440대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닛산 리프(3028대), 폭스바겐 e-골프(2908대)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테슬라 모델3는 BMW i3(2679대), 미쓰비시 아웃랜더 PHEV(2574대), 메르세데스 벤츠 E300e(2193대)에도 밀려나 있다.

현지에서는 선주문 물량이 소진되기 시작한 테슬라 모델3의 판매 수치가 앞으로 내림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경쟁차들은 각각의 이유로 판매가 늘고 있다. 르노 조에는 부분변경 모델의 공급 차질에도 판매가 늘며 베스트셀링카의 자리에 올랐고 대용량 배터리(62kWh) 탑재로 주행거리를 늘린 닛산 리프도 가격 상승에 따른 판매 부진에도 2위 자리를 지켰다.

가장 주목되는 모델은 폭스바겐 e-골프다. 폭스바겐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주요 모델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판매가 늘었다. 반면, 유럽 전기차 시장의 확장에도 불구하고 국산차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 코나 EV의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의 누적 판매 대수는 1만8646대, 기아차 니로 PHEV는 1만1019대, 니로 EV는 8859대,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7946대로 대부분 하위권으로 처져 있다.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가 않다. 대중성이 큰 세그먼트에서는 르노 조에와 닛산 리프 여기에 폭스바겐 e-골프의 가세로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볼로 XC60 PHEV, 폭스바겐 파사트 GTE, BMW 530e, 아우디 e-트론 등 프리미엄 브랜드의 플러그인 버전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틈새 공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프리미엄급 성능과 품질을 확보한 신규 모델의 투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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