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도, 그 많던 연비왕 선발대회는 다 어디로 갔을까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19.11.17 06:40
  • 수정 2019.11.17 06:47
  • 기자명 김필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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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드라이브는 친환경 경제운전을 뜻한다. 자동차 운전을 효율적으로 여유 있게 하면서 에너지를 절약하고 이산화탄소와 같은 유해 배출가스를 줄이고 한 템포 느린 운전으로 교통사고까지 줄이는 1석 3조의 효과를 가진 최고의 운전을 말한다. 2003년 영국에서 시작한 에코 드라이브는 전 세계적으로 퍼지면서 2008년 국내에 도입돼 상당한 관심을 끌었다. 

에코 드라이브는 어려운 운전이 아니라 급하고 거친 운전을 피하고 기본적인 상식의 차량관리, 운전방법을 통해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다. 트렁크 비우기, 공회전 시간 줄이기, 3급(급출발, 급가속, 급제동) 운전 피하기, 정기적인 정비와 초행길을 위한 정보 운전 등이 에코 드라이브의 기본 실천 사항이다. 연료차단 기능인 퓨얼 컷 등도 에코 드라이브의 주요한 방법이다.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약 97%를 수입하면서도 1인당 소비증가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에코 드라이브 운동은 운전자가 꼭 실천해야 하는 것으로 한 때 여겨져왔다. 무엇보다 OECD 국가 평균의 3배에 이르는 교통사고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환경부와 국토교통부의 에코 드라이브 주도권 싸움까지 벌어졌다. 당시 정부 부처 및 관련 업계의 연비왕 선발대회가 등장했고 방송 매체까지 홍보에 열을 올리면서 일반인의 관심이 최고조에 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에코 드라이브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사라졌다.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잠잠하다. 정부나 지자체의 관심도 사라졌고 방송 매체에서 언급되는 일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 많던 연비왕 대회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정부는 최근 에너지 효율화 및 미세먼지 대책 등을 고민하고 있다.

최근에도 차기 에너지 효율화 전략 등을 발표하면서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에코 드라이브 운동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개인은 물론 버스, 트럭 등 운송회사의 경우도 그렇고 에코 드라이브가 에너지 절약, 교통안전, 환경 등 우리가 생각한 이상의 여러 분야에 효과가 크다는 것은 이미 입증된 것이다. 베테랑 운전자도 에코 드라이브를 배우거나 실천하기 전, 후 에너지 사용량에 차이가 크다.

적게는 10~20%, 많게는 40~50% 까지 연비가 향상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자원빈국, 심각한 환경 문제, 높은 교통사고 발생률과 사망률 등으로 봤을 때 다른  어느 국가보다 우리나라에 반드시 필요한 운동이 에코 드라이브다. 에코 드라이브 교육센터를 상시 운행하고 회사 등 단체 교육을 받을 경우 세제 혜택을 주고 에너지 쿠폰 등 다양한 혜택을 주는 등의 중장기적인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에코 드라이브를 범국가적으로 운영하고 이를 위한 조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에너지 효율화에 있어서, 민관이 따로 노는 무관심한 정책이 아닌 국민 개개인이 참여하는 조직적인 에너지 절감 운동으로 효과를 높일 수 있어야 한다. 에코 드라이브 운동이 본격화된 2008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는 대회도 있기는 하다. 이런 행사에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신차만 판매에만 집중하는 자동차 업체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한 때 정부, 민간, 미디어 등이 경쟁적으로 벌였던 연비왕 선발대회와 같은 에코 드라이브 운동이 급격하게 사라진 것이 냄비 근성 때문은 아니었는지도 반성해 볼 일이다. 우리의 현실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점에서 지속가능한 사례로 완벽하게 이어져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올해로 12번째 열린 연비왕 대회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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