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주고 산 슈퍼카 5년 후 6000만 원, 가장 빠르게 헐값 되는 모델 순위

  • 입력 2019.11.05 09:56
  • 수정 2021.11.08 11:30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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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이런 자료가 나왔으면 좋겠다. 지금 시세 말고 일정한 기간이 지난 후의 잔존 가치, 새 차 가격을 기준으로 한 감가상각 비율 같은 것을 따져 보는 수치로 매긴 순위 말이다. 미국 유명 자동차 시장 분석 업체인 아이씨카(iSeeCars)가 최근 770만대나 되는 중고차 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차의 5년 후 잔존가치를 분석해 발표했다. 이 순위를 살펴보면 의외의 결과에 놀라게 된다.

내구성 좋기로 소문난 럭셔리카 또는 억대 스포츠카 잔존 가치가 형편없거나 혹은 그렇지 않은 모델이 꽤 높은 순위에 이름을 올린 경우가 즐비하다. 이번 조사 결과도 다르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는 내구성이 좋지 않기로 유명한 지프 랭글러 언리미티드(Wrangler Unlimited) 잔존가치가 전 차종을 망라한 1위에 올랐다. 

감가상각률이 낮은 순위(새 차 구매 후 5년 후 기준)

지프 랭글러 언리미티드의 5년 후 감가상각률은 30.0%에 불과했다. 우리나라 중고차 시세와 차이가 있지만 국내 가격을 기준으로 4640만 원을 주고 새 차를 구매했다고 가정했을 때 5년 후 중고차로 되팔면 못해도 3000만 원 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더 놀라운 것은 지프 랭글러(31.5%) 기본형이 토요타 타코마(32.0%)와 툰드라(35.9%), 4-러너(36.5%)를 모두 제치고 2위를 차지한 사실이다. 조사 대상 모델의 5년 후 평균 감가상각률은 49.6%에 달했다. 국내 업체들이 파격 조건으로 내 거는 중고차 가격 보상 프로그램에서 보통 1년 후 신차 가격 75%, 3년 후 55%가량을 보장하는 것과 비교하면 놀랍기만 하다.

반면 잔존가치가 무섭게 떨어지는 모델도 있다. 이 순위에서는 마세라티 콰트로 포르테가 감가상각률 72.2%로 1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기준 1억 9440만 원에 콰트로 포르테 S Q4을 구매했다고 가정하면 5년 후 6000만 원을 받기도 힘들다는 얘기다. 최악의 잔존가치 순위에는 더 놀라운 모델이 등장한다.

BMW 플래그십 세단 7시리즈는 무려 71.3%의 감가상각률로 2위에 올랐다. 2억이 넘는 7시리즈 가치가 5년 후 6000만 원으로 급락한다는 것이다. 감가상각률이 높은 상위 10위권에 닛산 리프(71.0%), BMW i3(70.9%), 포드 퓨전 에너지(69.1%, PHEV), 쉐보레 볼트(68.1%) 등 전기차가 대거 포함됐다는 사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감가상각률이 높은 순위(새 차 구매 후 5년 후 기준)

그러나 전기차의 성능이나 내구성이 최근 비약적으로 향상된 만큼 5년 전 구매한 모델과 현재 모델의 가치가 다르다는 점은 참고할 필요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한 SUV 차종의 평균 감가상각률이 꽤 높다는 것도 의외의 결과다. SUV 차종은 5년 후 평균 감가상각률이 51.6%로 전체 차종 49.6%, 픽업트럭(46.5%), 스포츠카(48.0%)보다 높았다. 하이브리드카 역시 56.7%로 나타나 전동화 모델 잔존가치가 아직은 내연기관차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

이 밖에도 스포츠카 가운데 잔존가치가 가장 높은 모델은 포르쉐 911(감가상각률 37.2%)이 차지했다. 911의 감가상각률은 전체 모델 최하위를 차지한 마세라티 콰트로 포르테(72.2%)보다 두 배가량 낮은 수치다. 하이브리드카는 토요타 프리우스 C(49.7%/평균 56.7%), 전기차는 테슬라 모델 S(61.5%/평균 67.1%)의 잔존 가치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의 중고차 가치를 지닌 브랜드는 토요타(42.3%), 최악은 역시 마세라티(66.4%)로 나타났다. 브랜드 평균 감가상각률은 49.6%, 이번 순위에 우리나라 브랜드나 국산 차는 단 한 곳, 하나도 언급되지 않았다. 보통이라는 얘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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