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차 불매 장기화, 현금 고갈에 연식 넘기는 재고 이중고

  • 입력 2019.11.04 15:39
  • 수정 2019.11.04 15:43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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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 수출 규제로 시작된 일본산 제품 불매 운동이 5개월 가량 이어지면서 일본 자동차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판매 감소로 쌓여있는 재고가 올해를 넘기면 연식이 변경돼 제값을 받지 못하는데다 이에 따른 수익 악화로 현금 흐름이 악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토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브랜드는 하반기 판매 목표에 맞춰 확보해 놓은 대부분의 물량이 올해를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업체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본사 조건에 딜러가 추가 할인을 해도 구매 문의가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정확한 재고의 규모를 말할 수는 없지만 하반기 목표로 잡았거나 확보한 물량의 10% 정도 밖에 소진을 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지난 7월부터 본격 시작된 불매 운동으로 일본 브랜드의 자동차 판매는 올해 9월까지의 누적 기준 지난해 대비 6.1% 감소했다. 불매 운동이 시작된 7월 이후 지속해서 판매가 줄기 시작해 9월의 경우에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60% 가까이 판매가 줄었다. 이로 인해 일본 브랜드의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상반기 21.5%에서 9월 17.2%로 추락했다.

브랜드 별로는 토요타가 62%, 혼다와 닛산은 각각 82%, 87%가 빠졌다. 가장 심각한 곳은 닛산이다. 상반기 1967대로 월 평균 300대 이상을 팔았던 닛산은 9월 인피니티보다 적은 46대에 그쳤다. 일본 업체는 이런 상황에서도 겉으로 드러내놓고 할인 등 프로모션 홍보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데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일본 브랜드의 11월 조건은 연말까지 이어지며 파격적이다. 토요타는 모델에 따라 장기 무이자 상품에 할부금을 많게는 5회까지 지원하고 있다. 일부 모델은 현금 구매시 주유지원을 명목으로 400만원까지 제공한다. 혼다는 오는 연말까지 구매할 경우 10년 20만km 엔진 오일과 오일 필터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판매 급락세가 가장 심한 닛산은 주력 모델인 엑스트레일의 가격을 최근 최대 1000만원 할인해 주고 있다. 일본 브랜드의 고심 거리는 연식을 넘기는 재고에 더해 얄팍해지고 있는 현금이다. 한 관계자는 “파이낸셜 등 자체 할부 금융사의 회전을 고민해야 할 정도로 현금이 말라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본 업체들은 현금 구매에 대한 혜택을 크게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분위기가 호전된다고 해도 단기간에 지금까지의 부진을 털어내기는 상황이 매우 심각한 상태"라며 "일부 브랜드는 이미 심각한 단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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