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QM6 "가솔린ㆍ디젤ㆍLPG" 블라인드 시승 변별력

  • 입력 2019.10.31 09:27
  • 수정 2019.10.31 09:38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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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의 큰 판이었던 중형 SUV 시장의 위세가 올해 한풀 꺾인 모습이다. 현대차 싼타페와 기아차 쏘렌토, 쌍용차 렉스턴과 쉐보레 이쿼녹스, 로노삼성 QM6 등 비슷한 차급의 올해 10월까지 누적 판매는 14만 3506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 16만 5413대와 비교해 13%나 판매가 줄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판매를 시작한 쉐보레 이쿼녹스를 제외하면 볼륨이 큰 현대차 싼타페와 기아차가 각각 17.1%, 26.7%로 큰 폭 감소한 것이 주된 원인이다. 쌍용차 렉스턴의 판매도 27.7%나 줄었다. 판매가 증가한 모델은 르노삼성차 QM6가 유일했다.

10월 현재 QM6의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2만 976대보다 무려 41.4% 증가한 2만 9662대를 기록했다. 르노삼성차의 모든 라인업 중에서도 트위지를 빼면 사실상 유일하게 판매가 늘었고 비중도 가장 높다. QM6의 판매가 급증한 이유는 가솔린의 인기가 여전하고 발 빠르게 대응한 LPG 모델이 시장에 먹혔기 때문이다.

최근 추가된 다운사이징 1.7 dCi(2WD)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QM6 전체 판매에서 LPG가 차지하는 비중이 64%에 달하고 있으며 1.7 dCi의 가세로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8일, QM6의 모든 파워 트레인을 한 자리에서 경험해 볼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파워 트레인을 확인하지 않는 '블라인드' 방식으로 QM6의 가솔린, LPG 그리고 1.7 dCi를 시승했다. 각각의 성격이 다른 만큼 엔진의 회전 질감, 정숙성, 핸들링 등의 차이가 없을 수는 없다. 그러나 가장 먼저 운전대를 잡은 QM6 LPe는 시승 중간에 멈춰 파워 트레인을 확인해야 했다.

길게 이어지는 가속력, 구분이 쉽지 않은 QM6 LPe

가속 페달을 빠르고 깊게 압박하자 제법 울림이 있는 엔진 사운드가 뿜어져 나온다. 튕겨 나가듯 속도가 상승하기 시작한다. 궁금했다. 가솔린 아니면 LPG, 그런데 운전만으로는 구분이 쉽지 않았다. 차를 세우고 확인했다. 2.0 LPe, 도넛 탱크가 탑재된 LPG 모델이었다.

제원을 살펴보면 주행만으로는 차이를 느끼기가 쉽지 않다. QM6 2.0 LPe의 최고출력은 140ps(6000rpm), 최대토크는 19.7kg.m(3700rpm)이다. QM6 가솔린 2.0 GDe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제원의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주행 질감은 가솔린 엔진의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과감하게 가속페달을 밟아도 잘 반응해 준다. 핸들링, 제동, 사양의 구성은 같기 때문에 일상적인 주행에서 차이를 느끼기가 쉽지 않았다. 다만, 초기 발진에서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미세하지만 텀이 생기고 엔진 회전수가 4000rpm 인근에 도달한 이후부터 박진감이 살아났다.

겨울철 시동 지연이나 불량 문제도 해소됐다는 것이 르노삼성차의 성명이다. QM6 LPe에 탑재된 3세대 LPLi 엔진은 액체 상태의 LPG를 각 기통에 분사하는 방식이다. 앞서 같은 LPLi 엔진이 탑재된 SM6 LPe로는 가득 충전 후 500km 남짓한 거리를 달리고도 연료가 남았다. QM6(복합연비 8.9km/ℓ)도 서울에서 부산까지 달릴 수 있다.

디젤 중형 SUV 연비의 지존이 된 QM6 1.7 dCi

QM6에 새롭게 추가된 1.7 dCi(2WD)는 배기량을 낮추면서도 최고출력(1500ps/3750rpm)과 최대토크(34.6kg.m/1750~2750rpm)의 수치를 비슷한 배기량의 경쟁차보다 높게 잡아놨다. 출력과 토크의 정점이 낮은 엔진 회전수에서 발휘되는 만큼, 가속 질감은 매끄럽고 탄력도 좋다.

마찬가지로 파워 트레인을 확인하지 않고 운전을 시작했지만 엔진의 종류는 쉽게 파악이 됐다. 이전에 경험한 2.0 dCi와 비교해 묵직함이 떨어졌고 디젤 엔진 특유의 깊은 맛도 상대적으로 덜했다. 그러나 상위 배기량과 비교했을 때의 차이일 뿐이다. 같은 배기량의 1.7ℓ 다운사이징 엔진으로 놓고 보면 무난한 수준에서 자기 성능을 보여준다.

그보다는 연비가 인상적이다. 17인치 타이어를 기준으로 복합 연비가 14.4km/ℓ나 된다. 경쟁모델인 싼타페와 쏘렌토보다 높은 수치다. 이번 시승에서 20km/ℓ대를 기록한 운전자도 있었다고 한다. 조용한 것도 인상적이다. 옆자리에 동승했을 때, 직접 운전을 했을 때 모두 만족스러운 정숙성과 승차감을 보여줬다.

르노삼성차는 신규 모델 1.7 dCi를 추가하면서 디젤 라인업을 재정비했다. 1.7 dCi는 2WD 전용으로 그리고 4WD는 2.0 dCi에서만 선택이 가능하다. 이 밖에도 차음재를 보강하고 재질을 개선해 이전보다 정숙성을 높였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긴급제동시스템(AEBS)과 같은 첨단 안전사양을 추가했다. 1.7 dCi의 배출가스 저감 장치는 요소수를 사용하는 SCR 방식이다.

가솔린 SUV를 평정한 QM6 GDe, 더 조용해졌다

'SUV=디젤' 공식을 깨버린 QM6 GDe는 이전보다 더 조용해졌다. 마지막 시승 차여서 뻔히 알고 출발은 했지만 운전의 느낌이 이전과 달랐다.  속도를 빠르게 올리고 낮춰도, 정지한 상태에서 공회전해도, 자유로를 힘껏 달리는데도 놀랍도록 조용했다.

르노삼성차는 센터 플로어의 언더커버를 보강하고 전고를 10mm 낮춰 에어로 다이나믹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하부 쪽 느낌이 이전과 전혀 달랐던 이유다. 미세한 차이지만 이런 개선을 통해 연비도 향상이 됐다. QM6 GDe(2WD)의 복합연비는 기존 11.7km/ℓ에서 12.0km/ℓ로 높아져 준중형 SUV까지 망라한 1위, 쉐보레 트랙스의 11.8km/ℓ 최고 기록을 깼다.

가솔린 SUV와 어울리지 않는 연비의 충족감과 세단과 다르지 않은 정숙성으로 QM6 GDe는 지난 2017년 출시 이후 국내 중형 가솔린 SUV 시장 판매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 3년간 팔린 국내 중형 가솔린 SUV 전체 판매량의 60% 이상이 QM6 GDe다.

아쉬운 것은 뛰어난 연비, 정숙성과 다르게 가속 성능을 포함한 주행 전반의 느낌이 명쾌하지 않다는 점이다. 고속에 다다르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고 반응, 응답성과 같은 순발력은 경쟁 차를 압도하지 못했다. 스티어링 휠, 댐핑 스트로크를 약간은 무겁고 짧게 조여주면 좋겠다. 운전하는 재미가 연비나 정숙성 이상으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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