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의 첫 순수전기차가 아쉬운 이유' EQC 400 4메틱

  • 입력 2019.10.31 08:30
  • 수정 2019.11.06 14:01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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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메르세데스-벤츠의 첫 순수전기차 'EQC'가 지난 22일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됐다. 앞서 해외 모터쇼 현장에서 실내외를 살펴볼 수 있었지만 국내에서 다시 만난 EQC는 감회가 새롭고 남다르게 느껴진다. 전기차를 포함한 전동화 제품과 기술 브랜드인 'EQ' 최초의 순수전기차, 벤츠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상징적으로 구현한 모델이 국내 시장에 첫발을 내딛었다는 사실은 친환경차 시장에 대한 긍정적 전망으로 비쳐지기 때문이다. 다만 EQC 단일 차량에 대한 평가는 앞서 출시된 경쟁차종에 비해 변별력을 찾기 어렵고 일부 항목에선 오히려 부족한 부분을 갖추고 있어 아쉽다.

지난 29일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에 위치한 'EQ 퓨처' 전시관을 출발해 경기도 포천시에 위치한 포천힐스 컨트리클럽까지 약 60km의 거리를 EQC 400 4메틱에 올라 상품성을 평가해 볼 수 있었다. 먼저 벤츠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LC'를 기반으로 제작된 해당 모델은 차체 크기가 이와 유사하며 전반적인 실루엣이 상당 부분은 닮았다. EQC의 차체는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4770mm, 1890mm, 1620mm에 휠베이스 2875mm로 GLC와 비교해 휠베이스는 동일하고 전장은 100mm 길며, 전폭과 전고는 각각 10mm, 20mm 작고 낮다.

비슷한 몸집에 유사한 실루엣을 가졌으니 전기차라고 일반 내연기관과 차별화된, 이를 테면 완전 새로운 디자인이나 도로에서 시선을 강탈하는 아우라를 기대했던 소비자라면 실망이 크겠다. 참고로 벤츠 EQC의 경쟁상대는 테슬라 모델 X, 재규어 I-페이스, 내년경 국내 출시가 예상되는 아우디 E-트론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과 비교하면 벤츠의 첫 단추는 조금 보수적으로 여겨진다.  

여하튼 EQC의 외관 디자인은 GLC의 망상을 떨쳐버리려 전후면부에서 각별한 신경을 쓴 모습이다. 전면부는 대형 블랙 패널이 헤드램프와 그릴을 감싸고 헤드램프 안쪽으로는 하이글로시 블랙 컬러의 적용으로 특별함을 더했다. 또 푸른빛의 스트라이프, 블루 컬러가 적용된 멀티빔 레터링 등의 조합을 통해 미래지형적 이미지 또한 빼놓지 않았다.

후면부는 스포티한 형상의 리어 스포일러를 장착해 공기역학성능을 높이고 좌우측 테일램프를 연결한 역시 가로 패턴의 스트라이프를 통해 디자인적 통일성을 완성했다. 또 범퍼와 뒷문의 경계도 이질감 없이 매끄럽게 이어진 디자인 또한 특징. 여기에 범파 하단부는 마치 머플러를 연상시키는 크롬을 더하며 내연기관차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내려놓지 못한 모습이다.

다소 평범한 외관 디자인에 비해 실내는 그래도 벤츠 특유의 고급스러움과 최근 선보인 신제품군에서 찾을 수 있는 다양한 첨단 요소들이 적극 반영됐다. 실내 소재는 크롬과 하이글로시가 곳곳에 배치되어 화려함을 더하고 디지털 계기판과 하나로 연결된 대시보드 상단 대형 디스플레이는 벤츠의 최신 'MBUX' 멀티미디어 시스템이 기본 적용되며 다양한 기능을 전달한다. 특히 로즈 골드 컬러가 적용된 평면형 송풍구는 EQC만의 특별함을 전달하는 요소다.

EQC의 파워트레인은 80kWh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되어 완전충전시 최대 309km로 국내 인증을 통과했다. 당초 유럽시장에서 NEDC 기준 약 450km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여 아쉽다. 더욱이 테슬라 모델 X가 100kWh 배터리로 최대 438km를 달리고 재규어 I-페이스는 90kWh 배터리로 333km의 주행가능거리를 기록했으니 경쟁차종에 비해 단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임에는 분명하다.

여하튼 벤츠 EQC는 7.4kW 용량의 온보드 차저가 탑재돼 가정과 공공 충전소에서 완속 충전이 가능하며, 급속충전의 경우 최대 110kW의 출력으로 약 40분 이내에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또한 벤츠 전용 월박스를 이용하면 가정용 220볼트 소켓보다 약 3배 빠른 속도로 충전된다.

앞뒤 2개의 차축에 각각 탑재된 전기모터는 앞쪽의 경우 저부하와 중간 부하 범위에서 최상의 효율을 낼 수 있도록 설계되고 뒤차축의 전기모터는 역동성을 담당한다. 2개의 모터는 최고 출력 408마력, 최대 토크 78.0kg.m를 발휘하며, 정지상태에서 100km까지 5.1초의 순발력을 자랑한다. 공차 중량이 2040kg임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다.

이 밖에 벤츠 EQC는 운전자가 스스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4단계의 에너지 회생 모드와 각기 다른 주행 특성을 느낄 수 있는 4가지의 주행 모드를 지원한다. 에너지 회생은 운전대 뒤에 위치한 패들을 이용해 손쉽게 조절할 수 있으며 D+, D, D-, D- -까지 4단계로 표시된다. D는 기본값으로 설정돼 가장 마일드한 회생 제동을, D+는 회생 제동이 꺼진 상태, D- -는 가장 강력한 회생 제동으로 가속페달만을 이용한 원페달 주행이 가능하다.

또 주행 모드는 센터콘솔의 버튼을 이용해 조작 가능하고 안락한 주행을 돕는 컴포트, 높은 효율과 낮은 배터리 소모에 중점을 둔 에코, 최상의 반응성에 중점을 둔 스포츠, 개별 설정 주행을 지원하는 인디비쥬얼로 구성된다. 각각의 모드에 따라 계기판 디자인 또한 연동되어 컬러 등 일부 정보가 변경된다.

무엇보다 실제 도로에서 경쟁모델 대비 벤츠 EQC의 가장 큰 장점은 N.V.H. 성능을 꼽을 수 있겠다. 저속과 중속은 물론 고속영역에서도 실내로 유입되는 풍절음이나 도로에서 올라오는 소음을 거의 느낄 수 없어 속도에 대한 체감이 쉽지 않다. 특히 내연기관과 달리 엔진과 배기음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전기차 모델인 만큼 실내 정숙성은 최근 경험한 차량 중 최고다. 여기에 중고속 영역을 달리던 중 가속페달을 조금만 더 밟으면 시트에 몸을 처박으며 가공할 파워 또한 발휘한다. 다만 비교적 높은 차체로 인해 커브길에서 SUV 특유의 롤링은 조금씩 느껴지며 고속 주행의 안정성과는 비교되는 모습이다.

이 밖에 EQC에는 벤츠의 가장 진보된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의 도입으로 반자율주행에 가까운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경험할 수 있다. 도로 주행 시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고 자동 속도 조절 및 제동과 출발까지 지원할 뿐 아니라 좌우측 차선 중앙을 정확히 유지하며 편안한 주행이 가능하다.

또 개선된 교차로 기능이 적용된 액티브 브레이크 어시스트를 통해 운전자가 코너 진입을 위해 감속 및 방향지시등을 작동시킨 상황에서 반대 차선에서 다가오는 차량과 충돌을 감지할 경우 시각적, 청각적 경고 및 반자율제동을 지원한다. 해당 기능은 차량과 사람뿐만 아니라 전방에 달리고 있는 자전거 및 교차하는 자전거까지 인식해 기능을 활성화시킨다. 메르세데스-벤츠 EQC 400 4메틱의 국내 판매 가격은 1억5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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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전기차 #EQ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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