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토요타 치고 받고, 수소車 선점 피 말리는 경쟁

  • 입력 2019.10.25 15:17
  • 수정 2019.10.26 08:34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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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가 2019 도쿄 모터쇼에서 2세대 미라이(MIRAI. 사진 위) 콘셉트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토요타는 2020 도쿄올림픽에 수소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를 대거 투입해 미래 자동차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이며 미라이는 그 중심에 있는 모델이다.

미라이는 2014년 출시된 토요타 브랜드의 첫 수소 전기차로 지금까지 전 세계 시장에 약 1만 대가 공급됐다. 현대차는 미라이보다 1년 먼저 세계 최초의 양산 전기차 투싼 FCEV를 출시했지만 판매 대수는 앞서지 못했다. 현대차가 지난해 3월 넥쏘를 추가하고 정부가 수소 충전소 확충과 같은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안방 판매는 늘었지만 글로벌 시장 성적도 좋지 않았다.

상반기 상황은 달라졌다. 넥쏘의 글로벌 시장 판매가 급증하면서 상황이 역전된 것. 지난해 949대로 미라이 2449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던 넥쏘는 상반기 1948대를 기록하며 미라이의 1549대를 앞서기 시작했다. 넥쏘가 미라이를 추월할 수 있었던 비결은 SUV라는 차종의 이점과 주행 범위를 포함한 성능 제원에서 앞선 때문으로 분석할 수 있다.

넥쏘는 1회 충전으로 611km 주행이 가능하지만 미라이는 502km로 두 모델의 항속 범위에서 100km 이상 차이가 난다.최고속도(177/175kmh, 이하 넥쏘/미라이)와 최대토크(396/335Nm) 가속력(9.2/10.4초,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등 일반적인 성능 수치도 미라이가 열세다. 또한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수요를 주도한 차종이 넥쏘와 같은 크로스오버였고 따라서 선호도가 높아진 것도 판매 급증을 이끌었다. 

수소 경제에 올인하고 있는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도 큰 몫을 했다. 정부는 오는 2040년까지 수소전기차 620만대 생산, 수소충전소 1200개를 구축 목표를 연초 발표했다. 일본, 그리고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을 포함해도 가장 공격적인 정책이다. 토요타가 2019 도쿄모터쇼에서 공개한 2세대 미라이는 이런 열세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역력했다.

무엇보다 넥쏘에 열세였던 성능 부문에서 대폭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아직은 정확한 성능 제원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1회 충전 주행 거리는 지금보다 30%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렇게 되면 미라이의 항속 범위는 현재 500km 수준에서 600km대로 늘어나게 된다. 이는 현존하는 수소 전기차 가운데 최장 항속 범위다.

미라이 2세대는 이전 세대(사진)와 비교해 외관과 인테리어의 디자인과 구성에서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도쿄모터쇼가 열리는 빅 사이트가 아닌 인근 메가웹 토요타 시티에 전시된 2세대 미라이 실물은 강렬하고 고급스러웠다. 블루칼라(Force Blue Multiple Layers)의 외장 색상에 엄청난 크기의 라디에이터 그릴, 정돈 감을 살린 헤드램프와 주간 전조등 모두가 날카롭게 디자인됐다.

실내는 토요타보다 렉서스 이미지가 강하게 느껴질 정도로 고급스럽다. 12.3인치 와이드 스크린이 센터 디스플레이와 평평하게 연결됐고 센터패시아를 라인과 엠비언트 라이트로 동승자석 송풍구까지 연결해 놨다. 시트를 포함한 실내장식의 소재도 고급스러운 것들이다.

넥쏘가 외관과 내관의 구성에서 첨단 또는 미래적인 느낌을 강조했다면 미라이는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기품에 중점을 둬  두 모델의 스타일 지향점이 이전 세대보다 더 극명하게 갈렸다. 기존 4인승에서 5인승으로 좌석이 늘어난 것도 큰 변화다. 미라이의 출시는 2020년 후반으로 예정돼 있다.

한편 현지에서 만난 국내 업체의 한 관계자는 "수소전기차의 주행 범위는 수소 저장 용량을 늘리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2세대 미라이의 항속 범위에는 큰 의미가 없다는 투였다. 그는 "내연 기관차로 시작해 전기차가 본격 등장하는데 100년 이상이 걸렸지만 수소전기차 시대는 10년이 채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내연기관이 아닌 전기와 수소의 경쟁, 여기에 대응하는 완성차 업체간 피를 말리는 전쟁이 이미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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