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정의선 수부 '1등 보다 살아남기 위한 경쟁력이 우선'

  • 입력 2019.10.23 07:15
  • 기자명 김흥식 기자(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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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22일, 양재사옥 대강당에서 임직원 약 1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타운홀 미팅을 갖고 "미래 자동차 업계에서 사라지고 없어지는 회사가 많아질 것이며 따라서 살아남기 위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타운홀 미팅은 다양한 주제로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회사의 방향성을 공유하는 수평적 기업 문화의 일환으로 마련된 자리로 지난 3월과 5월 '자율복장'과 '미세먼지 저감'을 주제로 열린 이후 세 번째 자리다. 이날은 '함께 만들어가는 변화'를 주제로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직접 참석해 직원들과 즉석 문답을 주고받고 의견을 청취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수부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직원 애칭이다. 이날 정 부회장은 임직원들과 격의없는 대화를 나누고 셀카를 찍기도 했으며 미래 자동차 산업의 변화 그리고 기업 혁신을 위해 추진하는 경영 전략 등을 직접 설명했다. 이날 정의선 수석부회장 인사말과 직원들과의 질의 응답 주요 내용이다.

Q. 앞으로 방향성은=(회사가)자동차를 만드는 것은 분명하다. 미래에는 자동차가 50%, 30%가 PAV(private air vehicle), 20%는 로보틱스가 될 것이며 그 안에서 서비스를 주로 하는 회사로 변모할 것이다.

Q.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란=고객 중에서도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공간적. 시간적으로 사람과 사람을 물리적으로 연결한다. 특히 virtually가 아니라 actually 연결이기 때문에 안전이 굉장히 중요하다. 사람과 사람을 내가 원하는 곳까지 물리적으로 이동 시켜야 한다. 기본적으로 안전을 바탕으로 두고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주선하는 것임. 사람과 사람이 virtually가아니라 actually 만나서 대화를 하고 기쁨을 나누는 데에 큰 공헌을 하고 있다.

Q. 업무시 어떤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지=효율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회사란 이익도 내야하고, 책임질 일도 많기 때문에 이를 달성하기 위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해야 한다.

Q. 미래에 대해 걱정하는 직원들이 많다=전 세계적으로 2500만대라는 공급과잉의 상태다. 미래 자동차 업계에서 사라지고 없어지는 회사가 많아질 것이다. 따라서 살아남고 경쟁력을 갖추는 게 가장 중요하다. 차만 잘 만들어서 되는 것이 아니고 서비스 등 앞서가는 솔루션을 내놔야 고객이 우리 차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이를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Q. 보고문화의 개선에서 변화가 많았다. 효율적인 보고로 업무 효율이 높아진 것을 체감한다. 실제 결재판 수기결재 사용을 안 하는지=안 한다. 예전부터 싫어했다. 바꾸려고 노력했다. 메일로 전달할 내용 전달하고, 화상으로도 얘기한다. 얼굴을 맞대고 앉았을 때 쓸 수 없는 얘기나 깊은 얘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주앉아 설명하는 것은 제발 하지 말라. 메일 보낼 때도 파워포인트 넣는 것은 안 했으면 한다. 보내는 이도 읽는 이도 힘들다. 몇 줄이라도 뜻만 전달되면 된다. 효율적이고 빠르고 뜻만 전달할 수 있는 그런 방법을 추구했으면 한다.

Q. 수석부회장이 체감하는 변화의 정도는=갑자기 과격하게 변화하면 피로할 수 있지만, 필요에 의해 변화 중이다. 변화가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고 지금은 빙산의 일각이다.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는 방법. 능력을 200~300% 발휘토록 하는데 모든 포커스를 맞춰 변화할 것이다.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변화를 만들어내겠다. 다른 회사와의 경쟁이 아닌 우리 스스로가 잘 되려고 하는 것이며 여러분의 생각이 제품이나 서비스에 녹아 들어 고객이 만족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모든 것이 이를 위함이고 이를 위해 과격하게 변화해야 한다.

Q. 변화를 중요시하시는 것 같다. 변화를 추진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창사 이래로 변화는 계속 있었다. 변화가 늦은 적도 있고, 앞서간 적도 정체된 적도 있었다. 과거 5년 10년 정체가 됐다고 본다. 세계의 트렌드가 바뀌어나가는데 변화가 부족했다. 그래서 좀더 과감한 변화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변화라는 것이 모든 것이 업무 능력 창출을 위해 포커스를 맞춰야한다.

Q. 현대차 신규 브랜드 비전인 Progress for Humanity를 최근 수립됐다. 이 비전의 의미는=사람과 사람을 이동시켜 공간적으로 만나게 해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 중요하고, 모든 서비스 제품이 사람을 위한 것이다. 단순 이동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이 중요. 결국은 사람, 친구, 동료 이 모든 옆에 있는 분들을 위한 것이 우리 사업의 목적이다. 지구상의 모든 사람을 위한 서비스, 제품을 공급하는 회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휴머니티라는 말이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한다.

Q. 전략적으로 외부인들과 SNS, 토크쇼, 예능에 출연해 당사의 비전을 말할 계획은=투자자에게는 의무이기 때문에 하고 있다. 내부에 충실해 우리가 제품과 서비스로 보여주는 게 그것이 답이 아닐까 생각한다.

Q. 스트레스 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잘 자면 스트레스 풀린다. 술 마셔서 풀리지는 않는다. 운동하면서도 많이 푼다. 맛있는 것도 먹는다. 별다른 특별한 기술은 없다.

Q. 고 정주영 명예회장님의 밥상교육이 인상적이다. 책임매니저에게 조언해준다면=건강하시라. 몸과 마음이 건강한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러다 보면 좋은 생각이 나온다. 단순하지만 힘든 일이다. 거창하게 성경 말씀, 논어, 맹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이 항상 건강하고 즐겁게 살려고 노력하는 것. 그러다 보면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고, 그 긍정적인 생각이 많은 일을 풀어가게 함. 몸과 마음이 건강하면 못할 것이 없다. 일을 하는데 있어서 즐겁고 효율적으로 해서 자기만족이 되도록 하는게 저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Q. 창의가 어떻게 업무에 녹아 들어야 하는지=우리는 창의성을 기르는 교육을 잘못 받아 왔다. 회사에서는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미래의 사업은 우리가 얼마나 남들과 다른 생각을 만들어내고, 이를 실행하느냐에 따라 좌우한다. 창의적인 생각을 하고 실행할 수 있는 조직, 일을 하는 방식에 있어서 모든 것을 동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들이 못하는 것을 해내는 것이 나의 꿈이다.

우리나라 민족, 우리나라 사람, 여러분 모두 훌륭한 자질을 가지고 있으나 이를 제대로 발휘를 못한다는 문화가 있기 때문에, 결국 그 틀에서 깨어나게 하는 것이 우리 회사가 해야 하는 일이다. 이것을 한다면 다른 회사가 될 것이고, 못한다면 5등, 6등 위치에 남아 있을 것이다. 꼭 1등을 위한 것은 아니지만 자동차 볼륨으로 1등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기업문화가 진보적으로 나가서 그 면에 있어서 1등을 하는 것이 가장 오고 싶어하는 회사가 되고, 그러는 것이 가장 우리가 추구해야 할 목적이다.

Q. 조직이 긍정적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희망이 있다. 변화의 최종점은=본인이 정말 좋아서 일을 하고 자기 직책이나 업무에 대해 100% 만족하는 분 손들어 달라. 적재적소에 본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나 끼를 발휘할 수 있도록 배치되어 있는가.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50% 이상이 본인이 하고 있는 업무에 재미를 느끼고 만족할 경우는 개인적으로도 만족하지 않을까. 언제가 될지 약속할 순 없지만 이러한 방향으로 드라이브를 할 생각이다.

Q. 회사 성장을 위해 소통이 중요하다. 조직 내부에서는 소통이 원활해졌음을 느낀다. 사내 조직간에는 소통과 협업이 부족하다고 느끼는데, 해결책은=내가 솔선수범하고 사장, 본부장급이 솔선수범하는 방법밖에 없다. Top에서 움직여야 여러분이 효율적으로 일할수 있다. 항상 노력하는 것이, 제가 주선해 본부장과 미팅을 하고 서로 안 풀리는 것은 그 자리에서 풀려고 한다. 실무에서는 일을 풀려고 하는 게 아니라 더 창의적으로 하는데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저나 본부장님들 레벨에서 얼마나 협업을 하는지, 얼마나 타 부서와 일을 풀어나가는 능력이 있는가 없는가가 중요하고 이를 강력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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