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차도 '믿을 것은 자신 뿐'

김 필 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19.10.13 07:48
  • 수정 2019.10.13 07:50
  • 기자명 김흥식 기자(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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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년 역사의 자동차는 잊어라. 미래 자동차는 모빌리티로 확대되고 비즈니도 차원을 달리한다. 자동차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자동차가 제조사 전유물도 아닌 세상이 된다. 라이다 센서 등 고부가가치 부품 기업, 시스템 반도체, 소프트웨어 등이 시장을 지배한다. 5G 같은 초고속 통신망도 필수적인 요소이고 인공지능도 자동차의 미래를 지배할 것이다. 

자율주행차는 그 중심에 놓여있다. 자율주행차는 레벨 0부터 레벨 5까지 6단계를 구분된다. 우리가 얘기하는 진짜 자율주행차는 레벨 4부터다.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일상적인 부분은 자동차가 판단해 주행을 하는 단계다. 완전한 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 5의 시대가 언제 올 것인지 아직은 알 수 없으나 레벨 4부터는 사고가 났을 때 자동차에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된다.

인간 중심의 인격체 법규에서 법적 인격체라는 개념으로 자율주행차에 책임을 부과할 수 있는 시대가 온다. 간단한 얘기는 아니다. 수많은 규정과 법규를 하나하나 뜯어 고치고 정비해야 한다. 윤리적으로,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사안도 수없이 발생할 것이다. 곧 다가올 이런 시대에 대비해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이 그 만큼 많다.

운전은 분업이 불가능하다. 인간이 제동을 하고 자동차는 가속만 하도록 할 수 없다. 인간이든, 자동차이든 모든 과정을 책임져야 한다. 문제는 레벨 2 혹은 레벨 3의 단계에서 운전을 자동차에 맡겼다가 사고가 발생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관심을 끌기 위해 조작한 것으로도 의심이 되지만 고속으로 달리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에 의지해 운전자가 자는 모습이 인터넷에 나돌기도 한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모델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제한적으로 기계에 의지하는 운전자도 많아지기 시작했다. 자율주행으로 탑승의 안전이 위협을 받기 시작했고 머지않아 미국 테슬라의 사례와 같이 교통사고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는 여지도 많아졌다.

정부와 제조사는 자율주행의 한계를 고려해 현 단계의 자율주행 의존도를 어디까지 허용할지, 운전자의 책임한계를 규정하고 안전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데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자동차 해킹, 사고 발생시 정확한 원인을 밝힐 수 있는 블랙박스 등의 의무 탑재와 같은 다양한 현안도 논의돼야 한다. 그러기 전, 지금 당장 믿을 것은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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