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Wire' 할리 데이비슨 100년 역사상 가장 재미없는 바이크

  • 입력 2019.10.11 09:18
  • 수정 2019.10.11 09:24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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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 가장 두터운 마니아를 거느리고 있는 할리 데이비슨이 110년이 넘는 브랜드 역사상 가장 재미없는 바이크를 만들었다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 할리는 현지 시각으로 10일, 브랜드 최초의 전기 바이크 '라이브 와이어(LiveWire)'의 출고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라이브 와이어는 모터로 구동되는 순수 전기 바이크로 12시간가량을 충전하면 235km(도심 142km)를 달린다. 라이브 와이어는 가짜 연료 탱크까지 달아놔 외관의 전체적인 모습이 일반적인 바이크와 전혀 다르지 않고 시속 60마일(96.56km) 도달에 걸리는 시간이 약 3초에 불과한 뛰어난 순발력을 자랑한다.

여기에 4.3인치 TFT 컬러 계기반과 스마트폰과 연계한 H-D 커넥트로 바이크의 상태, 주행, 배터리, 충전,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첨단 시스템도 제공된다. 하지만 할리 특유의 배기음을 들을 수 없다. 특허 등록까지 할 정도로 배기음에 집착하는 할리의 상징이 빠져 버린 것.

대신 모터의 기계음에 약간의 인공 사운드가 더해져 보통의 전기차와 다르지 않은 맛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라이브 와이어가 할리 데이비슨 브랜드 역사상 '최악의 실수'라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마니아들은 "라이브 와이어가 자전거처럼 페달을 구르는 정도의 소음에 미끄러지듯 달리고 시프트나 클러치를 조작하는 재미까지 빼앗아 갔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테슬라의 슈퍼 전기차가 처음 나왔을 때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던 만큼 라이브 와이어 역시 변화에 민감한 젊은 부유층의 관심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할리의 보급형 모델 평균 가격이 6900달러(약 800만 원) 수준인 반면 웬만한 중형차 수준인 2만9900달러(약 3500만 원)의 라이브 와이어가 얼마나 팔릴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브랜드의 가치가 다르기는 해도 시중에는 1만 달러 미만의 전기 바이크가 이미 판매되고 있으며 주행거리를 포함한 성능이 앞서는 모델도 즐비하다. 한편 할리는 연간 1600대 판매를 목표로 하는 전기 바이크 라이브 와이어를 시작으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이 작다는 얘기도 나온다. 할리의 주가는 지난 5년간 42%나 하락했고 지난해에서 역대 가장 큰 폭의 판매 감소에 시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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