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SM6, 출시 3년 만에 ‘1000대’ 붕괴… 할인이 최선?

  • 입력 2019.10.05 08:30
  • 기자명 김이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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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SM6의 월간 판매량이 1000대 마지노선을 지키지 못하고 무너졌다. 2016년 3월 SM6 출시 이후 처음이다. 르노삼성은 판매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공격적인 프로모션 정책을 내걸었지만, 현장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상품성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SM6의 9월 판매량은 979대를 기록했다. 이는 올 들어 최저 판매량일 뿐 아니라, 2016년 3월 SM6가 출시된 이래로 가장 적은 월 판매량이다. 출시 직후였던 2016년 5월 기록한 역대 최대 월 판매량 7901대와 비교하면 3년 4개월 만에 무려 87.6%가 감소한 것이다.

신차 출시 후 시간 경과에 따라 판매량이 감소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한때 국산차 1위를 넘볼 정도로 인기를 끌던 모델의 판매량이 이처럼 폭락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경쟁 모델과의 격차도 상당하다. 현대자동차 쏘나타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합류로 7156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2위 기아자동차 K5는 풀체인지를 앞둔 시점에도 2599대를 팔아 SM6를 두 배 이상의 차이로 따돌렸다. 총파업으로 내흉을 겪고 있는 한국지엠 쉐보레 말리부(602대)와 같은 브랜드 내에서 단종을 앞둔 르노삼성 SM5(270대)만이 SM6의 뒤를 따랐다.

브랜드 내 입지도 흔들리고 있다. SM6는 중형 SUV QM6와 함께 르노삼성의 판매를 견인하는 ‘쌍두마차’ 역할을 했지만, QM6가 가솔린과 LPG 모델의 선전에 힘입어 꾸준히 반등해 지난 달 4048대의 판매량을 달성한 것과 대조적으로 SM6는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 달 르노삼성의 내수 판매량 7817대 중 SM6의 비중은 12.5%에 그쳤다.

이 같은 SM6 부진의 결정적 원인으로는 상품 경쟁력 저하가 꼽힌다. 출시 당시만 해도 경쟁 모델보다 풍부한 편의사양을 갖췄지만, 쏘나타, K5, 말리부 등 경쟁 모델들은 모두 부분변경을 거쳤고, 쏘나타는 아예 풀체인지까지 마쳤다. K5 역시 연말 풀체인지를 앞두고 있다. 특히 일반 편의사양 외에 첨단 주행보조장치(ADAS) 측면에서는 SM6가 크게 열세를 보여 최신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르노삼성은 SM6의 판매량 회복을 위해 SM5의 구형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저가 트림 ‘프라임’을 지난해 출시했지만, 판매량 반등은 이뤄내지 못하고 오히려 저가 모델 비중이 늘어 모델 전체의 수익성만 악화되는 결과를 낳았다. 결과적으로 상품 경쟁력은 출시 초기 대비 떨어지고 저가 트림의 판매가 늘면서 수익성 악화와 이미지 악화 등 부작용만 겪고 있는 것이다.

르노삼성 입장에서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내수 점유율이 휘청이는 가운데 노사갈등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그간 부산공장의 효자 수출모델이었던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이 종료되면서 공장 가동율도 떨어지고 있다. SM6의 활약이 절실할 수밖에 없다. 당장은 QM6의 인기몰이로 내수 3위를 탈환했지만, QM6가 브랜드 전체 판매량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QM6마저 인기가 가라앉으면 회사 전체 수익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다.

SM6의 재도약이 절실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SM6의 불씨를 살려내기 위해 르노삼성은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내걸었다. 10월 SM6 1.6 TCe 모델 구입 시 무려 500만 원 가량의 할인 및 혜택이 제공된다. 다른 트림을 구입하더라도 250~300만 원 가량의 현금할인 및 무상 서비스가 추가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프로모션이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관계자는 “SM6 출시 초기만 해도 경쟁 모델보다 비싼 가격에도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갔다. 문제는 가격이 아니라 경쟁력 없는 상품에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디자인만큼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는 만큼 내실을 다지는 대대적 상품성 개선 없이 현금성 프로모션을 진행해 봐야 반짝 인기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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