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6 LPe 무박 시승, 거제도까지 15시간 달린 LPG 연비
SM6 LPe 무박 시승, 거제도까지 15시간 달린 LPG 연비
  • 김흥식 기자
  • 승인 2019.09.30 10: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3년 9월 발생한 태풍 매미는 위력적이었다. 우리나라에 상륙한 태풍의 모든 기록을 경신했다. 130명의 사상자, 15,158ha의 농지 붕괴, 873개의 도로와 30개의 다리가 유실되거나 무너졌고 489대의 자동차가 침수되면서 재산 피해액이 4조 원에 달했다. 부산 신감만항 터미널의 대형 크레인이 맥없이 무너진 충격적인 모습을 이 때 봤던 기억이 있다. 태풍 매미는 경남 남해안 지역에 엄청난 해일과 파도로 특히 큰 피해를 줬다. 이후 16년이 지나 태풍 피해의 흔적이 모두 사라졌지만 유일하게 당시를 기억할 수 있는 '위대한 구조물'이 거제도에 남아있다.

경남 거제시 장목면 대금리 '매미성'. 태풍 매미로 논밭이 쓸려나가자 더는 피해를 볼 수 없다며 주민 백순삼 씨가 바닷가 천년 바위에 홀로 쌓아 올린 성벽이다. 돌을 쌓고 시멘트를 바르며 10년 세월 공들여 쌓은 성은 설계도 한 장 없이 만들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교하고 규모도 있다. 그 곳을 최종 목적지로 오전 10시 서해안고속도로 화성 휴게소에서 LPG차, 르노삼성 SM6 LPe를 몰고 달려갔다. 서울에서 10시간을 달려갔지만 아뿔싸, 해넘이가 끝난 매미성 주변은 암흑천지였고 따라서 눈에 담지는 못했다. 그곳이 매미성임을 알리는 간판, 문을 닫아 버린 인근의 '바람의 핫도그'집 간판만을 챙겨야 했다.

그래도 해야 할 일, 임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SM6 LPe 연비의 수학적 계산을 하기 시작했다. 서해안고속도로 화성 휴게소를 출발, 행담 휴게소, 태안 신두리 사구, 군산 근대문화유산마을을 거쳐 거제도 어느 LPG 충전소까지 10시간, 519.3km를 달린 SM6 LPe 트립 컴퓨터 평균 연비는 12.3km/ℓ. 트립에 표시되는 연비를 믿지 못하는 분들을 위하여 더 정확하다는 'Full to Full'로도 계산을 해봤다. 가득 채운 LPG의 양은 41.464ℓ(3만2839원), ℓ당 가격은 792원을 기준으로 계산한 SM6 LPe의 평균 연비는 12.51km/ℓ(519.3/41.464=12.51km/ℓ). 트립 컴퓨터의 연비보다 'Full to Full 연비가 높게 나왔다. 앞으로는 믿어 주기 바란다.

LPG 세단으로 거제도까지 무박 시승

충남 태안 신두리 사구(화성 휴게소 출발)

쏘나타 하이브리드 무박 시승 이후, 다른 차종이나 유종에 대한 추가 요청이 많았다. 그래서 준비한 무박 시승 2탄은 지난 3월부터 일반인 구매가 가능해진 LPG 세단, 그중에서도 국내 1호 차로 기록된 르노삼성차 LPe를 선택했다. 시승 차는 18" 타이어를 장착했고 누적 주행거리 1만9000km의 중고차, 2.0 LPe 엔진으로 최고 출력 140마력, 최대 토크 19.7kg.m, 복합연비 9.0km/ℓ의 성능 제원을 가진 모델이다. 이전 땅끝마을까지 주행에서 12.7km/ℓ의 연비를 기록한 적이 있어서 목적지로 정한 경남 거제도까지는 충분히 닿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서해안 고속도로에서 가득 충전을 하고 출발했다.

이때 트립에 표시된 주행가능 거리는 480km(SM6의 LPG 가득 충전량은 최대 60ℓ다). 출발지에서 거제 매미성까지의 거리는 390km, 그러나 두세 곳 경유해야 할 곳들이 있어 실제 주행 거리는 500km 정도가 될 것으로 짐작이 됐다. 아슬아슬하다. 첫 번째 경유지, 충남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천연기념물 431호)는 썰렁했다. 몇 대의 대형 버스가 주차장에 세워져 있었지만, 휴가철 사구나 해변을 가득 채워 북적였던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 화성휴게소에서 신두리 해안사구까지 달린 거리는 106km, 평균 연비는 12.5km/ℓ를 기록했다.

군산 근대문화예술마을

정오를 넘긴 시간이지만 다음 목적지 군산 근대문화예술마을에서 '소고기뭇국(한일옥)'을 먹을 요량으로 점심을 거른 채 다시 방향을 다 잡고 달리기 시작했다. 군산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2시 30분 즈음, 누적 주행거리가는 258km로 늘었고 연료 게이지는 절반으로 떨어졌다. 평균 연비는 11.8km. 서산에서 군산까지의 구간이 대부분 국도와 지방도, 도심 도로로 이어진 탓이다. 어쨋든 군산 한일옥의 소고기뭇국의 감칠맛을 여전했다. 그리고 일제 수탈의 잔재로 남아있는 적산가옥 몇 곳을 둘러보고 최종 목적지 거제 매미성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달려야 할 거리는 276km,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군산에서 전주로 가는 자동차전용도로, 완주 순천 간, 대전 통영 간 고속도로를 거쳐 가는 도중 해는 넘어갔다. 서쪽하늘을 바라보고 달리는 아웃 사이드가 붉게 물들고 한 참을 더 달리던 SM6 LPe는 통영 IC를 불과 십여 미터 앞두고 주유 경고등에 불을 켰다. 총 주행거리는 492.5km, 그 상태로 더 달릴 수 있는 거리는 150km, 평균 연비는 12.3km/ℓ로 표시됐다. 가까운 충전소를 찾아 다시 가득 충전할 때의 총 주행거리는 495km/12.51km/ℓ, 연비는 그대로였다. 그리고 다시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매미성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8시가 다 된 시간, 오전 10시 화성 휴게소를 출발한 지 10시간 만에 534km를 달려 거제 매미성에 도착했다. 다시 서울로 되돌아 가기 전 연비 중간 정산을 해 봤다.

3만2839원으로 495km '이런 차 없다'

거제도 매미성

거제도에서 가득 채운 LPG의 양은 41.464ℓ, 충전 금액은 3만2839원이었다. 주행 거리와 충전량을 계산하는 Full to Full 방식으로도 12.51km/ℓ가 나왔다. 트립 컴퓨터는 이보다 낮은 12.3km/ℓ를 기록했다. 휘발유는 물론, 경유 차종도 따라오기 힘든 경제성이다. 주변이 암흑이고 바람의 핫도그도 장사를 마친 탓에 간단한 계산을 마치고 그대로 차를 돌려 서울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집(경기도 군포)까지의 거리는 약 400km, 전날 오전 10시 화성 휴게소를 출발, 자정을 넘겨 다음날 새벽 1시를 조금 넘긴 시간에 도착했다.

총 주행거리는 929.9km, 신뢰도가 상승한 트립 컴퓨터의 평균 연비는 고속도로 위주로 달린 덕분에 13.1km/ℓ로 상승했다. 다시 계산을 시작했다. 929.9(주행거리) 나누기 13.1(평균연비) 곱하기 855원(LPG ℓ당 가격, 화성 휴게소 기준)은, 믿거나 말거나 6만691원을 찍었다. 지금까지 경험한 어떤 유종의 동급 세단을 압도하는 수치다. 동급의 휘발유 세단 연비를 이번 사례와 유사하게 20%가량 올려 16km대로 계산을 하면 8만9000원(58ℓ/리터당 1542원), 18km대로 계산한 경유차도 8만7300원(51ℓ/리터당 1390원)이 나올 거리다.

LPG의 연비가 너무 낮기 때문에 찻값, 기름값이 아무리 싸도 경제성이 낮다는 말이 석유 사업자 간 '음모론'으로 의심을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 LPG 차를 소유하고 있거나 이용하는 사람들 역시 공통으로 '경제성'에 대한 만족도를 가장 높은 가치로 인정한다. 성능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것은 인정한다. SM6 LPe의 출력과 토크가 가솔린차와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이걸 끌어다 쓰는 효율성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반응, 순발력의 속도가 느린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휘발유나 디젤에서 맛볼 수 있는 성능의 기대치를 LPG 유종의 차에서 같은 것으로 보는 것은 무리다. LPG 차는 필요한 순간 적당한 수준에서 무리 없이 발휘되는 성능에 만족하면서 휘발유 이상의 부드러운 승차감, 그리고 디젤차보다 경제적인 유지비에 더 높은 가치를 둬야 한다. 상대적으로 낮은 찻값, 연료비 여기에다 SM6 LPe는 도넛탱크라는 기발한 발상으로 일반 세단과 다르지 않은 트렁크(432ℓ/쏘나타 462ℓ) 공간까지 확보해놨다.

-총평-

최종 주행 거리 및 평균 연비

LPG 충전소는 전국에 2000개가 넘는다. 충전에 불편을 느끼는 사람도 많지 않다. SM6 LPe 무박시승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연비보다 필요한 순간 치고 나가는 가속력이었다. 굼뜰 것으로 생각했는데 스포츠 모드에서 꽤 쫀득하고 쓸만한 탄력을 보여준다. 장거리, 장시간 운전에도 피로감이 상대적으로 덜했던 시트의 착좌감에도 높은 점수를 준다. 바닥의 면적이 넓고 시트의 소재가 적당한 무르기를 갖고 있어서다.

부족한 것들도 있다. 차체의 거동 감이 동급의 다른 모델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큰 차체인 탓에 무겁게 느껴진다. 무엇보다 요즘 일반화된 첨단 운전 보조 사양이 너무 빈약했다. 그런데도 1000km 가까운 거리를 단 6만 원으로 달릴 수 있는 압도적인 경제성에 자꾸만 관심이 간다. 서울에서 창원까지 가는 KTX 편도 운임은 5만3100원이다. 그나저나 걱정이다. 이런저런 차의 무박 시승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