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해 봤을 상상, 막히면 날아가는 '플라잉카' 100년 역사

  • 입력 2019.09.18 09:34
  • 수정 2019.09.18 09:38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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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스턴마틴 볼란테 비전 컨셉트(Volante Vision Concept)

짧은 연휴의 이번 추석 귀성과 귀경길, 누구나 해 봤을 상상이다. 꽉 막힌 고속도로에서 정체 구간을 만나면 곧장 비행기로 변신해 하늘길로 가는 자동차가 있다면, 그래서 플라잉카의 역사를 살펴봤다. 상용화가 되기까지 아직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도로를 달리고 하늘을 날 수 있는 '플라잉카(Flying car '의 시대는 머지않아 열릴 전망이다.

세계 최초의 양산형 비행차로 잘 알려진 PAL-V의 리버티(Liberty), 에어로모빌 5.0 VTOL, 이탈 디자인 에어버스 팝, 테라퓨지아 TF-X 등 다양한 플라잉카가 콘셉트 또는 양산 모델을 선보였고 우버가 꿈꾸는 스카이 포트는 물론 볼보, 토요타, 애스턴 마틴과 같은 자동차 제조사도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컨베이어 모델 118(ConAair, 1947년)

늦어도 2025년 이전 도로를 달리고 하늘을 나는 플라잉카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래의 모습으로 상상되는 플라잉카는 자동차 못지않은 긴 역사를 갖고 있다. 내연기관차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1885년을 자동차 시대의 원년으로 보면 불과 32년 후인 1917년 플라잉카가 처음 등장했다.

글렌 커티스(Glen Curtiss)라는 항공 전문가가 미국항공박람회에서 처음 선보인 '에어로플레인(Aeroplane)'이 플라잉카의 원조다. 플라잉카의 역사는 항공기 개발자인 왈도 워터맨의 에어로모빌(aerobile, 1937년)로 이어졌다.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헨리 포드도 플라잉카에 도전했다.

1926년 등장한 1인승 '스카이 피버(Sky Flivver)'는 그러나 비행 중 추락해 조종사가 사망하면서 포기했다. 헨리 포드는 그러나 "미래에는 자동차와 비행기가 조합된 새로운 교통수단이 등장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1947년 자동차와 비행기가 결합한 컨베이어 모델 116과 118 (Convair Models 116 and 118)이 세계 최초의 실용화 모델로 불리고 있지만, 지금과 다르지 않은 플라잉카는 1949년 등장한다.

테일러 에어로카(Aerocar, 1949년)

미국 디자이너 몰턴 테일러(Moulton Taylor)의 테일러 에어로카(Aerocar)다. 워싱턴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하고 2차 세계 대전에 해군 조종사로 참전하기도 했던 테일러는 전쟁이 끝나자 곧바로 에어로카 개발을 시작해 직접 제조하고 판매까지 했다.

2년 먼저 실용화에 성공한 컨베이어가 날개를 접지 못하는 치명적인 단점으로 도로 주행을 금지당했다. 그러나 테일러 에어로카는 사람이 직접 수동으로 작업을 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지만 날개를 접고 펼수 있도록 설계됐다. 비행기로 변신하는 과정도 단순했다. 평소에는 트레일러처럼 변신하는 날개를 달고 차체 후미에 프로펠러를 달면 곧장 이륙이 가능했다.

PAL-V 리버티(Liberty)

실내 구조는 자동차에 가깝다. 커다란 스티어링 휠로 방향을 틀고 수동 변속기는 비행할 때 프로펠러를 구동하는 레버로 사용된다. 에어로카의 라이커밍(Lycoming) 0-320엔진의 성능도 뛰어났다. 도로에서는 시속 96km로 달렸고 하늘에서는 시속 176km로 날았다. 라이커밍은 1845년 설립된 항공기 엔진 전문 업체다.

테일러 에어로카는 그러나 쇄도하는 주문에도 생산시설이 부족하고 자금까지 여의치 않아 6대 생산에 그쳤다. 지금까지 남아있는 에어로카는 4대, 이 가운데 2대는 스미스소니언 등 박물관에 전시돼있고 2대는 개인이 소장하고 있다. 현재 플라잉카 부문에서 가장 앞서 나가고 있는 리버티는 PAL-V가 Rotax 엔진을 기반으로 도로에서는 최고 시속 160kmh, 하늘에서는 180kmh의 속도를 낸다. 70년 전 등장한 에어로카의 성능과 기능, 이만하면 만만치 않았던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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