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깊은 차 '볼보 S60' 결정적 한 방은 없지만 무난한 세단

  • 입력 2019.09.09 08:42
  • 수정 2019.09.12 09:24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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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세단의 뿌리는 깊다. 1961년 처음 소개된 명차 P1800을 시작으로 세단의 역사가 시작됐고 2013년 콘셉트 쿠페는 SUV, 왜건, 세단 등 요즘 선을 보이는 볼보 신차의 기반이 되고 있다. 가로 엔진에 전륜으로 움직이는 850을 모태로 한 S60은 스웨덴 제조업 역사상 가장 많은 돈이 투자된 850을 모태로 2000년 1세대로 출발해 10년 후인 2010년 2세대, 그리고 2018년 3세대로 진화했다.

3세대 S60의 가장 큰 특징은 90 클러스터와 같은 SPA 플랫폼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SPA 플랫폼을 공유하면서 S60은 역동적인 비례감의 외관을 갖게 됐다. 전장(4760mm)과 전폭(1850mm는 동급 경쟁 모델인 BMW 3시리즈(전장 4709mm/전폭 1827mm)보다 길고 넓지만 전고(1430mm)는 5mm가 낮다.

'롱 후드 숏 테크'를 강조하는 BMW나 벤츠의 것들과 비교해도 외관에서 풍기는 스포츠 세단의 다이내믹한 느낌이 뒤지지 않는다. 보닛과 측면, 그리고 숄더의 캐릭터 라인이 분명한 것도 이런 느낌에 힘을 실어 준다. 가장 확실하게 볼보를 상징하는 캐릭터로 자리를 잡은 헤드와 리어의 '토르의 망치' LED 램프가 이전보다 정교하게 다듬어진 것도 특징이다.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실내는 간결하지만 필요한 기능을 빠짐없이 품고 있다. 센터패시아를 중심으로 슬림하게 뻗어 나간 대시보드 그리고 도어의 안쪽과 시트, 센터 콘솔에는 최고급 소재의 가죽과 우드 또 천연 소재로 마감을 해 놨다. 화려하지 않지만 깊은 맛이 나고 풍부한 기품이 느껴진다.

시승차로 제공된 인스크립션 트림의 1열 시트는 나파 가죽으로 착좌감이 뛰어날 뿐 아니라 마사지와 통풍 기능이 추가됐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 세로형 9인치 터치스크린으로 운전에 필요한 여러 정보와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슈퍼카 브랜드에서 주로 탑재하는 바워스&윌킨스 사운드 시스템은 인스크립션 트림의 사양이다.

공간은 여유롭다. 휠베이스가 이전 세대보다 96mm나 늘어나면서 1열과 2열에 1074mm, 895mm의 레그룸을 제공한다. 그러나 여유로운 공간은 1열뿐이다. 1열 레그룸을 여유 있게 잡으면 2열은 비좁아 지고 무릎을 곧추세우기도 불편했다. 세로로 배치된 터치스크린의 반응이 느린 것, 너무 복잡한 것, 식별성이 뛰어나지 않은 것도 개선해야 할 점이다.

볼보가 자랑하는 주행 보조시스템 파크 어시스트 파일럿은 일반적인 것들보다 정확도가 앞서지만 요즘 현대차나 기아차의 것보다 앞선 것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또 베젤이 없는 룸미러는 멋은 있지만 다른 시야와 혼동이 될 때도 있었다.

볼보 S60은 2.0ℓ의 직렬 4기통 터보차저 T5 DRIVE-E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최고출력 254/5500(ps/rpm), 최대토크 35.7/1500-4800(kgㆍm/rpm)의 성능을 발휘한다. 볼보가 경쟁 모델로 지목한 BMW 330i의 최고 출력은 258마력, 최대 토크는 40.8kg.m이다.

수치는 비슷하지만, 성격은 판이하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볼보 S60에 가솔린 특유의 정갈한 질감이 보이지 않는다. 정지 중에도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지만, 엔진의 진동 소음이 여과 없이 전달된다. 속도를 올리면 엉덩이 쪽으로 그런 진동의 느낌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BMW 3시리즈, 벤츠 E 클래스, 제네시스 G70이 보여주는 일관되게 부드러운 엔진의 질감과 사뭇 다르다.

볼보는 디젤 엔진을 탑재한 신차를 더는 내놓지 않고 있다. S60에도 디젤 라인업이 없다. 따라서 S60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전용 모델로 설계가 됐고 디젤 엔진의 블록을 공유하고 있고 이 때문에  부드러움 보다는 효율성을 강조한 탓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같은 배기량의 경쟁 가솔린 모델보다 거칠다는 것은 분명하다.

대신 하체는 단단하고 견고하다. 마구잡이로 잡아 돌리던, 고속에서 방향을 틀어도 더블 위시본과 리프 스프링이 추가된 멀티링크 리어 서스펜션이 자세를 올곧게 잡아주고 유지해 준다. 스티어링은 랙 앤 피니언 타입, 따라서 조향의 느낌이나 정확성도 뛰어났다.

<총평> 수입차 시장에서 S60이 포진한 중형 차급은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 배기량 2000cc 미만 시장 점유율이 70%나 된다. 이런 구분에 E 클래스, 5시리즈 등이 포함되는 이유도 있지만, S60도 이 시장에서 경쟁하고 살아 남아야 한다. 아쉽게도 S60은 뛰어난 기본기와 절제된 멋, 어느 경쟁 차보다 완벽한 안전 사양을 갖추고 있지만 확실하게 치고 나갈 수 있는 결정적 한 방이 보이지 않는다.

경쟁차 대부분이 후륜구동이라는 것도 마음에 걸리고 예민하다거나 민첩하다는 것과 비교를 해도 내세울 만한 것이 없다. 볼보코리아는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다. BMW 330i는 6020만 원, S60은 4760만 원부터 시작한다. 결정적 한 방은 없지만 뒤집어 보면 그만큼 무난한 것일 수도 있다. 해 볼 만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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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60 #볼보 #VOL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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