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가치의 클래식카, 변변한 박물관 하나 없이 완구 취급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19.08.25 15:23
  • 수정 2019.08.26 19:09
  • 기자명 김필수 대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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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년의 자동차 역사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가 하면 격변의 상황을 맞고 있다. 130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내연기관차에 앞서 운행됐던 전기차가 다시 주도권 다툼을 시작했고 자율주행차 등 다양성이 커지면서 자동차의 개념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앞으로만 돌진하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과거를 보고 전통을 기반으로 미래를 보는 시각이 없어지고 있어 걱정이다.

우리나라는 자동차 개발에 있어서 압축된 역사를 가지고 있어서 제대로 된 문화가 결여되어 있고 박물관 하나 제대로 없어 문화적 관점으로 보면 후진국에 다르지 않다. 독일 등 선진국은 자동차 역사를 통한 다양성과 문화적 공감대가 매우 크다. 제작사별로 자부심 강한 박물관이 즐비하고 100년 된 클래식 카로 과거를 찾고 이를 다시 승화시키는 작업도 하면서 새로운 사업 모델을 찾기도 한다.

독일, 영국, 미국 등 선진국은 물론이고 자동차의 역사가 상대적으로 짧은 일본의 경우도 모든 제작사의 박물관을 중심으로 자사 브랜드 이미지 극대화와 자부심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른 클랙식 카 문화도 자동차 소비자 트랜드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클래식 카 전시회는 물론 카 퍼레이드, 복원 기술과 부품 공급은 물론 이를 통한 비즈니스 모델도 다양하게 창출돼 풍성한 자동차 문화와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고 있다.

우리는 과거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 압축된 자동차 기술역사를 바탕으로 미처 경험하지 못한 자동차 산업의 발전으로 클래식 카 문화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나마 삼성화재교통박물관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고 개인이 운영하는 제주 자동차 박물관이 있을 뿐이지만 우리 산업의 역사를 보여주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현대차그룹도 자동차 박물관이 없다.

현재 건축 중 본사인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 내에 들어설 박물관이 기대되고 있지만 앞으로 수년을 기다려야 만나 볼 수 있다. 클랙식 카와 관련한 단체도 없고 제대로 된 전시회도 없으며, 세미나는 물론 거래 문화도 없는 볼모지다. 해외에서 구입한 클래식 카를 정식으로 수입을 할 수도 없다. 완구제품으로 들여오기 때문에 번호판도 붙일 수 없다. 관련된 규정도 찾아 보기 힘들다.

환경 규제가 까다로워지면서 클래식 카가 도로에서 운행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독일 등은 클래식 카를 공로 상에서 운영할 수 있는 별도의 환경 기준을 만들어 문화적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다. 클래식 카는 20~30년 이상 된 역사적 의미나 희소가치로 고부가가치가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차량으로 운행하기 어렵다. 정기적으로 상태를 점검하고 내구성을 검증하기 위한 운행이 전부다. 

대기오염 물질 배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근대 문화재로 지정된 약 20점의 클래식 카도 아무 지원없이 개인이 관리해야 한다. 역사적 가치가 높은 예비 근대 문화재도 즐비하지만 지금도 비용을 따지기 힘든 부가가치를 갖고 있는 클래식카가 어느 구석에서 녹이 슬고 썩어가고 있다. 클래식 카 문화는 과거가 아닌 미래를 다시 보게 하는 거울이다. 과거가 없는 사회는 미래도 없다. 우리는 앞만 보고 정신없이 달려왔고 지금도 앞만 보고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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