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조등ㆍ도색 불량 셀토스, 인수 거부했더니 '2개월 기다려'

  • 입력 2019.08.18 07:09
  • 수정 2019.08.18 07:17
  • 기자명 김이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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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라이트가 덜덜 떨리고 범퍼와 차체 색이 달라 사고차나 다름없는 모습이었습니다. 도저히 그냥 탈 수 없어 인수를 거부했더니 대기순번이 맨 뒤로 밀려 두 달을 기다리라니, 사전계약을 왜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기아자동차 셀토스를 사전계약했던 K씨는 불량과 출고 지연에 분통을 터뜨렸다.

출시 첫 달 동급 2위로 올라서며 인기몰이 중인 셀토스가 초기 품질 논란에 휩싸였다. LED 전조등의 품질 결함과 도색 불량으로 사전계약 고객들의 불만이 급증하는 가운데, 불량차를 인수 거부할 경우 차량 재인도까지 최대 2개월 이상 다시 기다려야 한다고 통보해 배짱영업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지난 7월 19일 출시 후 한 달을 맞은 현재, 기아차 셀토스 동호회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초기 물량을 인도받은 고객들의 품질 관련 불만 글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출시된 기아차 신차 중에서는 이례적으로 많은 불량 및 결함 민원으로, 셀토스의 초기 품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대목이다.

특히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헤드라이트 떨림과 도색 불량이다. 시동을 걸면 LED 헤드라이트가 심하게 떨리는 현상이 잇따라 보고됐다. 반사판이 제대로 고정되지 않아 떨림이 발생하는 것. 검수 과정에서 이러한 불량이 발견돼 인수 거부된 사례가 적지 않다.

도색 불량 문제는 스노우 화이트 펄 색상 차량에서 두드러진다. 차체와 범퍼 부위의 도색을 비교했을 때 어두운 곳에서도 확연히 차이가 날 정도의 이색(異色)이 발생한 경우다. 이색 외에도 도장 내 기포 발생, 이물질 유입, 도장면 까짐 등 도색과 관련된 불만으로 인한 인수 거부 역시 다수를 차지했다.

이 밖에도 트렁크와 본넷의 비정상적인 단차, A-필러 조립 불량으로 인한 플라스틱 패널 덜렁거림 등 크고 작은 품질 불량이 동호회 및 커뮤니티를 통해 보고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불량으로 피해를 입은 차주들에 대한 기아차의 대처다. 차량의 명백한 불량으로 인한 인수 거부임에도 새로 차를 받으려면 1~2개월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인수 거부 시 공장에 새로 주문을 넣어야 하기 때문에 대기순번이 밀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지만, 사전계약으로 가장 먼저 차량을 주문했음에도 불량품을 교환하는 데에 최장 2개월이 걸린다는 걸 납득하기는 어렵다.

이에 일각에서는 “셀토스가 잘 팔리니 불량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는 당장 판매대수를 밀어내는 데에 급급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불량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보다 우선 물량을 풀어 판매대수 늘리기에만 혈안이 돼 있다는 것.

셀토스를 사전계약했던 K씨는 “왜 출시되자마자 신차를 사면 호구, 베타테스터가 된다는 말을 하는지 뼈저리게 느꼈다”며 기아차의 미온적 대응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차량을 인수 거부한 뒤 한 달여가 지났음에도 계속 비슷한 불량 사례가 동호회에 올라오는 것을 보면서, 다시 받을 차량에도 불량이 발생할까 두렵다는 게 K씨의 설명이다. K씨의 ‘새 셀토스’는 이달 말경 출고될 예정이다. 인수 거부 후 한 달이 넘게 지나서다.

업계 전문가들은 기아차가 셀토스 출시를 서두르면서 품질 관리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 중이다. 특히 도색 불량은 출시 일정에 쫓겨 생산되는 신차 초기 물량의 전형적인 불량 중 하나다. 여기에 어셈블리(조립완성품) 상태로 납품되는 헤드라이트에 동일한 불량이 다수 발생했음에도 이를 생산 과정에서 걸러내지 못한 건 품질 관리와 신차 검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셀토스는 사전계약부터 기대 이상의 호응을 받으며 소위 ‘대박 조짐’을 보인 차”라며, “기대 이상의 흥행에 무리하게 생산 일정을 재촉하면서 초기 불량이 급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초기 불량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 신차효과가 사라지면서 판매량이 폭락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만큼, 현재의 인기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더 철저한 품질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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