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간서 발견된 람보르기니 미우라, 경매가 15억 원 예상

  • 입력 2019.08.16 08:00
  • 기자명 김이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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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미국 등지에서는 헛간이나 차고 안에 방치돼 있던 고가의 클래식 카가 우연한 발견으로 뒤늦게 빛을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렇게 발견된 차는 복원 수리를 받고 엄청난 가격에 팔리거나 경매에 부쳐지기도 한다. 최근 독일의 한 헛간에도 고가의 클랙식카가 발견돼 주목을 받고 있다. 주인공은 람보르기니의 전설적인 슈퍼카, 미우라다.

클래식 카 전문 경매 회사인 RM 소더비는 오는 10월 람보르기니 미우라 섀시번호 #4245가 경매에 오른다고 밝혔다. 이번에 출품된 모델은 미우라 중에서도 기본 모델보다 출력을 끌어올린 P400S 버전으로, 1968년부터 1971년까지 3년 간 338대만 생산돼 희소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 차량의 첫 주인은 서독 뉘른베르크에 거주하던 광고 전문가 발터 베커로, P400S가 생산된 마지막 해에 이 차를 주문했다. 3년 뒤인 1974년, 발터 베커는 아마추어 카 레이서 한스-페터 베버에게 자신의 미우라를 판매했다. 베버는 2015년 사망하기 전까지 이 차를 보유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유가족들은 베버가 미우라를 갖고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 차가 어디에 있는지는 알지 못했다. 한참이나 차의 행방을 찾아 헤맨 결과, 독일의 슈바르츠발트(Schwarzwald) 지역의 숲속, 베버의 친구가 소유하고 있던 농가에서 미우라를 발견할 수 있었다. 베버의 사후 4년 만이었다.

생산된 지 48년이나 지났지만, 미우라의 상태는 매우 양호했다. 반세기 동안 달린 주행거리는 고작 2만 9020km에 불과하며, 노란색 외장 컬러와 푸른색 실내 트림도 비교적 깔끔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언제 부착됐는지 알 수 없는 전면 방향지시등과 슈로스 안전벨트를 제외하면 모든 사양은 순정 상태 그대로다.

헛간 방치 차량은 길면 수십 년 간 방치돼 부식이나 내장재 파손이 진행된 경우가 많은데, 이 미우라의 경우 비교적 짧은 기간 방치돼 대체로 상태가 좋다는 게 RM 소더비의 설명이다.

미우라는 람보르기니가 처음으로 만든 미드십 스포츠카다. 마르첼로 간디니가 디자인한 유려한 차체와 강력한 V12 엔진이 조합돼 프론트 엔진 일색이었던 고성능 스포츠카 시장에 파란을 불러왔던 모델이다. 미드십 V12 엔진 스포츠카의 계보는 미우라에서 쿤타치, 디아블로, 무르시엘라고로 이어져, 미우라가 오늘날 람보르기니의 플래그십인 아벤타도르의 직계 조상이라 할 수 있다.

미우라는 1966년부터 1973년까지 총 764대가 만들어졌는데, 최초에 생산됐던 P400은 350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했다. 이후 1968년에 이번 경매 차량과 동일한 P400S가 출시됐다. P400S에는 3.9L 자연흡기 V12 엔진이 가로배치로 탑재돼 370마력의 최고출력을 자랑했다. 시속 0-100km 가속을 6.7초만에 끝냈고, 최고속도는 시속 276km에 달했다.

RM 소더비는 이번에 출품된 미우라의 감정가를 120만 달러(한화 약 14억 8000만 원)로 책정했다. 클래식 카 시장에서 미우라의 시세는 상태에 따라 100만~400만 달러(한화 약 12억~49억 원)에 달하는데, 이번 출품 차량의 경우 복원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비교적 양호한 상태이므로 높은 가격에 낙찰될 것으로 보인다.

미우라 섀시번호 #4245는 오는 10월 런던에서 경매에 부쳐진다. RM 소더비 관계자는 미우라의 높은 희소성과 콜렉터들의 선호도 덕분에 실제 낙찰가가 감정가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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