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컨버터블·쿠페 라인업 줄이고 돈 잘버는 SUV 집중

  • 입력 2019.08.12 08:20
  • 수정 2019.08.12 09:10
  • 기자명 김이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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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컨버터블과 쿠페 라인업을 대폭 감축하고 SUV를 확충한다. 새 CEO 올리버 집세의 실적 개선 전략과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량 증대를 위한 라인업 수술을 거치면서 소수의 마니아들을 위한 니치 모델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오토모빌 매거진 등 외신은 익명을 요구한 BMW 내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BMW가 향후 10년 동안 쿠페와 컨버터블을 대폭 축소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다음 세대 8시리즈는 쿠페와 컨버터블이 단종되고 4도어 그란쿠페만 판매되며, 2인승 로드스터 Z4도 현행 모델인 3세대를 끝으로 단종 수순을 밟는다. 컴팩트 쿠페 및 컨버터블인 2시리즈 역시 현행 모델을 끝으로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다.

이 ‘살생부’에 오른 건 쿠페·컨버터블뿐이 아니다. 플래그십 세단 7시리즈는 다음 세대부터 스탠다드 휠베이스(SWB) 모델이 단종되고, 뒷좌석을 넓은 롱 휠베이스(LWB) 모델만 출시된다. 세단의 주요 시장인 중국, 미국에서조차 7시리즈 SWB의 판매량이 급감 중인 탓이다. 컴팩트 쿠페형 SUV인 X2는 SUV 중 유일하게 단종 목록에 올랐다. 유망한 시장이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이 미온적인 탓이다. 컴팩트 MPV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와 그란 투어러도 MPV 수요 감소로 단종될 예정이다.

8시리즈, Z4, X2 등은 비교적 최근 신차로 출시됐지만, BMW는 이러한 모델들의 성공 여부와 무관하게 후속 모델 개발을 중단한다는 계획이다. 강력한 주행성능과 멋진 스타일을 추구하는 소비자가 줄어드는 반면 막대한 개발비용이 들어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이유다. 기존 모델들 중에서도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는 차들은 과감히 단종해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는 전략이다.

대신 단종된 차들의 빈 자리는 수요가 많고 수익성이 뛰어난 SUV가 메운다. 가장 유력한 건 플래그십 SUV X7의 스포츠 버전, X8이다. 아우디가 Q7에 이어 Q8을 내놓았듯 X7을 바탕으로 쿠페형 SUV 스타일과 강력한 주행성능을 더한다. 이를 통해 X1부터 X8에 이르는 SUV 풀 라인업을 구축하고, 고급차와 SUV가 날개 돋친 듯 팔리는 중국 시장을 정조준 한다. 큰 차체에 힘입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과 600마력 이상의 최고출력을 내는 X8 M도 함께 준비된다.

그 밖에도 X1, X2의 M 버전, X1의 7인승 버전 등 다양한 SUV 가지치기 모델을 추가해 위축된 판매량을 회복하고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것이 BMW의 중장기 전략이다. 이러한 라인업 정비는 2020년부터 향후 7~8년에 걸쳐 이뤄진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BMW의 이러한 전략은 경쟁사들과는 다소 대조적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SUV 라인업 확충과 더불어 승용 부문에서도 세그먼트 별 쿠페와 컨버터블을 추가하고 고성능 브랜드 메르세데스-AMG의 전용 모델까지 출시하는 등 촘촘한 ‘라인업 늘리기’에 나서고 있다. 그에 반해 쿠페와 컨버터블을 줄이고 SUV에 ‘선택과 집중’하는 BMW의 전략은 승용 모델을 적극적으로 단종 중인 미국의 포드, GM 등과 유사하다는 평가다.

한편, BMW는 SUV 외에도 전동화에 보다 많은 역량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2013년, 프리미엄 브랜드 중에서는 비교적 일찍 순수전기차 i3를 출시한 BMW지만, 이후에는 이렇다 할 전기차를 선보이지 않고 있다. BMW는 X3 기반의 전기 SUV iX3를 시작으로 전기 세단 i5 등을 출시하고, 내연기관 모델들에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추가하는 등, 향후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전동화와 SUV의 투-트랙 전략을 내세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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