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슈퍼카 ‘살린’ 中서 초소형 전기차와 SUV 공개

  • 입력 2019.07.24 13:01
  • 수정 2019.07.24 13:25
  • 기자명 김이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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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슈퍼카를 표방하던 미국의 슈퍼카 제조사이자 고성능 튜너, 살린(Saleen)이 중국에서 초소형 전기차와 SUV 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저렴한 대량생산모델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한 뒤, 차세대 슈퍼카 개발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자본의 품에 안긴 살린이 종합 완성차 브랜드로 부활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장쑤 살린 자동차는 지난 22일 신차발표회를 갖고 3종의 신차를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찰스 왕 살린 회장, 스티브 살린 부회장 등이 참석했으며, 영화배우 제이슨 스타뎀, 전 EXO 멤버이자 가수 크리스 우 등 유명인사들이 무대에 올라 살린의 컴백을 축하했다.

행사의 주인공은 지난 2000년 출시된 살린의 첫 슈퍼카, S7의 최신 버전인 S7 르망이다. 캘리포니아의 미국 살린 공장에서 만들어져 공수된 S7 르망은 외관 상 기존 S7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7.0L V8 트윈터보 엔진을 탑재하고 무려 1500마력의 최고출력을 낸다. 이론 상 최고속도는 시속 480km, 시속 0-100km 가속 시간은 2.2초로 지구 상에서 가장 빠른 하이퍼카의 자리를 노린다. 가격과 구체적인 출시 시기는 미정이지만, 한정 수량이 생산될 예정이라는 설명이다.

S7보다 더 이목을 끈 건 살린이 처음으로 선보인 다른 양산차들이다. 살린은 S7을 출시한 이래로 특별한 신차를 출시한 적 없다. 그나마 스포츠카 S1을 공개한 적은 있지만 아직 양산에 이르지 못했다. 오랫동안 스포츠카 제작과 머스탱 등 아메리칸 머슬카 튜닝에 몰두했던 살린이 전혀 다른 카테고리의 완성차를 공개했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마이마이(MaiMai)는 살린 최초의 전기차다. S7, S1 등 다른 모델과의 유사점을 찾기는 힘들다. 2인승 초소형 차체의 도심형 전기차로, 1회 충전으로 최대 305km(NEDC기준) 주행이 가능하다. 최고출력은 동급 모델 중에서는 비교적 고성능인 109마력 수준이다. 신차발표회 현장에서는 레이스카처럼 꾸민 쇼카도 공개됐지만, 쇼카가 양산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마지막 신차는 MAC라는 이름의 럭셔리 SUV다. 살린 브랜드로 SUV가 출시되는 것 또한 이번이 처음이다. MAC는 외관과 400마력의 출력을 낸다는 것 외에 어떤 구체적인 정보도 공개되지 않았다. 주요 경쟁상대는 포르쉐 카이엔, 마세라티 르반떼 등 럭셔리 SUV다. 2020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살린의 미들급 스포츠카, S1의 소식도 전해졌다. S1은 2017년 LA에서 최초 공개된 뒤 그해 말 양산될 예정이었지만, 양산이 연기된 뒤 이렇다 할 소식이 없었다. 살린에 따르면 S1의 일반도로용 버전은 아직 출시되지 않았지만, 미국에서 치뤄질 S1 원메이크 레이스를 위한 출전 접수는 받고 있다. 출전 비용은 회당 4만 2000달러(한화 약 4950만 원), 연간 8회 전체 출전 시 16만 8000달러(한화 약 1억 9800만 원)다.

이 같은 살린의 변신은 외신에서 뜨거운 감자다. 미국이나 유럽 자동차 회사가 중국 자본에 매각되는 일은 이제 별로 놀랍지 않지만, 수제 슈퍼카만 만들던 회사가 대량생산 자동차 브랜드로 바뀌는 건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살린의 이런 변신은 예고돼 있었다. 살린은 지난 2017년 11월, 중국 장쑤성의 자동차 기술 개발 업체인 ‘장쑤 세코(Jiangsu Secco)’에 인수됐다. 장쑤성의 루가오 시는 중국 정부가 지정한 자동차 산업 특구로, 살린에 대한 막대한 투자는 물론 향후 자동차 생산을 위한 공장, 기술연구소까지 마련됐다.

찰스 왕 장쑤 세코 회장은 살린의 회장 겸 CEO로 취임하면서 “살린을 포르쉐와 같은 브랜드로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시장이 급성장 중이고 수익성도 뛰어난 럭셔리 SUV, 중국 시장에서 볼륨을 확대할 수 있는 초소형 전기차 등 볼륨 모델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한 뒤 S7, S1 등 슈퍼카 개발에 역량을 투입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이러한 살린의 행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볼륨 마켓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후발주자가 뛰어들기는 녹록치 않은데다, 살린의 인지도도 포르쉐나 마세라티 등 경쟁 브랜드에 비할 바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이번 행사를 통해 공개된 차량들도 구체적인 출시 시기나 가격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실제 양산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살린의 부활을 확신할 수 없다는 평가다.

어쨌거나 살린의 부활을 꿈꿨던 마니아라면 환영할 만한 일이다. 살린은 이르면 내년부터 신차들의 본격적인 양산 준비에 착수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생산되는 S7을 제외하면 마이마이, MAC, S1은 모두 중국 장쑤성의 새 공장에서 생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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