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E 400 카브리올레 '일 년 중 하루라도 충분'

  • 입력 2019.07.16 08:00
  • 수정 2019.07.16 08:31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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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서 지붕을 열고 달리면 세상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자유가 느껴진다. 맨발로 푸른 언덕을 한달음에 내달리듯 청명한 공기는 두 뺨에 부딪히고 가벼운 발놀림에 쿡쿡 치고 나가는 차체와 귓전을 맴도는 엔진음이 거짓말처럼 따라온다. 이 모든 것들을 나와 당신 그리고 뒷자리 모두가 함께 누릴 수 있다는 부분은 이 차의 가장 큰 장점이다. 기후와 사회, 환경적 영향으로 일 년 중 제대로 지붕을 개폐할 수 있는 날들이 손에 꼽힐 만큼 적더라도 괜찮다. 단 하루, 한 시간이라도 열 수 있다는 것에 충분한 가치를 지녔다.

메르세데스-벤츠의 E 400 카브리올레는 차명에서 짐작되 듯 수입 베스트셀링 E 클래스를 기반으로 제작된 4인승 오픈탑 모델이다. 패브릭 소재 소프트탑은 클래식한 멋과 함께 E 클래스의 유려한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하고 여느 오픈카의 이기적 공간 구성과 달리 탑승자 4인 모두가 편안하고 안락한 승차감을 전달받을 수 있도록 구성됐다. 장거리 주행에도 손색없는 승차감은 에어 서스펜션을 기본 적용하고 3.0리터 6기통 가솔린 엔진에서 발휘되는 여유로움에서 찾을 수 있겠다.

먼저 해당 모델의 차체 사이즈는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4840mm, 1860mm, 1440mm에 휠베이스 2875mm로 일반 E 클래스 세단에 비해 전장이 약 80mm 짧고 휠베이스 역시 조금 줄어들었다. 다만 줄어든 길이 만큼 공간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루프가 개폐된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한 보상을 얻을 수 있다.

시승차의 외관 디자인은 AMG 라인 익스테리어 패키지가 더해져 보다 스포티한 모습을 연출한다. 먼저 크롬핀 장식 다이아몬드 라디에이터 그릴은 브랜드에 대한 존재감과 함께 라인업 중에서도 꽤 고급스러움을 풍기는 요소다. 여기에 풀 LED 방식 헤드램프는 적당한 비례감으로 깔끔함을 연출하고 길게 뻗은 보닛, 완전 개폐식 측면 유리, 20인치 AMG 멀티 스포크 알로이 휠 등은 카브리올레의 역동성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측면은 팽팽하게 당겨진 소프트탑이 윈도우와 함께 근육질의 후면부로 조화롭게 이어지며 우아하면서도 날렵하게 흐르는 라인을 완성했다. 여기에 길게 뻗은 형태의 숄더 라인은 4인승 카브리올레 모델의 스포티한 외관 분위기를 연출한다. 또한 소프트탑이 닫혀있을 때는 E 클래스 쿠페와 유사한 실루엣으로 완벽한 비율을 자랑한다. 후면부는 양쪽 돌출형 머플러를 잇는 크롬 장식과 함께 직사각형 형태로 자리 잡은 테일램프를 통해 심플하면서도 과하지 않은 멋을 부렸다.

다소 심심한 E 400 카브리올레의 외관 디자인에 비해 실내는 꽤 화려하고 고급스럽다. 인테리어 대부분의 소재들은 고급 가죽과 크롬으로 채워지고 운전석에 앉아 가장 먼저 시선이 머무는 전면부는 화려한 디지털 그래픽으로 구성된 2개의 12.3인치 대형 디스플레이가 배치됐다. 여기에 외관과 동일하게 실내 역시 AMG 라인 인테리어 패키지의 적용으로 D컷 스포츠 스티어링과 검은색 피아노 라커 센터 콘솔, 나파 가죽 시트, 와이드 스크린 콕핏, 인조가죽 대시보드, AMG 스포츠 페달과 플로어 매트로 스포티한 성향은 더욱 짙고 화려함은 배가된다.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상단에 자리한 디스플레이는 시인성이 매우 뛰어나고 운전자는 물론 동승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전달한다. 스티어링 휠에 위치한 터치식 버튼을 이용해 취향에 따른 그래픽 설정과 다양한 메뉴를 선택할 수 있다. 물론 센터콘솔에 위치한 이상하게 생긴 버튼으로도 가능.

루프 개폐는 콘솔 쪽 버튼을 이용해 손쉽게 조작 가능한 방식으로 50km/h 이하의 속도에서도 20초 이내 개폐가 가능하며 차량 밖에서도 스마트키를 이용해 여닫을 수 있어 편의성을 높였다. 또한 하드탑에 비해 당연히 무게는 더욱 가볍고 시각적으로도 아름다운 실루엣을 연출하는 E 400 카브리올레의 소프트탑은 3겹으로 구성돼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며 의외의 정숙성 또한 경험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운전자와 동승자의 경우는 헤드레스트 아래쪽 에어스카프 시스템으로 인해 계절에 관계없이 늘 여유로운 오픈 에어링을 즐길 수 있다.

E 400 카브리올레의 파워트레인은 3.0리터 V6 가솔린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가 짝을 이뤄 333마력의 최고 출력과 48.9kg.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특히 토크의 경우 1600rpm~4000rpm에서 최대 토크가 발생해 비교적 낮은 엔진회전수를 시작으로 폭넓은 영역까지 부족함 없는 엔진의 맛을 볼 수 있는 부분이 특징. 주행모드는 역시 센터콘솔에 자리한 위아래 조작 버튼을 이용해 에코, 인디비주얼, 컴포트,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까지 총 5가지를 지원한다.

일반적인 그러니까 스포츠 플러스 모드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행 모드에서 자동차 반응은 안락하고 편안한 승차감과 부드러운 달리기 성능에 초점이 맞춰진 분위기다. 각 모드에 따른 변별력을 체감하기에는 일반 시내 구간에선 무리다. 다만 스포츠 플러스 모드는 앞선 것과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모드 변경과 함께 차체 성향이 완전 바뀌는 느낌으로 가속페달에 반응이 매우 예민하게 변경되고 엔진과 배기음이 귓전을 맴돈다. 앞서 부드럽게 이어지던 변속기 또한 머리채를 움켜쥐고 흔들듯 툭툭 끊어지며 고성능 스포츠카를 운전하는 느낌이다. 이런 조작감은 루프를 열고 달릴 때 보다 직접적으로 운전자에게 전달된다. 카랑카랑한 엔진음과 적당한 배기음에 바람 소리가 함께 더해져 오픈에어링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자유와 여유가 동시에 전달된다.

한편 이 밖에 E 400 카브리올레의 경우 안전한 주행을 위해 차체 강성을 향상시키고 첨단 전복 방지 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안전성 부분에도 많은 신경을 기울인 부분도 눈에 띈다. 차체 대부분은 다이 캐스트 알루미늄 및 강철 시트로 구성하고 알루미늄 하이브리드 디자인의 인텔리전트 경량 구조를 적용했다. 여기에 예기치 못한 충돌을 대비해 카브리올레 모델만을 위해 고안된 롤-오버 프로텍션 시스템이 적용하는 등 달리기 성능 만큼이나 안전성 또한 만족스럽다. 메르세데스-벤츠의 E 400 카브리올레의 가격은 966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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