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자율주행차 대회 1위 한기대, 열정은 공동 1위
[현장에서] 자율주행차 대회 1위 한기대, 열정은 공동 1위
  • 김흥식 기자
  • 승인 2019.07.11 0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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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 전국 11개 대학 12개 팀이 1년 4개월간 밤을 새워가며 공들여 개발한 무인 완전 자율주행차의 실력은 녹록지 않았다. 10일, 경기도 화성 자동차안전연구원 케이시티(K-CITY)에서 열린 '2019 대학생 자율주행자동차 경진대회'는 무인 자율주행차가 정해진 코스를 얼마나 빨리 통과하는가로 승부가 갈린다.

그냥 달리기만 하면 되는 것은 아니다. 무단횡단 보행자가 갑자기 도로에 뛰어들기도 하고 공사 구간, 짧게 이어진 교차로 신호등에 대처해야 하는가 하면, 사고로 도로 한가운데에 어지럽게 세워져 있는 차량을 피해서 달려햐 한다. 특히 후방에서 빠르게 달려오는 응급 차량에 차로를 양보하고 하이패스 톨게이트를 통과할 때, 정해진 속도를 지켜야 한다.

아무리 빠르게 달려도 정해진 미션에 실패하면 감점을 받는다. 학생들은 현대차가 제공한 i30와 제작 지원금 7000만 원, 그리고 현대차 그룹 남양연구소 등 자율주행차 개발 담당 연구원의 자문 등을 받아 가며 지난 16개월 동안 고민하고 연구해가며 직접 제작한 완전 무인 자율주행차로 이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자율주행차의 미션 수행 능력은 놀라운 수준으로 발전했다. 장웅진 상무(현대차그룹 자율주행센터장)는 "올해로 14번째 열리는 이번 대회는 초기 때 기본적인 장애물이나 비교적 쉬운 코스도 구현하지 못해 탈락하는 팀이 많았는데, 수준이 향상되면서 앞으로 더 어려운 미션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고민을 해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대회에 참가한 자율주행차는 대학생이 만들었다고는 믿기 힘들 정도의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다. 갑자기 도로에 뛰어든 무단 횡단자를 인지해 스스로 급제동을 하고 사고로 여러 개의 차로에 걸쳐 복잡하게 세워져 있는 차량을 피해 좁은 공간으로 빠져나가는 회피 능력, 무엇보다 응급 차량이 접근하자 빠르게 차로를 비워주고 다시 복귀하는 자율주행 능력을 대부분의 팀이 완벽하게 보여줬다.

이날 경기를 마친 포항공대(IMCar팀) 김인환 학생은 "인공지능처럼 운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많은 노력을 했다"라며 "미션으로 제기되는 여러 변수를 사람의 생각이나 판단으로 대응할 수 있게 했다"라고 말했다. 현대차 남양연구소 소속인 한 대회 관계자는 "자율주행차 연구에 자문해주면서 놀란 것은 학생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열정이었다"라며 "직선로나 곡선로의 자율주행차 주행 속도나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매년 놀라운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예산과 본선으로 나뉘어 치러진 이번 대회 우승은 한국기술교육대 파로스(PHAROS, 기계공학과)팀이 차지했다. 랩타임 합산 기록은 08:42.96(분)으로 2위 성균관대(09:27.39)를 1분여 차이로 제쳤다. 카이스트(유레카_AI, 14:25.28)와 계명대(BISA, 14:25.63)는 0.4초도 안 되는 찰나의 차이로 순위가 갈렸다. 포디엄에 오른 상위권 입상자에게는 푸짐한 부상이 주어졌다.

1위 팀에는 상금 5000만 원과 미국 해외 견학, 2위 팀에는 상금 3000만 원과 일본 견학, 3위 팀에는 상금 1000만 원에 주어졌다. 나머지 팀은 도전상(상금 200만 원)을 받았다. 이날 대회에서는 잘 달리던 자율주행차가 까닭 없이 멈춘 후 그 자리에서 굳히기에 들어가고 엉뚱한 방향으로 속도를 내거나 신호를 무시하고 회피해야 할 공사 구간을 일부러 찾아다닌 경우도 있었다. 미션 실패로 감점을 받자 덩치 큰 한 학생이 울음을 터뜨려 경기 해설을 맡은 현대차 연구원이 울컥하는 일도 있었다. 

그러나 16개월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자율주행차를 만들어 왔던 이들은 같은 팀뿐만 아니라 다른 대학팀과도 서로를 격려했다. 작든 크든 실수 하나도 이들에게 값진 경험이 된 듯했다. 한 학생은 "오늘로 대회는 끝나지만, 자율주행차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과정, 아이디어 등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시간들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부족한 것을 보태고 가진 것을 서로 나누어 보자는 얘기였다. 순위는 가려졌지만, 열정만큼은 모든 팀이 우승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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