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뉴 620d GT, 1800ℓ의 광활한 공간과 예리한 추종력

  • 입력 2019.07.05 08:43
  • 수정 2019.07.05 08:49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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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BMW 뉴 6시리즈 그란투리스모 620d(620d GT)를 시승했다. 쿠페처럼 날렵한 외관에 여유 있는 공간을 갖춘 모델로 왜건과 SUV 사이에 위치하는 차종으로 보면 된다. 6시리즈라는 모델명이 처음 사용된 것은 1976년 제네바 모터쇼다.

5시리즈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쿠페와 컨버터블이 6시리즈의 시작이었고 2010년 5시리즈 그란투리스모, 2011년 6시리즈 그란투리스모가 차례로 선을 보였다. 6시리즈의 쿠페와 컨버터블은 8시리즈로 승격이 됐다. 620d GT의 가장 큰 특징은 7시리즈의 플랫폼을 공유해 BMW 세단 라인업 가운데 가장 넓은 적재공간을 가졌다는 점이다.

기본 610ℓ의 트렁크 적재 용량은 버튼 하나로 2열 시트(40:20:40)를 접어 최대 1800ℓ까지 확장된다. 트렁크 바닥을 들추면 작은 소품을 수납할 수 있는 별개의 공간도 숨겨져 있다. 트렁크뿐만이 아니다. 뒷좌석 공간은 3개의 풀 사이즈 시트가 제공되고 레그룸, 헤드룸, 성인 3명이 타도 여유가 있는 숄더룸을 제공한다.

최대 3개의 유아용 시트를 아이소픽스(ISOFIX)를 통해 쉽게 고정할 수 있도록 했다. 계기판과 인테리어 도어 트림은 수평을 강조했고 BMW 세단의 다른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은 구성을 하고 있다. 이전과 달라진 것은 센터 콘솔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는 독립형 10.25인치 터치스크린 형태로 변경됐고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면적이 70% 증가한 정도다.

디스플레이 키로 좁은 공간에 주차하는 리모트 컨트롤 파킹, 파킹 어시스트, 무선으로 연결되는 애플 카플레이와 같이 BMW만의 차별화된 사양도 적용이 됐다. 그러나 목적지를 찾아가는 내비게이션의 정확도, 터치식으로 변경된 공조 장치 버튼은 여전히 불안했다.

방향을 바꿔도 되는 교차로를 지나쳐 유턴하도록 안내하고 눈앞에 목적지가 있는데도 남은 거리가 몇 km로 표시되기도 하고 엉뚱한 길을 돌게 했다. 사용 빈도가 가장 많은 공조 장치, 시트 열선과 통풍 기능을 사용할 때마다, 너무 작은 터치 버튼을 조작하는 불편도 감수해야 했다.

에어컨, 통풍 시트가 작동할 때 나는 소리는 엔진 소리보다 크게 들린다. 장시간 운전을 알 때, 이 소음을 지속해서 감당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통풍 시트를 끄고 에어컨의 바람 세기를 낮추기도 했다. 또 하나 620d GT에 적용되는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스티어링과 차선제어 보조 기능이 포함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이 정확성도 만족스럽지가 않다.

BMW는 진보된 반자율 주행기술로 소개하고 있지만 예리함이 떨어진다. 차선을 놓치는 일도 많았고 차선 이탈을 경고하고 유지해 줄 때의 반응도 너무 거칠었다. 대신 강심장을 달고 있다. 파워트레인은 4기통 트윈파워 터보 디젤로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복합연비는 13.4km/ℓ.

BMW의 디젤 라인업이 대개 그런 것처럼 눈을 감고 있으면 가솔린 엔진과 차이를 느낄 수 없을 만큼 아이들링 감성이 뛰어나다. 정지했을 때 나타나는 디젤 모델의 가벼운 진동이나 소음까지 완벽하게 억제돼 있다. 부드러운 발진, 속도를 높이고 낮출 때도 다르지 않다.

스포츠 모드에서 급가속할 때, 배기음이 제법 거칠어 지면서 우직하고 경쾌하게 속도를 올려주는 가속감도 뛰어나다. 620d GT의 100km/h 가속 시간은 7.9초다. 5090mm의 짧지 않은 전장과 1540mm의 전고로 세단 이상의 가속력을 발휘할 수 있는 비결이 있다.

차체와 섀시 구성요소에 알루미늄, 고강도 소재를 확대 적용해 이전 모델보다 공차 중량(1895kg)을 120kg이나 줄였고 전면부 에어커튼과 액티브 리어스포일러를 장착해 공기저항 계수를 0.28 Cd로 낮춘 덕분이다. 일반적인 세단보다 높다.

620d GT의 액티브 리어 스포일러(시속 110km 자동 전개)는 공기 역학적 효율성에 더해 고속 주행에서 나타나기 쉬운 리프트 현상을 줄여 노면과의 밀착도를 높여준다. 거칠게 다뤄도 큰 덩치가 쉽게 추종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굽은 길, 브레이킹 포인트를 잡고 킥 다운으로 다잡아 최대한 급가속을 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총평>

수입차도 예외가 아니어서 세단이나 SUV가 아닌 차종의 판매는 신통치가 않다. 그란 투리스모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620d GT도 왜건에 가까운 스타일과 기능을 갖고 있어 BMW 코리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유럽에서의 인기 그리고 국내에서 3시리즈 그란 투리스모를 가진 소유자의 만족도는 의외로 높다. 다른 무엇보다 BMW의 이름값을 하는 완벽한 주행성능에 SUV급 공간이 주는 활용성 때문이다.

시승기로 소개된 뉴 6시리즈 그란투리스모는 아직 국내 판매를 시작하지 않은 모델이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630d xDrive 그란투리스모의 가격은 9190만 원이다. 620d GT는 이보다 합리적인 가격대에 출시가 예상된다. BMW의 다양한 장점을 맛보기 위해서 기다려 볼 만한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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