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로엥 뉴 C3 에어크로스 '신혼집 거실에 앉은 기분'

  • 입력 2019.07.03 08:00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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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기억을 더듬어 무리 중 가장 빠르게 살림을 차린 친구의 신혼집을 처음으로 방문한 적이 있었다. 운 좋게 서울 외곽 신축 아파트 소규모 평수를 시작으로 둥지를 튼 녀석의 신혼집은 화장실 비누는 물론 TV와 냉장고 등 모든 것들이 새로 구입한 물건으로 채워지고 작지만 아담한 한마디로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가득했다.

최근 시승한 시트로엥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뉴 C3 에어크로스'의 실내에서 그 느낌이 스쳤다. 친구의 신혼집 거실에 앉은 듯 눈길 머무는 모든 곳 익숙한 것들은 새로운 모습으로 낯설게 느껴지고 편안한 듯 살짝 어색한 느낌이 든다. 나는 모르겠으나 막연하지만, 집주인에게는 손님의 어색함이 안락함으로 여겨졌을 것으로 짐작된다. 여하튼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의 첫 느낌은 적어도 이제는 익숙하고 진부한 비슷비슷한 콘셉트의 소형 SUV 중 뚜렷한 컬러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은 분명하다.

지난 4월 국내 출시된 시트로엥의 플래그십 C5 에어크로스와 함께 브랜드의 글로벌 SUV 라인업 강화 전략을 이끄는 핵심 모델로 등장한 C3 에어크로스는 2017년 첫 출시 이후 이미 해외 시장에서 20만대 이상의 누적 판매를 기록하며 경쟁모델 중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발휘 중이다. 특히 효율성을 차량 구매에 가장 큰 덕목으로 여기는 유럽 시장에서 C3 에어크로스의 존재감은 더욱 빛나는 모습. 지난해에는 유럽 오토베스트 '베스트바이'와 아거스 어워드를 통해 '올해의 차'에 선정되는 등 상품성 부분에서도 일부분 검증을 거쳤다.

C5 에어크로스를 축소한 듯 닮은 C3 에어크로스의 외관 디자인은 곳곳에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한 둥근 사각형 요소를 적용하고 외장색상과 대비되는 포인트 컬러를 사용한 액세서리를 헤드램프와 루프바, 사이드뷰 미러캡, 휠센터 캡 그리고 쿼터 글라스 등에 적용하며 톡톡 튀는 감성을 연출했다.

전체적인 차체 크기는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4160mm, 1765mm, 1650mm에 휠베이스 2605mm로 쌍용차 신형 티볼리와 비교해 전장과 전폭이 각각 65mm, 45mm 짧고 좁지만, 전고에서 35mm가 더 높은 부분이 특징이다. 또 상대적으로 65mm 차이를 보이는 전장에 비해 휠베이스는 5mm 짧아 실내 공간은 나름 알차게 구성된 모습이다. 특히 C3 에어크로스의 1650mm에 이르는 전고와 175mm의 최저 지상고는 실내 여유로운 헤드룸과 운전석 넓은 시야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동급 경쟁모델에서 장점으로 꼽겠다.

이 밖에 외관 디자인에서 짧고 높은 보닛과 앞뒤 스키드플레이트, 플라스틱을 덧 씌운 휠하우스, 툭 튀어 나온 루프바 등을 통해 작지만 SUV 본연의 역동성을 강조했다. 또 전면부 LED 주간주행등을 차체 위쪽으로 배치하고 하단으로 그 밖의 램프를 따로 빼낸 디자인, 그릴의 둥근 사각형 패턴 등을 통해 C3 에어크로스만의 독창적 이미지를 연출한다.

실내는 신혼집 거실 소파를 연상시키는 패브릭 소재와 외부에서 만났던 둥근사각형 모양 패턴이 곳곳에 자리를 잡으며 신선하다. 시트의 착좌감은 편안하고 1열의 경우 열선 시트를 제공하는 수동 조절식은 좀 아쉽다. D컷에 가까운 운전대는 손에 움켜쥐는 느낌이 적당하고 앞쪽 계기판은 가운데 약 2인치 정도의 디스플레이를 제외하면 클래식한 디자인이다. 좌측으로 속도계, 우측으로 타코미터 그 밖에 위아래 쪽에서 다양한 차량 관련 정보를 아날로그식으로 전달한다. 시인성 부분에선 우수한 편이고 여느 경쟁차와 비교해 디지털 도입에선 조금 아쉽다.

대부분이 만족스러운 C3 에어크로스의 실내에서 몇 가지 아쉬운 혹은 향후 개선 필요성이 있을 부분을 꼽으라면 이유 없이 큰 핸드브레이크로 인해 센터 콘솔과 중앙 컵홀더의 부재, 그리고 뒷좌석 열선 시트의 부재 등을 지목하겠다. 이 밖에는 트렁크 공간에서 기본 410리터 뒷좌석을 모두 접을 경우 1289리터까지 제공하는 넉넉한 크기의 수납공간 그리고 조수석 또한 앞쪽으로 폴딩이 가능해 약 2.4미터 가까운 긴 짐 또한 실을 수 있도록 설계된 부분 등 경쟁모델에 없는 찾고 알아 갈수록 신기한 요소들로 채워졌다.

C3 에어크로스의 파워트레인은 1.5리터 블루HDi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최고출력 120마력, 최대토크 30.61kg.m을 발휘한다. 토크의 경우 실사용영역인 1750rpm에서 발생해 일상적 주행패턴에서 배기량과 출력에 대한 불만은 없겠다. 또한 약 4.1미터의 차체 크기와 1.3톤의 공차중량을 고려하면 더욱 이러한 생각은 굳어진다.

오히려 PSA그룹 차량의 특징적인 민첩한 핸들링과 맞물려 경쾌한 가속감과 움직임을 마주한다. 다만 디젤엔진 특유의 소음과 진동은 작은 차체로 인해 보다 공격적으로 실내로 침투된다. 정차는 물론 저속에서 지속적으로 거친 엔진음 그리고 상황에 따라 저단에서 특히 툭툭 끊어지는 변속감 등은 아쉬운 부분.

이 밖에 C3 에어크로스에는 경쟁모델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노면 상황에 따른 구동력과 제동력 조절 시스템 이른바 그립컨트롤의 탑재로 안정성을 높이고 내리막길 주행보조장치, 후측방 경고, 차선이탈 경고 등의 다양한 주행안전보조 장치는 장점으로 꼽겠다.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의 국내 연비는 복합 14.1km/ℓ로 인증을 마쳤으며 이날 서울 도심을 위주로 시승을 한 뒤 계기판 연비는 이 보다 소폭 낮은 13.8km/ℓ를 기록했다. 국내 판매되는 C3 에어크로스의 가격은 사양에 따라 2925만~3153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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