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빠진 캐딜락 V, 실망은 이르다 “더 강력한 V 개발중”

  • 입력 2019.06.10 14:00
  • 기자명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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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의 프리미엄 브랜드 캐딜락이 얼마 전 새로운 퍼포먼스 세단 CT4-V와 CT5-V를 공개했지만,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캐딜락 팬들의 원성만 샀다. 그도 그럴 것이 각각 동급 최강의 퍼포먼스 세단을 자처하던 ATS-V와 CTS-V의 후속임에도, 오히려 기존 대비 성능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실망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캐딜락의 전언이다. 기존에는 최상급 퍼포먼스 모델에만 붙여지던 고성능 브랜드 ‘V’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는 것. 이 소식통에 따르면 마니아들을 다시 열광케 할 강력한 퍼포먼스의 V를 조만간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캐딜락은 지난 6월 1일 개최된 인디카 디트로이트 그랑프리에서 기존의 ATS-V와 CTS-V를 계승할 고성능 V 시리즈의 테스트 카를 공개했다. 이들은 위장 패턴으로 둘러싸여 정확한 형태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앞서 공개된 CT4-V와 CT5-V보다는 훨씬 공격적인 스타일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과격해진 전면 디자인이다. 앞서 공개된 V 시리즈 모델들보다 훨씬 큰 공기 흡입구를 갖춰 한결 공격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사다리꼴 형태의 위장막으로 전면부를 둘러쌌지만, 그 안쪽에는 캐딜락 특유의 쐐기형 전면부 디자인이 적용된 걸 확인할 수 있다.

CT4-V의 경우 고성능 버전에는 다운포스를 강화하기 위한 대형 립 스포일러가 장착된 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 그 밖에 휠이나 리어 디퓨저 등 곳곳의 디자인 요소에서 가벼운 V와 본격적인V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확연히 다른 디자인만큼이나 성능의 차이도 클 전망이다. 먼저 공개된 CT4-V는 실버라도 트럭에 쓰이던 2.7L 직렬 4기통 터보 엔진을 얹고 320마력의 최고출력을 낸다. CT5-V는 CT6에 탑재되던 3.0L V6 트윈터보 엔진을 탑재하고 355마력의 최고출력을 낸다. 둘 다 결코 낮은 성능은 아니지만, 각각 464마력, 640마력을 내던 ATS-V와CTS-V에 비하자면 초라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상위 버전의 V 시리즈는 기존과 같거나 더 강력한 성능을 갖춘 엔진을 탑재할 예정이다. CT4-V 상위 버전은 기존의 3.6L 트윈터보 엔진을 좀 더 다듬어 500마력대에 육박하는 최고출력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CT5-V 상위 버전 역시 CT6-V에 탑재된 4.2L V8 트윈터보 엔진을 똑같이 얹고 550마력 안팎의 최고출력을 발휘한다. 혹은 기존 CTS-V와 마찬가지로 6.2L V8 슈퍼차저 엔진을 탑재할 수도 있다.

캐딜락이 이처럼 V 시리즈를 두 단계로 확장하는 것은 늘어나는 고성능 모델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BMW M, 메르세데스-AMG등 선진국 시장에서 고성능 모델에 대한 요구는 갈수록 증가 추세다. 특히 극한의 퍼포먼스를 내는 하드코어 고성능 모델이 아니더라도, 일상 주행에서 운전 재미와 여유로운 출력을 누릴 수 있는 로우엔드(low-end) 고성능차를 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BMW가 일반 모델에도 M 퍼포먼스 라인업을 확대하고, 메르세데스-AMG가 AMG35, AMG53 등 로우엔드 AMG를 확충하는 것도 이러한 까닭이다.

캐딜락 역시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고성능 모델을 두 단계로 나누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앞으로 출시될 상위 모델들에게는 독자적인 서브네임을 부여하고 이를 통해 구분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캐딜락이 상표권 등록을 마친 블랙윙(Blackwing)이 유력한 서브네임 중 하나로 거론된다.

그러나 이 같은 캐딜락의 라인업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장기적 비전 없이 매 순간 시장 트렌드에 따라 부화뇌동하는 탓에 일반 고객들의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것. 특히 최근 GM의 공장 감축과도 맞물려 있어 새로 출시되는 V 시리즈도 얼마 가지않아 단종되는 것 아니냐는 자조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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