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콘셉트카 #10 자동차라 쓰고 탐사선을 만든 '르노, 라쿤'

  • 입력 2019.06.10 13:00
  • 수정 2019.06.10 13:15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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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쇼의 꽃으로 불리지만 콘셉트카는 난해하다. 생김새는 물론이고 적용될 것이라는 첨단 기술의 실현 가능성까지 해석이 쉽지 않다. 콘셉트카는 판매보다 완성차 메이커의 실력을 과시하기 위해 만들어진다. 디자인은 물론, 기술의 한계도 콘셉트카에는 없다. 그래서 더 기괴하고 파격적인 콘셉트카가 모터쇼에는 경쟁적으로 등장한다. 소비자가 어떤 트랜드에 관심을 갖는지, 여기에 맞춰 신차 개발 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1897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가 세계 최초로 열린 이후 지금까지 콘셉트카가 '모터쇼의 꽃'으로 불리며 집중 조명을 받았다. 이 때문에 완성차 메이커는 과욕을 부리기도 하고 그래서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무리한 콘셉트카'도 제법 등장했다. 모터쇼에 모습을 드러냈으나 브랜드의 무리수가 돋보인 최악의 콘셉트카를 연재한다.

# 자동차라 쓰고 탐사선을 만든 '르노, 라쿤 콘셉트'
이름 모를 소행성에서 만날 것 같은 비쥬얼의 사진 속 자동차는 1992년 르노가 내놓은 '라쿤(Racoon)' 이란 이름의 콘셉트카다. 생김새 만큼 다양한 기능과 어디든 달릴 수 있는 4WD 시스템이 특징인 해당 모델은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세상에 공개되며 주목을 받았다. 르노는 라쿤 콘셉트를 통해 미래 이동성에 대한 브랜드의 철학을 표현했다고 밝혔다.

극단적으로 짧아진 앞뒤 오버행과 대형 타이어에 가늠 조차 쉽지 않은 승하차 방법 등 일반적인 콘셉트카와 비교해 더욱 상상 조차 힘든 구조로 제작된 라쿤 콘셉트는 다만 외관 디자인에서 차체 중앙에서 앞뒤로 뻗은 대칭형 트레일링 암과 훤히 드러난 구동축을 통해 성향이 한 눈에 파악된다.

기본적으로 오프로드 성향에 맞춰 개발된 라쿤 콘셉트는 V6 트윈 터보차저 엔진이 탑재되고 수동 변속기와 사륜구동 시스템이 짝을 이뤘다. 또한 눈에 띄는 외관 디자인 만큼 실내 탑승을 위해선 차량 전면부 유리를 들어 올려야 가능하다.

2+1의 독특한 구성을 갖춘 라쿤 콘셉트의 실내는 앞쪽 2인승 시트와 뒤쪽 중앙 1인승 시트가 마련됐다. 그리고 현재 일부 양산차에도 적용되는 각종 첨단 시스템들의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시초가 되는 요소들이 곳곳에 마련됐다.

먼저 룸미러를 대신한 카메라와 위성항법장치를 활용한 내비게이션이 실내에 자리한 모니터를 통해 후방 시야는 물론 보다 편리한 주행을 돕는다. 여기에 원격 제어 및 컴퓨터 컨트롤 등 당시로는 혁신적 신기술이 탑재됐다. 실내 인테리어는 외관의 둥근 모양을 닮은 모습에 대시보드를 항공기 조정석을 연상시키는 콕핏(Cockpit) 디자인으로 채택한 부분이 눈에 띈다. 또 운전석 앞쪽으로는 팝업식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마련됐다.

차체 사이즈는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4110mm, 2110mm, 1915mm에 휠베이스의 경우 2448mm에 이른다. 여기에 차제 중량은 1580kg이다. 라쿤 콘셉트는 다양한 도로 환경에서 최적의 주행을 위해 4개의 바퀴는 각각 높이 조절이 가능하고 경사로의 접근과 이탈각이 51도, 61도에 이를 만큼 험로 주행 성능에서 장점을 발휘한다.

3.0리터 6기통 엔진은 최대출력 262마력을 발휘하고 6단 수동 변속기와 맞물려 최대 155km/h의 속력은 물론 정지상태에서 100km/h 도달까지 13.5초에 주파한다. 뿐만 아니라 수륙 양용으로 개발된 라쿤 콘셉트는 최대 5노트로 물 위에서도 이동 가능하다. 다만 라쿤 콘셉트의 이 같은 파격적 디자인을 바탕으로 제작된 르노의 양산형 모델은 찾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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