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콘셉트카 #9 시티카의 원조 '오펠, 트릭스 2004'
최악의 콘셉트카 #9 시티카의 원조 '오펠, 트릭스 2004'
  • 김훈기 기자
  • 승인 2019.06.07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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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쇼의 꽃으로 불리지만 콘셉트카는 난해하다. 생김새는 물론이고 적용될 것이라는 첨단 기술의 실현 가능성까지 해석이 쉽지 않다. 콘셉트카는 판매보다 완성차 메이커의 실력을 과시하기 위해 만들어진다. 디자인은 물론, 기술의 한계도 콘셉트카에는 없다. 그래서 더 기괴하고 파격적인 콘셉트카가 모터쇼에는 경쟁적으로 등장한다. 소비자가 어떤 트랜드에 관심을 갖는지, 여기에 맞춰 신차 개발 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1897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가 세계 최초로 열린 이후 지금까지 콘셉트카가 '모터쇼의 꽃'으로 불리며 집중 조명을 받았다. 이 때문에 완성차 메이커는 과욕을 부리기도 하고 그래서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무리한 콘셉트카'도 제법 등장했다. 모터쇼에 모습을 드러냈으나 브랜드의 무리수가 돋보인 최악의 콘셉트카를 연재한다.

#시티카의 원조 '오펠, 트릭스 2004'
복스홀과 함께 제네럴 모터스 유럽의 핵심 브랜드로 당당히 한 축을 담당하던 독일 오펠(Opel)은 PSA그룹에 인수되기 이전까지 다양한 경차와 소형차 등을 생산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넓혀왔다. 이런 오펠이 지난 2004년 제네바모터쇼를 통해 첫 선을 보인 '트릭스(Trixx)' 콘셉트 역시 작은 차체에도 불구하고 미니밴에 버금가는 다양한 기능을 담아내며 도심형 시티카의 원조격 모델로 알려졌다.

1995년 같은 무대에서 다기능 소형차 '막스(Maxx)'를 선보였던 오펠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테마 아래 트릭스를 개발했다. 당시 오펠의 CEO 칼 피터 포스터의 의뢰로 GM 소유 사브(Saab) 스튜디오에서 설계된 트릭스 콘셉트는 이탈리아의 카로체리아 코지올라에서 제작됐다.

당시 다임러의 스마트 카(Smart car)를 겨냥해 이 보다 실용적 차량 만들기를 위해 탄생한 트릭스 콘셉트카는 도심 내 이동성을 희생하지 않는 수준에서 차체를 최소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제작됐다. 여기에 차체 높이는 1600mm로 확장해 실내 공간과 운전 편의성을 높이고 보행자 충돌 보호 기능이 추가된 보닛 위쪽으로 라디에이터 그릴을 위치시켜 엔진 냉각 효과를 향상시켰다. 또한 앞 오버행은 130mm로 극단적으로 축소시켜 경쟁 모델을 고려한 설계 또한 엿 보인다.

3개의 좌석으로 구성된 트릭스 콘셉트의 실내는 운전석의 경우 전통적인 스윙 타입으로 제작되고 보조석 쪽은 앞뒤 2개의 슬라이딩 방식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좁은 공간의 주차와 뒷좌석 승객의 승하차에 보다 편리하다. 여기에 글라스 루프는 버튼식 슬라이딩 타입으로 뒤쪽 40%가 앞으로 이동해 열리는 구조다. 지붕을 앞으로 열면 대형 화분처럼 높은 짐을 실을 수 있고, 동반석을 완전히 접으면 평평해져 긴 물건을 싣기 편리하다. 차량 후면부는 보다 다양한 크기의 짐과 자전거 등을 손쉽게 적재할 수 있는 별도의 시스템 또한 마련됐다.

네오플랜으로 제작된 뒷좌석은 보조석 개념으로 설계되어 사용하지 않을 경우 간단한 방식으로 접어 넣을 수 있고 운전석을 제외한 모든 좌석을 접을 경우에는 최대 890리터의 적재공간이 마련된다.

화려한 외관에 비해 쉽게 눈에 띄지 않을 수 있는 콘셉트카의 실내는 그러나 스티어링 휠 쪽으로 차량 대부분의 컨트롤 버튼을 위치하고 디스플레이 또한 운전석 앞쪽에 배치해 운전의 집중도를 높이는 등 미래 지향적 디자인을 이룬다. 또 실내 버튼들은 운전자 손이 닿은 범위 내에 정렬하고 운전자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자리했다.

트릭스의 엔진은 1.3리터 직분사 방식 디젤엔진이 탑재되어 최대 112km/h의 속도를 발휘하고 25.6km/ℓ의 연료 효율성 또한 겸비했다. 한편 오펠 트릭스는 슬라이딩 방식 도어의 안전성과 값비싼 생산 원가 등을 이유로 실제 양산형 모델로 제작되지는 못했다. 다만 해당 콘셉트카의 아이디어는 다양한 차원에서 현재 도심형 A세그먼트 차량의 개발에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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