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UX 250h, 딩크족을 위한 프리미엄 소형 SUV의 정석

  • 입력 2019.06.07 08:00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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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인상적이다. 렉서스 라인업 가운데 가장 작은 SUV, 요즘 전 세계 어느 곳에서나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 투입된 'UX' 얘기다. 4월 기준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수입 SUV는 벤츠 GLC 다음이 포드 익스플로러다. 벤츠 GLA, 볼보 XC 60 그리고 같은 달 본격 판매를 시작한 렉서스 UX가 288대로 뒤를 잇고 있다.

뒤늦게 투입됐지만 UX는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렉서스 브랜드 가운데 처음 사용된 GA-C 플랫폼이 UX의 외관과 주행 특성을 최고치로 끌어 올렸다. 이 플랫폼은 무게 중심을 노면에 더 가깝게 낮춰 주행 성능을 안정적으로 발휘하도록 하고 세단에 가까운 낮은 전고의 날렵한 디자인을 갖도록 하는 데 기여했다.

외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엄청나게 큰 라디에이터 그릴을 중심으로 한 전면부다. 세단에서 다소 과장되게 보이는 대형 스핀들 그릴은 UX와 같은 SUV에 이렇게 더 잘 어울린다. 램프 디자인은 화살촉처럼 아주 날카롭다. 그 아래로 수직의 블랙 라인이 안개등까지 반듯하게 이어져 있는 것도 인상적이다.

렉서스는 UX 디자인 컨셉을 보는 각도에 따라 느낌에 변화를 주는 ‘타임 인 디자인'으로 설명한다. 그래서인지 어떻게 보면 세단 같고 또 측후면에서 보면 해치백 같기도 하다. 후면부도 독특하다. 입체감을 상당히 강조하고 있는데, 리어 램프를 보면 일자형 라인에 볼륨을 강하게 줬다.

레이싱 카에서 영감을 얻은 후면 디자인은 고속 주행에서 다운 포스 그리고 롤링을 억제하는데 분명한 도움을 준다. 차체 사이즈는 평범하다.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4495mm, 1840mm, 1520mm에 휠베이스 2640mm, 경쟁 모델들과 비교를 하면 전장은 좀 긴편, 그러나 휠베이스는 열세다.

트렁크는 적재함이 높고 용량(220ℓ)도 많지 않다. 2열 시트를 완전히 접어도 1000ℓ가 안된다. 아래쪽에 작은 공간이 있지만 큰 쓸모는 없다. 렉서스는 UX를 1열의 편의성 위주로 만든 차라고 말했다. 2열과 트렁크 공간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1열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는 데 신경을 썼다는 것이다.

실내는 다른 렉서스 모델과 다르게 소박하다. 크롬 사용이 최대한 자제됐고 알루미늄을 깎아 만든 버튼도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도 콘솔부나 센터페이스는 블랙 메탈이나 잘 다듬은 플라스틱 소재를 쓴 덕에 은은하고 깊이가 있는 고급스러움이 묻어 나온다. 천박하지 않게 소박하다.

클러스터는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혼용한다. RPM이 표시되는 타코 미터가 없고 배터리 충전 상태, 연비, 주행 정보 등이 표시되는 트립 컴퓨터를 왼쪽으로 빼내고 중앙에는 숫자로 표시되는 속도계가 배치됐다. 클러스터는 운전 모드에 따라 배경색이 달라진다.

터치 패드 그리고 암레스트의 앞쪽으로 AVN 버튼이 자리를 잡고 있는 콘솔 부는 복잡하다. 모니터에 정조준해서 터치 패드를 사용하려면 얼마간 애를 먹어야 하지만 숙달이 되면 더없이 편하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 EV 모드 오토 홀드 버튼도 콘솔에 자리를 잡았다.

렉서스는 아주 고집스럽게 UX에도 CD 플레이어를 적용했다. 요즘 보기 드문 것이고 대신 다른 필요한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렉서스는 누군가에게  필요하다고 보고 당분간은 없앨 생각이 없단다. 필요 없으면 안 쓰면 된다는 건데 그래서인지 주의해서 살펴보지 않으면 찾기도 쉽지가 않은 자리에 있다.

스티어링 휠 잡는 느낌은 뛰어나다. 적당한 굵기에 사이즈를 갖고 있고 좌우로 트립 컴퓨터 메뉴,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 안전 운전 보조 사양을 조작할 수 있는 버튼이 자리를 잡았다. 클러스터 하우징 위로 두 개의 뿔이 있다. 오른쪽은 드라이브 모드 셀렉트 다이얼(스포츠 모드, 컴포트 모드, 에코 모드), 왼쪽은 VDC 온, 오프 다이얼이다.

시트는 매우 만족스럽다. 신체 구조에 맞춰서 여러 부위마다 다른 디자인, 패턴을 달리해 착좌감이 뛰어나다. 앞 시트에는 열선, 통풍  기능이 제공된다. 2열 공간은 아쉽다. 무릎, 머리 공간이 SUV 차종답지 않게 답답하다. 공조나 AVN 등을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버튼도 보이지 않는다. 1열을 위한 차가 분명하다.

시승차 UX 200h(AWD)는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과 모터로 시스템 총 출력 183마력, 19.2kgf. 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무엇보다 연비가 끝내 준다. 복합 기준으로 15.9km/ℓ나 되니까 경차보다 좋은  셈이다. 출발할 때, 저속에서는 EV 모드가 활성화돼서 더 조용하다.

급가속하거나 경사로에서 모터의 지원으로 연비를 절약해주고 반응을 빠르게 해주는 것도 UX 250h와 같은 하이브리드카의 장점이다. 좋은 차답게 차체를 험하게 다룰수록 단단하게 조여지는 느낌이 든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속력을 줄이지 않아도 후미를 포함, 어디 한군데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유연하면서도 묵직하게 반응하는 맛이 있다.

이런 특성은 핸들링이나 제동, 주행 성능에도 영향을 준다. 부드럽게 진행을 하면서도 코너를 돌 때, 차선을 바꿀 때, 급제동이나 가속을 할 때, 모든 상황을 큰 무리 없이 받아들인다.

변속기에는 런치 기어(Launch Gear)라는 것이 들어가 있다. 기어비를 잘 세팅해 운전자가 의도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해 주는 시스템이다. 쇽업소버에도 스윙 밸브라는 걸 달아서 롤링이나 노면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현상까지 줄여주기 때문에 승차감, 정숙성은 흠잡을 것이 없다.

<총평>

183km 남짓을 달린 UX 250h의 포인트를 잡자면 3개 정도를 말할 수 있겠다. 우선은 롤링 억제가 탁월했다. 세단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전고를 가진 대개의 SUV는 빠르게 회전을 할 때, 급제동 같은 것을 하면 차체의 요동이 심해지거나 순간적으로 균형을 상실하기 쉽다.

그러나 UX는 그런 부정확한 반응들을 충분히 억제한다. 쉬지 않고 달려도 운전이 편하고 피로도가 덜했던 이유다. 또 하나는 정숙성이다. 휘발유차고 또 하이브리드카니까 조용한 것이 당연하다고 얘기할 수 있지만 UX 250h는 그런 통념 그 이상의 정숙성을 갖고 있다. 고급 세단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 연비다. 시승을 마치고 UX 250h가 기록한 연비는 18.5km/ℓ. 연비에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도 이랬다. 자신하는데 일상적인 운전에서는 이보다 더, 여기에 경제 운전을 보태면 20km/ℓ의 연비를 자신한다. 따라서 작고 1열에 많은 신경을 쓴 만큼 요즘 딩크족에 적합한 SUV로 추천한다. UX 250h AWD 기준 가격은 541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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