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시작된 무더위, 자동차 불날라 '꺼진 불도 다시 보자'

  • 입력 2019.06.04 09:44
  • 수정 2019.06.04 09:47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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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발생하는 자동차 화재는 약 5000건이나 된다. 지난해 무더위와 함께 시작된 BMW 특정 모델의 연이은 화재로 관심이 높아졌지만, 대부분의 운전자는 자신과 상관없는 일로 보고 자동차 관리에 소홀한 것이 현실이다. 폭염과 자동차 화재에 직접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문가들은 "겨울보다는 상대적으로 엔진의 열이 식는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에 발화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때 이른 무더위가 시작된 지금, 폭염에 노출된 자동차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 몇 가지 살펴봐야 할 것이 있다. 대부분의 자동차 화재는 엔진 주변의 오일 찌꺼기와 전기 배선 누전이 원인이다. 자동차 화재가 대부분 엔진룸에서 시작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엔진룸에 유출된 오일이나 찌꺼기, 차체 하부로 흘러 내리는 기름이나 오일이 있고 낙엽 등 이물질은 없는지, 호스 등에 균열이 있는지를 살펴보고 퓨즈가 자주 단락되거나 고무가 타는 매캐한 냄새가 날 때는 전기 배선의 이상 유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배선이나 호스 등에 피복이 벗겨졌거나 균열이 발생한 흔적이 있다면 지체없이 전문 정비업소의 점검을 받아야 한다.

배기 계통에서 평소와 다른 소리가 날 때도 주의해야 한다. 점화장치의 불량, 또는 배기관의 손상 등으로 배기 계통에 이상이 발생하면 무려 1000도 이상으로 상승하는 높은 온도로 인해 화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문제가 아닌 사람의 부주의로 발생하는 화재도 빈번하다.

운전 중 무심코 버린 담배 꽁초 때문에 다른 자동차에 화재가 발생하는 일이 많기도 하지만 어이없게도 소형 화물차의 경우 운전자가 버린 담배꽁초가 자신의 자동차 화물칸으로 날아가 불이 나는 일도 제법 있다. 폭염때는 자동차 실내 온도가 외부 온도의 3배까지 상승한다는 점에도 주의해야 한다.

무심코 놔둔 음료수나 라이터, 스프레이, 보조 배터리 등이 폭발해 발생하는 화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능한 그늘이나 건물 내부에 주차하고 여의치 않다면 창문을 조금 열어 두거나 차단막 등으로 실내 온도를 낮출 수 있도록 대비하는 것이 좋다.

폭염이 지속하면 심지어 생수도 발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생수병이 빛을 모으는 렌즈 역할을 해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은 실제 실험에서도 여러 차례 입증됐다. 따라서 여름철에는 자동차 실내, 특히 대시보드 위에는 가급적 어떤 물건이든 보관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의 대처 요령도 숙지해야 한다. 자동차 화재는 엔진룸 이외에도 배기 계통에 의한 차체 하부, 바퀴, 제동계통은 물론 실내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곳에서 연기가 나거나 심한 냄새가 나면 안전한 장소로 이동한 후 가장 먼저 시동을 꺼야 한다.

소화기가 있다면 진화를 할 수 있지만, 특히 엔진룸에서 발생하는 연기의 양이 많거나 불꽃이 보일 경우 무리해서 후드를 열어서는 안 된다. 공기가 공급되면서 화재가 확산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며 따라서 가능한 119 등에 신고하고 안전하게 대피를 하는 것이 우선이다. 참고로 시동을 끈 후 키는 그대로 두는 것이 좋다. 진화후 신속하게 자동차를 치워 2차 사고 등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한편 전기차의 경우 고전압 배터리의 가열로 폭발 위험이 큰 만큼 가능한 안전한 거리를 두고 대피해야 한다. 119에 신고를 할 때도 전기차 화재라는 점을 알려야 한다. 전기차의 화재 진압 수칙이 일반 내연기관차와 다른 점이 있어서다. 

또 하나의 팁, 지난해 BMW 화재가 이슈가 된 이후 자동차에 많이 비치하는 소화기는 분말식보다 전자기기가 많은 자동차의 특성과 실내에 분무했을 때 오염이 덜하고 복구가 쉬운 가스계열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누구나 쉽고 빠르게 조작할 수 있는 소화기를 고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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