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시승] '새벽이슬 맞으며 배스를 찾아' 지프 레니게이드

  • 입력 2019.05.10 15:21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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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 여명이 채 밝기도 전 서울에서 출발해 강변북로와 한남대교를 거쳐 경부고속도로에 진입했다. 너무 이른 시간일까. 이처럼 한적한 시내 도로를 달려본 것도 오랜만이다. 평소 같으면 한남대교를 넘기까지 40~50분은 걸렸겠지. 동이 트기 전 어둑한 하늘과 함께한 이 날의 길고 긴 여정의 시작은 적어도 늘 그렇듯 희망찼다.

최종 목적지는 대청호의 유명한 배스(Bass) 포인트. 위성지도를 찾아보는 면밀한 분석까지는 아니지만, 간단히 서너 군데 최근 조황이 좋다는 지역의 조사를 마쳤으니 마음이 다급하다. 동이 트기 전 녀석들이 아침 식사에 돌입하기 이전까지 목적지에 도착해야만 한다. 의외로 낚시는 시간이 생명이다. 아침과 저녁 피딩 타임은 어렵지 않게 손맛을 볼 소중한 기회다.

목적지까지 거리는 약 160km 다행히 2시간만 열심히 달리면 된다. 이날 이동 수단은 지난달 부분변경모델로 새롭게 출시된 지프 레니게이드가 함께했다. 대청호의 이리저리 꼬불길을 달리는데 이만한 녀석이 또 있을까. 콤팩트한 박스형 디자인에 여느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선 흉내낼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지프의 영혼과 같은 랭글러를 오마주 한 듯 곳곳에 디테일을 담았으니 여기 저기서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또 그리 큰 짐이 필요하지 않은 워킹 낚시와 단출하게 떠나는 아웃도어 활동에 제격이다.

빈속을 커피로 달래며 열심히 가속페달을 밟으니 막 동이 트고 어느 틈에 환하게 날이 밝아오는 오전 6시경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시작된 이 날의 너무도 평화로웠던 낚시의 시작.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날 해가 떠 있던 하루를 꼬박 배스를 찾아 열심히 캐스팅을 해봤으나 결과는 예상처럼 '꽝'. 누구에게 말하기도 어색한 손바닥만한 블루길 한마리가 이날 손맛의 전부였다.

미노우가 잘 먹히는 계절이라 해서 이것저것 색과 크기를 달리하며 써보고 탐색용 루어에는 스피너 베이트가 제일이라 해서 열심히 '와이파이' 작전으로 캐스팅도 해봤으나 입질 조차 만나지 못했다. 알자리를 지키는 배스를 공략하라고 고기는 발밑에 있다고 누가 그랬던가. 포인트 진입에 앞서 살금살금 깨금발로 던져봤으나 여전히 실패. 대청호의 푸른 산과 맑은 물, 좋은 공기와 어우러진 경치 감상은 원 없이 한 것 같다.

낚시를 실패했으니 모처럼 시승이라도경치 좋은 곳에서 잘 해보자는 마음으로 레니게이드를 열심히 운전했다. 대청호 주변을 달리고 서울을 왕복했으니 약 400km를 타본 것 같다. 최근 이렇게 오랜시간 시승차를 운전해 본 것도 오랜만이다.

먼저 레니게이드의 차체 크기는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4255mm, 1805mm, 1695mm에 휠베이스 2570mm로 국내 완성차에서 판매하는 소형 SUV 들과 비교해 전반적으로 조금씩 여유로운 사이즈를 지녔다. 다만 휠베이스의 경우는 최근 출시된 모델들이 보다 여유롭다. 그렇다고 뒷자리 무릎공간이 부족하거나 머리위 공간이 절대 비좁은 건 아니다. 밖에서 보듯 실내 탑승 공간 만큼은 소형 SUV 중에서도 꽤 여유롭게 느껴진다.

무엇보다 레니게이드의 장점은 지프 랭글러를 연상시키는 박스형 디자인으로 이번 부분변경을 통해 지프 고유의 세븐 슬롯 그릴이 특징인 전면부 디자인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전면 및 후면 램프에 LED를 대거 적용하며 한 차원 높은 세련미로 디자인 완성도를 높였다.

또 오는 6월 출시 예정인 2.0 디젤 AWD 사양의 경우 상위 랭글러 JL을 연상시키는 헤드램프 디자인 변화가 눈에 띈다. 다크 LED와 제논 라이트는 지프의 새로운 디자인 정체성을 상징하며 레니게이드에서도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실내는 이전에 비해 전반적인 구조는 동일하게 가져갔으나 디테일에서 보다 완성도를 높였다. 센터페시아 상단 디스플레이 그래픽은 더 다양해지고 하단 공조장치의 마감은 고급스럽다. 여기에 계기판 디자인 역시 시인성을 높인 그래픽과 다양한 차량 정보를 제공한다.

이 밖에도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와 호환되는 FCA의 U커넥트 인포테인먼트의 최신 버전이 탑재됐다. 무선은 아니지만 유선으로 스마트폰과 연결하면 깜찍한 디스플레이 화면에서 다양한 어플이 연동된다.

시승차는 2.4 가솔린 AWD와 2.0 디젤 AWD 사양에 앞서 출시된 리미티드 2.4 가솔린 차량으로 전륜구동 기반이다. 레니게이드가 도심형 SUV를 지향하는 만큼 주행성능 부분에선 그리 부족함을 느낄 수 없다.

해당 모델은 최고출력 175마력, 최대토크 23.5kg.m의 2.4L 멀티에어2 타이거샤크 엔진이 탑재됐다. 여기에 동급에서는 눈에 띄게 9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린 부분도 특징. 이를 통해 저속과 고속 그리니까 도심과 고속도로에서 보다 부드러운 주행질감을 자랑한다. 또한 복합 10.0km/ℓ의 복합연비는 실제 계기판 연비에서도 이를 웃도는 숫자를 확인할 수 있다.

레니게이드는 소형 SUV이지만 다양한 주행 보조 및 편의 사양들이 대거 적용된 부분도 특징으로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운전자의 답력이 부족할 경우 자동으로 추가적인 답력을 가해 제동 성능을 높여주는 어드밴스드 브레이크 어시스트, 앞좌석 열선 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등이 운전자에게 더욱 믿음직한 동반자가 되어준다.

한편 묵직한 손맛 좀 보겠다며 떠난 이날의 야심찬 출조는 결국 대청호의 멋진 경치를 감사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각종 소셜미디어와 유튜브를 통해 접했던 것과 현실은 다르고 낚시는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리고 또 다음 출조를 손꼽아 기다려 본다. 런커를 잡는 그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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