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티, '시론의 동생뻘' 크로스오버 슈퍼카 개발에 나설 것

  • 입력 2019.04.12 12:15
  • 기자명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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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하이퍼카 브랜드 부가티가 시론의 동생뻘이 될 두 번째 양산 슈퍼카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지면에 바싹 달라붙은 납작한 스포츠카가 아니다. 지상고가 높지만 쿠페 바디를 포기하지 않은, 지금껏 세상에 없었던 크로스오버 슈퍼카가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슈테판 빙켈만 부가티 CEO는 부가티가 두 번째 양산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시론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이후 출시한 한정판 모델 ‘디보’와 ‘라 브와튀르 느와르’ 등이 호평 속에 ‘완판’되면서 차기 모델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는 의미다.

빙켈만 CEO는 시론의 동생이 될 두 번째 모델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지만, 업계에서는 이 모델이 기존의 슈퍼카들과는 완전히 차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론과 시론이 독보적인 W16 쿼드 터보 엔진을 얹고 400km/h 이상의 속도를 내듯, ‘베이비 부가티’ 역시 독보적인 존재감을 가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실제로 복수의 외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베이비 부가티가 람보르기니 우루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우루스는 람보르기니 브랜드 최초의 SUV로, 650마력을 내는 4.0리터 V8 엔진을 얹은 몬스터 SUV다. 슈테판 빙켈만 CEO가 부가티로 이적하기 전, 람보르기니에 있을 당시 개발을 진두지휘했던 모델이기도 하다.

앞서 빙켈만 CEO는 “부가티 브랜드에 SUV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은 만큼 베이비 부가티가 우루스 기반의 SUV가 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SUV처럼 지상고를 높인 크로스오버 쿠페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우루스의 차체 설계를 일부 유용하되, 차체를 훨씬 작고 가볍게 다듬은 뒤 도어를 2개만 단 쿠페로 제작한다는 것.

영국 카(Car) 매거진은 여기에 보다 구체적인 파워트레인 레이아웃도 함께 제시했다. 우루스와 동일한 V8 엔진을 사용하지만, 여기에 강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조합한다는 것. 그 결과 650마력이었던 출력은 시스템 출력 1000마력에 가깝게 치솟는다. 동시에 배출가스 감축에 대한 압박도 어느 정도 덜어낼 수 있다.

온로드와 오프로드 양면에서 폭발적인 성능을 낼 부가티 크로스오버 쿠페가 출시되려면 아무리 빨라도 2023년은 돼야 한다. 지금부터 개발에 돌입하면 최소 3~4년의 개발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 실제로 양산된다면 연간 생산량은 800대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역대 부가티 모델 중 가장 많은 판매량으로, 향후 부가티 브랜드의 자생력을 키우고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아직 이러한 크로스오버 쿠페 제안은 검토 단계지만, 제법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플랫폼 공유를 통해 개발 비용은 낮추고, 시대적 트렌드인 크로스오버 고객과 2-도어 스포츠카를 원하는 전통적인 부가티 고객을 동시에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가티 입장에서는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길 수 있는 모델인 셈이다.

한편, 우루스 기반의 매력적인 크로스오버 쿠페 외에도 부가티의 두 번째 양산차가 초호화 순수 전기차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포르쉐 타이칸의 플랫폼을 바탕으로 차체 길이를 늘리고 세상에서 가장 호화로운 소재와 매혹적인 디자인을 꾸민 순수 전기차 제안이다. 이 모델은 최고 882마력의 출력을 낼 것으로 예상되며, 부가티의 전설적인 럭셔리 카, ‘르와이얄’의 오마주가 된다는 예상이다.

어느 쪽이 실제로 양산에 다다를지, 혹은 전혀 다른 형태의 무언가가 양산될지는 아직 미정이다. 하지만 부가티의 모회사인 폭스바겐 역시 세계에서 가장 비싼 하이퍼카 브랜드의 두 번째 모델 역시 세상에 둘도 없는 강렬한 차가 돼야 한다는 데에는 동의하고 있다. 부가티 브랜드 강화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폭스바겐이 4년 뒤 출시될 신차로 어떤 차를 선택할지 자동차 애호가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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