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못쓴다는 LPG차, 르노삼성 SM6 LPe로 서킷을 달렸다.
힘 못쓴다는 LPG차, 르노삼성 SM6 LPe로 서킷을 달렸다.
  • 김흥식 기자
  • 승인 2019.04.10 0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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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 사용차의 빗장이 풀렸다. 택시 또는 렌터카와 같은 사업용 그리고 장애인용으로 제한했던 LPG차를 누구나 구매해 탈 수 있게 됐다. 기아차 모닝과 레이, 다마스와 스타렉스 등 기존에도 일반인 구매가 가능했던 모델은 있었지만 규제가 풀리면서 차종과 차급이 크게 늘었다.

아반떼와 같은 준중형 SM5와 SM6, 쏘나타와 K5 등 중형모델 그리고 그랜저와 SM7 같은 준대형 차급의 LPG 사용차도 일반인 구매가 가능하다. 하반기에는 르노삼성이 중형 SUV QM6의 LPG 모델 출시가 기다리고 있다.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휘발유의 절반도 안 되는 매력적인 연료 가격으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우려도 만만치 않다.

휘발유보다 20% 이상 낮은 연료 효율성, 힘이 부족하고 충전이 불편하다는 것이 대표적인 우려다. 비사업용 모델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리는 르노삼성차 SM6 LPe로 그런 우려를 검증해봤다. 일반 도로와 고속도로 심지어 인제 스피디움에서 SM6 가솔린을 번갈아 가며 마구잡이로 돌려봤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어! 가솔린차와 뭐가 다르지".

SM6 LPe의 실 연비=수 년 전 현대차 쏘나타, 기아차 로체, 르노삼성 SM5, 쉐보레 토스카 등 평소 택시로 운행되는 LPG 차 4대를 수십 년 경력의 개인택시 사업자가 자신의 차를 직접 몰아 연비를 측정해 본 적이 있다. 4대의 LPG 택시의 연비는 모두 11km/ℓ 이상을 찍었다.

지금으로부터 10년전 얘기지만 공인연비 8.9km/ℓ의 르노삼성 SM5는 그 때 11.32km/ℓ를 기록했다. 거짓말 같겠지만 한 번 충전을 하고 1000km를 달린 적도 있다. LPG 엔진의 성능이 향상된 덕에 지금 판매되고 있는 SM6 LPe의 복합연비는 9.3 km/ℓ로 향상됐다.

서울에서 인제에 있는 스피디움까지 도심과 고속도로를 이어 달린 후 기록한 실 연비도 12.3km/ℓ나 됐다. 휘발유 또는 경유차였다면 이 보다 높은 수치의 연비를 기록했을 터. 그러나 보이는 수치가 그러할 뿐, 따져 보면 SM6 LPe의 경제성은 압도적이다.

모두 다른 것이 운전 습관이라고 보고 중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을 출발 인제 스피디움까지 142km를 달려 복합 연비만으로 연료비를 따져봤다. 2.0 가솔린 엔진에 CVT를 탑재한 SM6 프라임은 연비 11.4km/ℓ로 계산했을 때 연료 사용량은 12.4ℓ, 연료값은 1만7360원이 필요하다. 

복합 연비 9.3km/ℓ의 SM6 LPe는 15.2ℓ를 사용한다. 연료값은 1만2200원으로 같은 구간을 대중교통으로 갔다고 했을때의 요금 1만6700원 보다도 낮다.(가솔린 ℓ당 1400원, LPG 800원 기준) 동급의 경유차와 비슷한 수준이어서 낮은 연비 때문에 가격이 싸도 경제성이 없다는 우려는 말 그대로 기우였다. 

가솔린과 동등한 파워=양산형 그대로인 자연흡기 2.0 LPG 엔진 그리고 CVT(무단변속기)가 맞물려 있는 SM6 LPe와 2.0 가솔린 프라임 그리고 2.0 GDe를 번갈아 가며 인제 스피디움의 서킷을 달렸다. 결론은 '가솔린과 LPG'의 차이가 뭔지, 쉽게 알아채지 못했다는 것이다.

가솔린 모델 못지 않게 SM6 LPe도 속도를 상승시켜주고 섀시에서 올라오는 피드백 역시 경쾌했다. 과감하게 제동을 하고 거칠게 가속 페달을 다뤄도 반응이 능숙하다. 고도차가 크고 헤어핀의 난이도가 높은 인제 스피디움의 서킷을 달리는데도 꾸준하게 일관성을 유지했다. 급제동 후 빠르게 치고 나가는 순발력도 가솔린 모델과 다르지 않았다.

제원표를 보면 이해가 간다. LPG 연료를 사용하지만, SM6 LPe의 최고 출력과 최대 토크는 140마력, 19.7km/ℓ로 가솔린 모델인 SM6 2.0 프라임과 수치가 같다. 르노삼성차 관계자에 따르면 출력과 토크의 곡선, 최대치가 발휘되는 엔진 회전수의 시작과 끝나는 지점도 다르지 않다고 한다.

앞서가는 세이프티카(SM6 GDe)의 궤적을 그대로 따라가도 무리가 없었던 것은 이렇게 섀시를 포함한 주요 구성품을 가솔린 모델과 다르지 않게 하고 출력과 토크의 수치까지 맞춰 놓은 덕분이다. 더불어 헤어핀 그리고 슬라럼에서 보여준 정직하고 빠른 조향 응답성은 국산 중형 세단 최초로 사용된 R-MDPS(EPS)로 발휘된다. LPG 차는 답답하다고 봤던 선입견이 사라졌다. 

충전이 불편하다는 것=한국이 최고라고 생각하겠지만 전 세계에서 LPG 차량이 가장 많이 보급된 나라는 2017년 기준 462만대가 등록된 터키다. 터키의 LPG 차량 등록대수는 해마다 늘고 있고 우리보다 작은 2000만대 가량의 총 규모와 비교하면 점유율 역시 가장 높다.

우리나라 LPG 차량 등록 대수는 2010년 250만 대로 한 때 전 세계 최고를 자랑했지만 일반인이 구매할 수 있는 차종이 제한적이었고 말도 안되는 '클린디젤'이 등장하고 'SUV' 차종의 인기가 확산하면서 줄어들기 시작해 지금은 200만 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정부가 억압 정책을 펼친 것과 다르게 유럽과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은 환경 문제 등을 생각해 LPG를 대체 연료로 지정하고 세금과 운행제한 대상 해제, 구매 보조금 지급 등 꾸준하게 LPG 차량을 지원했다. 그 사이 우리 LPG 차량 등록 순위는 터키와 러시아 폴란드 우크라이나 인도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 7위로 밀려났다.

우리도 정부가 일반인 구매를 허용하면서 LPG 차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충전에 대한 불편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정작 LPG 차량 운전자가 체감하는 불편은 크지가 않다. 대한 LPG 협회 전진만 상무는 "전국에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2000여 개의 충전소가 있다"며 "전기차, 수소전기차보다 접근성이 좋고 안전하기 때문에 충전 불편은 LPG차가 보급되기 시작한 초기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LPG 충전소가 도심 외곽에 있다는 것은 불편해 보인다. 전 상무는 "일반 주유소와 안전 측면에서 크게 다르지 않지만 민원 또 규제때문에 충전소를 도심 내에 두거나 늘리는 데 어려움이 있다"라며 "디젤 차량의 확산을 막고 환경을 생각해 LPG 차량의 일반인 구매를 허용했다면 이런 규제 역시 없애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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