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아도 너무 많다' 춘추전국 소형 SUV 치열한 생존 게임

  • 입력 2019.04.05 15:11
  • 수정 2019.04.07 09:23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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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광풍과 함께 세그먼트별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대중차와 프리미엄 브랜드를 막론하고 보다 작은 크기의 소형 SUV 신차 출시가 이어지고 있으며 반면 효율과 합리적 소비를 주장하던 소형차는 점차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 소형 SUV 판매량은 15만 2635대로, 전년 대비 8.7% 증가했다. 국산차 전체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거의 늘어나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증가폭이다. 반면 같은 기간 세단과 해치백을 합친 준중형 승용차 판매량은 14만 3257대로, 전년 대비 2.4% 감소했다. 쉐보레 크루즈 단종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소폭 감소에 그쳤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판매량이 꾸준히 감소해 올해에도 이 같은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경차와 소형차 판매는 2013년 22만 2000대에서 2015년 21만 5000대, 지난해 15만 2757대로 줄었다. 지난해 판매 비중은 10%로 간신히 두 자리를 기록했다. 생산원가 상승에 따라 출시모델이 축소된 것이 경소형 승용차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이 같은 시장 상황을 빠르게 분석하고 애매한 포지션을 유지하는 소형차 모델들을 단종 수순을 밟으며 시장에서 빠르게 퇴출시키는 분위기다. 최근 한국지엠은 현재 아베오 재고 물량 소진을 끝으로 판매를 중단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소형차 수요가 줄면서 본사 차원에서 주력 제품 라인업을 SUV로 재편한 영향이다. 아베오 단종으로 한국지엠 판매 라인업 가운데 국내 생산 차종은 4종에서 3종으로 줄었다. 그 동안 아베오는 부평 2공장에서 매년 7000~8000대 이상 생산돼 왔다. 아베오 단종으로 부평 2공장은 추가 신차가 투입 시점까지 당분간 일감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한국지엠은 경영 정상화 과정에서 약속한 글로벌 준중형 SUV 신차 9BUX(프로젝트명) 추가 투입과 기존 소형 SUV 트랙스 생산라인 변경을 통해 아베오를 비롯한 단종 차종 빈자리를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오는 17일 미국 뉴욕 국제 오토쇼를 통해 라인업에 새롭게 합류할 소형 SUV '베뉴'를 선보일 예정이다. 베뉴(프로젝트명 QX)는 도심형 엔트리 SUV로 코나와 티볼리 뿐만 아니라 기아차의 소형 SUV 스토닉 보다 작은 차체를 지녔다. 국내에서는 소형 세단 및 해치백으로 판매되는 엑센트의 단종과 함께 자리를 물려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소형차의 '대명사'로 불리던 기아차의 프라이드는 내수 판매 부진을 이유로 2017년 9월 국내 생산 중단과 함께 시장에서 사라졌다. 프라이드가 국내에서 단종된 것은 1987년 1세대 모델이 출시된 후 30년 만이다. 기아차는 프라이드의 자리를 소형 SUV 스토닉의 출시로 대신했다. 여기에 올 하반기에는 '2019 서울 모터쇼'를 통해 출품한 SP 시그니처의 양산형 모델을 라인업에 추가하며 SUV 라인업을 보강하고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국산차 업계 한 관계자는 "SUV에 비해 모델 선택의 다양성이 떨어지는게 소형차 판매 부진의 한 원인이다"라며 "다양한 차종이 포진해 소비자 스펙트럼이 넓은 소형 SUV와 달리, 소형차는 차종과 엔진 라인업의 제약으로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갈수록 소비자가 선택 가능한 소형차는 점차 줄고 있는게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국산차 시장에서 소형 SUV 콘셉트로 판매되는 차종은 현재 현대차 코나, 기아차 스토닉, 쌍용차 티볼리, 르노삼성 QM3, 한국지엠 트랙스 등 완성차 5개사에서 각각 1종의 모델이 판매 중이다. 여기에 올해 현대차 베뉴, 기아차 SP가 추가될 예정이다. 여기에 수입차 업계는 대중차 브랜드와 프리미엄을 가리지 않고 보다 다양한 소형 SUV 신모델을 공격적으로 한국시장에 투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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