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 생산 주도 車 산업 밀어내는 '전기차와 공유 경제'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19.03.31 07:57
  • 수정 2019.03.31 07:58
  • 기자명 김필수 대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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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0여년 자동차는 메이커 중심의 대량 공급 체계였다. 엔진과 변속기라는 큰 무기를 중심으로 선진국의 전유물로 수직 하청구조라는 특성을 동일하게 나타내면서 글로벌 시장을 주름잡았다. 최근에는 자동차 부품수가 약 3만개에 이르면서 인류가 만든 과학기술의 총합이라 할 정도로 다른 기업이 쉽게 접근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10여년의 상황을 보면 자동차의 패러다임이 빠른 속도로 전환되고 있다. 내연기관차보다 오래된 전기차가 기술발전과 환경을 무기로 재등장하면서 기존 시스템을 흔들기 시작했다. 전기차는 자동차의 주류로 편입되면서 기존 수직 구조를 수평구조로 바꾸면서 내연기관 시스템을 무너뜨리고 있다.

이러한 기세는 생각 이상으로 커지면서 글로벌 시장 전체를 급변하게 만드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미래의 먹거리 중의 하나인 자율주행 기능을 포함하여 미래 모빌리티의 공유경제 확산이 커지면서 이제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움직이는 생활공간”, “움직이는 가전제품”으로 확실히 변모하기 시작했다. 

자동차 판매도 오프라인 구조에서 온라인이나 SNS 등 다양한 방식이 도입되기 시작했고 제조 역시 국산차, 수입차의 단순구조에서 OEM수입차 또는 역수입이 혼재된 시대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기존의 모든 시스템이 무너지고 급변하기 시작했다. 일자리도 급변하고 있다. 내연기관 대비 부품수가 절반에 불과한 전기차는 일자리도 줄이고 있으며 이에 따른 구조조정이 글로벌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다다.

공유경제가 확산되면서 미래 자동차 수요는 최소 30%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GM은 이미 약 3년 전에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 완성이라는 글로벌 기업으로의 변신을 예고하면서 전 세계 7개 공장의 폐쇄를 단행했고 폭스바겐 그룹도 약 8000명의 직원을 줄이는 등 체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정년퇴직 등 자연 감소 인력을 보충하지 않는 방식으로 조정을 하고 있다. 세계는 이렇게 자동차 메이커의 급격한 패러다임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미 4차 산업혁명의 요소 중의 하나가 급격한 일자리 감소라는 예견이 많아지고 있고 이는 자동차 산업에 빠르게 적용되고 있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다. 

2019 서울모터쇼에 전시된 메르세데스 벤츠의 전기 콘셉트카 비전 EQ 실버 애로우

글로벌 친환경 기준이 더욱 까다롭게 변하고 있고 융합적인 기술로 무장한 스타트업 등 강소기업의 등장은 더욱 가속도를 높이고 있다. 자동차 부품사도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급격하게 세를 확장하고 있는 자동차 공유 모델도 시한폭탄이 되고 있어 전통적인 자동차 메이커의 긴장도를 높이고 있다. 

과거의 10년보다 앞으로의 1년이 더욱 빠르게 변모하는 시대이다. 이제는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한순간에 퇴출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우리는 이에 대한 준비가 매우 미약하고 준비가 되어 있는지 묻고 싶다. 우리는 선진국 대비 자율주행, 친환경, 공유경제 모델에서 3~4년 뒤져 있다. 지금 서둘러 따라잡지 못하면 자동차 산업 전체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서둘러야 한다. 

자동차 분야는 국내 경제를 떠받들고 있는 양대 축 중의 하나다. 정부와 기업은 물론 이러한 흐름에 가장 뒤처져 있는 노조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다면 미래의 먹거리를 놓치는 것은 물론 일자리도 잃게 될 것이 뻔하다. 동시에 정부의 제대로 된 인식 전환과 빠른 조치도 지금 절실해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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