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차로 달리는 유럽, 현대차는 어디쯤 가고 있을까.
수소차로 달리는 유럽, 현대차는 어디쯤 가고 있을까.
  • 김흥식 기자
  • 승인 2019.03.11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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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2019 제네바모터쇼'에 참가하지 않았다. 그러나 모터쇼가 열리는 스위스 제네바 팔렉스포에는 수소와 전기 등 미래형 자동차의 충전 플랫폼을 홍보하는 기업들이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이 참여했고 이들 전시관에는 예외없이 현대차 수소 전기차 넥쏘 그리고 코나 일렉트릭이 전시돼 있었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띈 전시관은 2018년 스위스 석유협회(Association of Swiss Petroleum Importers) 후원으로 시행한 디자인 공모전에서 우승한 '미래의 주유소'다. 주유소가 디젤과 휘발유 중심에서 전기, 수소, 바이오 연료, 천연가스, 바이오가스 등 다양한 에너지를 취급하게 될 것임을 예고하는 전시물이다.

이 공모전에는 현대차도 참여했다. 제네바 모터쇼에서 만난 현대차 관계자는 "스위스를 포함한 유럽은 환경문제에 유독 민감하므로 화석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고 수소 에너지로 전환하는데 온 힘을 쏟고 있다"라며 "수소전기차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는 현대차는 이런 공모전을 비롯해 다양한 수소 관련 프로젝트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세계는 왜 수소 경제에 주목하는가

FCH-JU(수소연료전지 보급 확대를 위한 EU 민관연 파트너십)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50년 전체 에너지 수요의 24%는 수소로 대체될 전망이다. 수소 에너지가 수송 분야뿐만 아니라 산업 분야에도 광범위하게 사용될 것으 전망됐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의 통합과 저장 이에 따른 비용 절감에 주력하고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핵심 내용이다.

환경과 화석 에너지의 고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수소'라고 판단하는 곳이 유럽이다. 극단적으로 디젤차와 결별하고 화석 연료 시대의 종언을 선언한 곳도 유럽이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회장으로 있는 수소위원회에 따르면 수소 에너지는 2050년 전 세계 최종 에너지 수요의 18%를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규모는 2800조 원, 새로운 일자리 3000만 개도 창출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현저하게 줄이기 때문에 경제적 효용 측면에서 다른 친환경 에너지를 능가하는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매켄지의 보고서는 2030년 5000개 이상의 수소충전소가 전 세계에 설치되면 1일 약 2000만 배럴의 화석 연료를 수소로 대체하고 2050년에는 연간 CO2 배출량 4억4000만 톤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소 경제의 미래가 낙관적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선진국의 전략적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미국은 수소 생산 및 공급을 위한 'Wind 2H 2' 프로젝트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가 친환경 차를 의무적으로 팔도록 하는 조항도 신설했으며 민관 합동으로 ‘수소연료 파트너십(California Fuel Cell Partnership)’을 구축해 수소전기차 보급 및 수소 충전 인프라 확대를 추진 중이다.

독일은 오래전부터 수소 사회 진입을 준비했다. 2004년부터 2015년까지 진행된 ‘클린에너지파트너십(CEP)’을 통해 수소충전소를 확충하고 수소전기차 시범주행 등을 실시했고 2017년부터는 에너지 기업 6개사가 공동 출자회사 형태로 참여한 H2 모빌리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독일은 조만간 세계 최초의 수소연료전지 열차의 시범 운행을 앞두고 있다.

이 밖에도 영국은 도시 전체의 난방을 100% 수소로 전환하는 방안과 경찰차와 택시, 심지어 도심을 오가는 선박도 수소 연료 전지 타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는 어느 자동차 브랜드보다 유럽의 수소 사회에 가장 깊숙하게 진출해 있다.

현대차의 유럽 수소 사회 현주소와 전략

유럽은 '수소 유럽(hydrogeneurope)'을 중심으로 산업과 연구 그리고 프로젝트와 관련 기업, 각국 기관을 통합하고 기술을 공유하고 실증을 통해 일반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자동차를 포함한 운송 수단뿐만 아니라 산업과 가정용 수소 에너지를 개발하고 공급하는 연구도 한창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13년 세계 최초의 양산형 수소전기차 투싼ix 개발에 성공하고 이를 독일과 덴마크 등에 수출하면서 유럽 수소 사회에 가장 먼저 그리고 빠르게 진출한 자동차 기업이다. 투싼ix는 파리 중심을 오가는 택시로도 운행이 되고 있다.

지난해 2월 출시된 수소전기차 전용 모델 넥쏘(NEXO)의 반응은 더 뜨겁다. 경쟁 모델인 토요타 미라이, 혼다 클래리티보다 주행 거리와 성능에서 앞선 것으로 평가되면서 프랑스 에어리퀴드, 엔지 사와 함께 5000대의 수소 전기차 공급을 위한 MOU를 체결한 것도 현대차다. 현대차는 에어리퀴드, 엔지 사에 차량 공급은 물론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 등 비즈니스 모델도 공동 개발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수소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갖춘 에어리퀴드와 엔지가 현대차를 파트너로 정한 것은 그만큼 선도적인 기술을 갖고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뿐만 아니라 현대차는 지난해 9월, 스위스 수소 에너지 기업인 H2 Energy 에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동안 수소 전기 트럭 1000대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수소 전기차가 일반 승용보다 대형 트럭과 버스 등에 먼저 상용화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현대차의 수소 트럭 공급은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러한 노력으로 현대차 수소 전기차 넥쏘는 2018년 한 해에만 전 세계 10여 개 국가 이상에 115대가 수출됐다.

수치상으로는 미약하지만, 독일(51대), 노르웨이(25대), 네덜란드(13대) 등 수소 사회에 관심이 많은 국가에서 넥쏘는 가장 빠르게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 넥쏘 이외의 수소 전기차는 거의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어 사실상 독주를 하고 있다.

수소 전략 주도하는 정의선 부회장의 뚝심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전략은 정의선 부회장이 주도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수소 에너지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청정에너지로 미래 모빌리티의 대안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으며 "수소 에너지가 교통 부문을 넘어 세계 경제의 성공을 끌어낼 것"으로 믿고 있다.

정 부회장은 글로벌 CEO 협의체인 ‘수소위원회(Hydrogen Council)’ 공동회장을 맡고 있으며 현대차는 에어리퀴드사와 함께 공동회장사로 참여하고 있다. 전 세계 수소 사회의 핵심에 국내 기업이 자리를 잡고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자동차 업체는 매년 강화되는 연비규제 대응을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CO2 배출량이 0으로 계산되는 전기차, 수소전기차 개발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 부회장은 화석연료의 대체 에너지원이자 생산 소비의 유연성이 높아 활용도가 매우 높고, 에너지캐리어(carrier)로서 재생에너지 활용 전력 생산에 따른 문제 극복에도 기여할 수 있는 수소를 미래 전략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가 최근 상용 수소전기차의 대용량 고압 충전 표준 부품 개발을 위한 글로벌 컨소시엄 구성 및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만 봐도 미래 에너지의 전환에 중대한 시기가 왔음을 느끼게 한다. 여기에는 일본 토요타도 포함이 돼 있다.

현대차는 앞서 2030년 수소전기차 생산을 연간 50만대로 확장하겠다는 새로운 계획도 발표했다. 이를 염려하는 얘기도 나온다. 전기차를 우선순위에 두고 수소 전기차에 무리한 투자를 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유럽에서 바라본 수소 사회는 이미 우리를 앞질러 가고 있었다.  자동차 나아가 에너지 생태계를 바꿀 수소 사회의 격변기에 대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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