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공장 안전성 도마, 타사 대비 안전기준 위반 30배↑

  • 입력 2019.03.06 14:50
  • 수정 2019.03.06 15:08
  • 기자명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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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3의 성공으로 판매 부진에서 벗어난 미국의 전기차 전문 회사 테슬라가 이번에는 안전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5년 간 타 자동차 회사 대비 무려 30배나 많은 안전기준 위반이 적발되면서 프리몬트 공장의 안전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캘리포니아 주 직업안전위생국(OSHA)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테슬라의 프리몬트 공장에서 적발된 안전기준 위반 건수는 총 54건으로, 연 평균 10.8건 꼴이다. 특히 지난 해 모델 3 물량을 맞추기 위해 생산량을 급격히 끌어올리면서 한 해 동안 무려 18건의 안전기준 위반이 적발됐다. 그 중 6건은 모델 3 생산을 위해 급조된 ‘천막 생산라인’에서 발생했다.

이 수치만 보면 감이 오지 않지만, 다른 공장과 비교하면 프리몬트 공장의 위험성이 부각된다. OSHA는 미국 내 10개 타사 자동차 공장의 지난 5년 간 안전기준 위반 건수를 모두 합쳐도 18건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공장 당 연 평균 0.36건으로 테슬라 프리몬트 공장의 1/10 수준이다. 그마저도 BMW, 혼다, GM, 현대, 스바루 공장에서는 5년 간 위반 사항이 0건이었고, 나머지 5개 공장이 2~5건씩 위반한 데에 그쳤다.

안전기준 위반 과태료도 현격히 차이 났다. 테슬라가 지난 5년 간 낸 과태료는 23만 6730달러(한화 약 2억 6700만 원)에 달했지만 타사 10개 공장의 과태료 합계는 8만 9539달러(한화 약 1억 86만 원)에 불과했다.

테슬라의 안전기준 위반은 사소한 사고부터 대형 산재까지 다양했다. 특히 2018년에는 근로자가 지게차에 치여 골반이 으스러진 사고와 갑자기 떨어진 차량 테일게이트에 근로자가 끼인 사고 등 큰 인명피해가 발생한 경우도 많았다. 후자의 근로자는 사고 당시 공장 내 자체 의료진에게 제대로 된 조치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부 전직 근로자들은 테슬라가 조직적으로 산재를 은폐·축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사내 안전관리팀이 OSHA에 산재를 축소 보고하고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을 위해 근로자들이 조직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법적, 금전적 수단을 동원해 방해공작을 펼치고 있다고 제보했다.

OSHA는 이처럼 급증하는 테슬라의 산재 원인이 무리한 증산에 있다고 분석했다. 볼륨 모델인 모델 3의 생산량을 주 5000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일런 머스크의 무리한 계획을 따르기 위해 근로자들이 가혹한 근무 환경에 처하고, 이것이 결과적으로 근로자들의 집중력 저하와 피로 누적으로 인한 산재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테슬라는 이러한 OSHA의 지적에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OSHA의 기준이 지나치게 까다롭게 적용됐을 뿐, 실제로는 산재가 줄어들고 더 안전한 공장이 되고 있다는 것. 로리 쉘비 테슬라 환경보건안전 총괄 부사장은 “자체적인 기준으로 봤을 때 프리몬트 공장은 과거 GM과 토요타에 의해 운영될 때에 비해 산업재해가 절반 가량으로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직원 압박이 아닌, 보다 근본적인 생산성 향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차체 설계나 생산 프로세스가 최적화되지 않은 탓에 공장의 생산성을 좀처럼 오르지 않는 반면 근로자들에 대한 압박 강도만 높아져 무리한 근무로 산재가 빈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해 프리몬트 공장에서는 약 1만 5000명의 근로자가 25만 4000대의 차를 생산, 1인당 연 평균 16.9대를 생산했지만 타사 10개 공장에서는 5만 7845명의 근로자가 432만 9500대의 차를 생산해 1인당 연 평균 74.8대의 차를 생산했다. 타사 평균 대비 생산성이 1/4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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