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은 글로벌 시장 배신의 아이콘, 철수에 대비해야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19.03.03 04:33
  • 수정 2019.03.03 04:35
  • 기자명 김필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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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 산업 현황이 좋지 않다. 고비용 저생산 구조가 고착되고 있고 노조파업은 연례행사가 되었다. 정부 지원 정책도 형식적이어서 더욱 어려운 형국이 지속되고 있다. 통상 임금 문제도 그렇고 최저 임금제와 주당 근무시간은 물론 높은 법인세와 노동자 프랜들리 정책 등 어느 하나 고민되지 않는 경우가 없을 정도다.

현대차그룹도 지배구조 개선의 숙제와 낮은 영업이익률도 문제이고 해외 시장 점유율 등 고민은 많아지고 있다. 중국 시장은 사드 이전으로 가기가 벅차 보이고 전기차나 자율주행차 등 미래 먹거리 경쟁에서도 선진국에 3~4년 뒤져있다. 미래를 위한 새로운 먹거리 그림이 뚜렷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국내 마이너 3사의 움직임은 더욱 느려지고 있는 가운데 특히 한국GM 상황은 더욱 나쁘다고 할 수 있다. 군산 공장 철폐 이후 정부에서 8000억 원이라는 공적 자금을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차를 만들어 점유율을 올리기 보다는 다른 곳에 눈길을 주면서 고민이 더욱 많아지고 있다. 

연구개발 조직과 생산조직을 법인 분리와 최근 국내 4개 물류센터를 3개로 줄인데 이어 복스홀이나 오펠 관련 차량의 제작이 기존 부평공장에서 빠져 나가는 일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여기에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미국 트럼프 정부의 수입차 25% 관세 부과대상에서 완전히 자유스럽지 못해 향후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GM 메리 바라 CEO는 단순한 제작사가 아닌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 완성 업체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를 위해서는 비효율적인 공장을 철수하는 것이 GM의 본 모습이다. 이미 글로벌 7개 공장을 우선적으로 폐쇄한다고 발표했고 북미 5개 공장 폐쇄도 공언했다. 

국내 정부의 공적자금도 실사 결과를 보지 않고 우선 투입하면서 존속의 조건을 걸었으나 효과가 있는 지는 두고 봐야 한다. 한국GM의 현재 행보를 보면 호주나 캐나다 같은 토사구팽의 결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GM은 점유율 제고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 않다. 공적자금 투입의 효과는 전혀 없고 도리어 철수를 의심하게 하는 행보로 우려를 낳고 있다.

철수 절차를 밟는 최악의 상황이 오지 않을 방법을 도출해야 하지만 산업은행 등 정부 차원의 조치가 불가능한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 그래서 더욱 한국GM의 행보를 눈여겨봐야 한다. GM은 글로벌 시장에서 배신의 아이콘이다. 배신당한 국가는 많아지고 있고 그 과정도 반복되고 있으며, 우리도 그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공적 자금의 향방 등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대책도 필요하다. 그러면서도 조그마한 가능성이 남아있기를 기대하며 한국GM이 이 땅에 계속 머물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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