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어쩌나, 부평산 오펠 모카 내년부터 佛 프와시로 전환

  • 입력 2019.02.25 09:25
  • 기자명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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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부평공장에서 생산돼 유럽 각지로 수출되던 소형 SUV, 오펠 ‘모카’가 내년부터는 프랑스 공장에서 생산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부평공장의 수출 물량도 연간 7만여 대 감소해 부평공장의 가동율에도 적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PSA 그룹은 오펠 모카의 2세대 모델을 프랑스 파리 근교의 프와시(Poissy) 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와시 공장은 푸조 208, DS3 등을 생산하는 PSA 그룹의 소형차 전문 공장이다.

기존 모카는 GM의 플랫폼으로 만들어진 차였지만, 2017년 PSA 그룹이 GM으로부터 오펠과 복스홀을 인수하면서 ‘가문’이 바뀌었다. 자연스럽게 모카 역시 다음 세대부터는 PSA의 설계에 따라 개발, 생산된다.

2세대 모카는 신형 208, DS3 크로스백 등과 같은 CMP 아키텍처를 공유한다. 프와시 공장은 PSA 그룹 내 공장 중 최초로 올해 말 CMP 아키텍처에 맞는 라인이 설치된다. 때문에 2020년부터 신형 모카를 생산하기에도 최적이다. 생산 효율이 높아질 뿐 아니라 유럽 각지로 운송하는 물류비용도 감소한다.

문제는 오펠 모카가 당초 한국에서 생산되던 차량이라는 점이다. 1세대 모카는 쉐보레 트랙스와 일부 디자인이 다른 ‘형제차’로, 트랙스와 함께 한국GM 부평1공장에서 생산돼 왔다. 지난 해 부평에서 만들어져 유럽으로 수출된 오펠 모카는 7만 2000여 대로 모카 전체 판매량의 60%에 달했다.

당장 내년부터 부평공장에서 모카의 생산이 중단될 경우 연간 7만 대 가량 생산량 감소가 예상된다. 또 오펠 모카의 북미형 모델인 뷰익 앙코르마저 프와시 공장에서 생산될 경우, 부평공장의 생산량은 더 크게 감소할 수도 있다. 뷰익 앙코르의 연간 판매량은 9만 대 가량으로, 모카와 앙코르를 합치면 부평공장의 생산량은 연간 최대 16만 대 이상 감소한다.

16만 대, 부평공장 전체 생산능력의 32%에 달하는 물량이 감소할 경우 부평공장의 충격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내년부터 발생할 물량 공백을 메울 신차 계획이 아직 수립되지 않은데다, 이미 말리부와 아베오를 생산하는 부평2공장은 재고적체로 가동율을 20%까지 낮춘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GM은 “향후 소형 SUV 판매 증가에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부평2공장에 트랙스 생산 라인을 추가한다는 계획이지만, 되려 수출물량 감소에 대비해 생산공장을 통폐합하려는 것 아니냐는 반발도 적지 않다.

대외적인 상황도 좋지 않다. 그나마 쉐보레 트랙스 후속은 국내 생산이 확정됐지만, 주요 수출국인 미국이 해외에서 생산된 차량에 최대 25%의 관세를 물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수입되는 차량의 미국 내 판매 가격은 최대 수백만 원 인상되며, 결과적으로 트랙스의 수출에도 난항을 겪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GM 부평공장의 ‘수출 절벽’이 이미 2017년부터 예고된 일이었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오펠과 복스홀 브랜드가 매각되면서 모카와 앙코르의 한국 생산 중단 역시 이미 예측 가능한 일이었으나,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와 한국GM 철수설 등으로 내흉이 불거지면서 신차 배정 ‘골든 타임’을 놓쳤다는 것. 제때 모카를 대체할 신차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제2의 군산공장’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펠 모카의 풀체인지로 한국GM의 유럽 수출이 사실 상 종료되고 미국 수출길도 불확실성이 늘어난 상황에서, 하루 빨리 신차배정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안일한 낙관론은 결국 부평공장의 미래도 어둡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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