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도 ‘다운사이징' G80·GV80 4기통 터보 탑재

  • 입력 2019.02.22 14:30
  • 기자명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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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 소비자의 취향에 맞춰 배기량이 큰 엔진을 주로 탑재해 왔던 제네시스도 신형 모델에서는 배기량을 줄이고 본격적인 다운사이징에 나선다. 특히 브랜드의 허리를 맡고 있는 G80 세단과 제네시스 첫 SUV인 GV80에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이 탑재될 전망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제네시스 G80 세단(코드명 RG3)은 오는 10월께, GV80 SUV(코드명 JX)는 연말 출시가 확정됐다. 두 모델은 각각 9월 중순, 11월 중순부터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에서 양산을 개시한다. 임원 인사 시즌과 설 이전 특수에 맞춰 프리미엄 모델 신차를 연달아 출시해 제네시스 브랜드의 역량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엔진 라인업 줄이는 G80

이 소식통에 따르면 G80 세단은 기존 4종의 엔진 라인업을 3종으로 줄인다. 기존에는 3.3리터 가솔린, 3.8리터 가솔린 및 3.3리터 가솔린 터보, 2.2리터 디젤 등 4가지 라인업을 판매했지만, 신형 모델에서는 자연흡기 엔진이 모두 삭제된다.

자연흡기 엔진을 대체하는 건 세타3 2.5리터 터보 엔진이다. 기존 G80도 일부 시장에서는 4기통 터보 엔진을 탑재한 바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줄곧 6기통 이상의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왔다. 이 엔진은 신형 쏘나타 터보, 차기 투싼N 등 고성능 모델에 탑재될 것으로 알려진 신규 엔진이다. G80에 탑재되는 버전은 고급 세단의 성향에 맞게 강력한 퍼포먼스보다는 중저속 토크와 정숙성 위주로 세팅될 예정이다. 최고출력은 200마력대 후반에 달해 기존 자연흡기 엔진과 비슷한 수준이다.

기존과 마찬가지로 고성능 버전도 마련된다. 현행 G80 스포츠에는 G70 스포츠와 동일한 3.3리터 터보 엔진이 탑재돼 퍼포먼스의 차별화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이에 신형 G80에는 배기량을 늘린 람다3 3.5리터 터보 엔진이 탑재된다. 이는 신형 G80에서 처음 선보이는 엔진으로, 3.5리터 가솔린 직분사 엔진에 트윈터보를 조합했다. 최고출력은 400마력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젤 엔진은 기존과 동일한 2.2리터 디젤 1종류만 판매한다. 대형 세단 소비자들 중에서는 6기통 디젤보다는 4기통 디젤의 효율성을 선호하는 고객이 많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GV80, 6기통 디젤 탑재로 차별화

제네시스 첫 SUV인 GV80은 G80과 차체 설계를 일부 공유하는 만큼, 파워트레인 라인업도 비슷하다. 가솔린 모델은 2.5 터보와 3.5 터보가 G80과 동일하게 탑재된다. 성능 면에서도 G80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디젤 엔진은 상황이 다르다. SUV 구매에 있어 디젤 선호도가 높은 국내 소비자와, 제네시스 브랜드의 진출 가능성이 있는 유럽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춰 기존과 완전히 다른 신규 디젤엔진이 탑재된다. 기존 현대차그룹에서 사용하던 3.0리터 디젤 S엔진은 V6 레이아웃이지만, 새 엔진은 직렬 6기통 레이아웃으로 만들어진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규 3.0 디젤 엔진은 기존 4기통 R엔진을 모듈화해 6기통으로 개량한 것”이라며 “모듈화된 엔진 설계를 적용해 향후 용도에 따라 다양한 엔진 라인업 확장이 가능해지며, GV80이 새 엔진이 처음 탑재되는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신규 3.0 디젤 엔진의 제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최고 300마력 이상의 출력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제네시스 다운사이징 배경은 ‘변화하는 소비자 성향’

보수적인 제네시스 브랜드의 엔진 라인업이 대대적으로 바뀌는 데에는 소비자들의 성향 변화의 영향이 크다. 기존 고급차 구매자들은 배기량에 따라 차급을 판단하고 구매하는 성향이 강해 고출력 터보 엔진보다 배기량이 큰 자연흡기 엔진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컸다.

하지만 배출가스 규제, 자연흡기 엔진의 성능 및 효율의 열세 등으로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낮아졌고, 배기량이 작은 동급 수입차가 보급되면서 배기량이 작은 고급차에 대한 인식이 바뀐 것. 더구나 젊은 운전자들의 대형차 선호도 역시 빠르게 높아지면서 이들의 차량 선호도에 맞는 다운사이징 엔진이 채택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G80과 GV80이 배기량을 줄이면서 동급 수입차들과의 정면대결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시장은 물론 주요 판매처인 북미 지역에서도 효율성 개선을 무기로 내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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