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티 올 뉴 QX50 '성능과 효율 두 마리 토끼를 잡아라'

  • 입력 2019.02.20 12:00
  • 수정 2019.02.20 15:10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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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를 대표하던 VQ 엔진과 작별을 고한 닛산·인피니티가 이를 대체한 VR 엔진을 2016년 이후 본격적으로 선보인데 이어 지난 2017년 LA모터쇼를 통해 2세대 완전변경모델 'QX50'을 공개하며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가변 압축비 방식 VC 터보 엔진을 소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앞서 워즈오토(Wards Auto)로부터 1995년 이후 '세계 10대 엔진'에 최다 선정(15회) 되며 오랜 기간 품질의 우수성을 검증 받은 VQ 엔진을 보유하던 닛산·인피니티는 이후 선보인 개량형 엔진들을 통해 성능과 효율의 지속적 향상이라는 끝없는 목표를 향해 도전 중이다.

인피니티 측은 2.0리터 가변압축비 VC 터보엔진에 대해 '역사상 가장 진보된 내연기관'이라고 주장한다. 1996년 연구를 시작해 20년간 기술 개발에 매진했으며 1988년 가변 압축비의 핵심임 멀티링크 매커니즘을 발명한 만큼 애착을 넘어 집착을 부여했다. 그리고 그들은 여기에 멈추지 않고 완벽한 기술 적용을 위해 100개 이상의 프로토타입에 300만 km, 3만 시간 이상의 도로주행 테스트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피니티코리아가 지난해 부산모터쇼를 통해 국내에 첫 공개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형 QX50이 드디어 한국 시장에 발을 딛었다. 2013년 1세대 모델이 선보인 후 약 5년 만에 완전변경모델로 출시되는 QX50은 인피니티 라인업에서 콤팩트 SUV 'QX30'과 대형 SUV 'QX60'을 잇는 '허리'와 같은 인피니티 내 볼륨모델과 같은 존재다.

2013년 브랜드 내 새로운 네이밍 전략이 도입되기 이전 2007년 첫 선을 보인 후 국내 시장에서도 꾸준한 존재감을 발휘했던 'EX35'에서 그 계보를 찾을 수 있는 QX50은 차량의 뼈대라 할 수 있는 플랫폼과 심장과 같은 엔진까지 변경하며 그 어느 때 보다 치열한 수입 D세그먼트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다.

국내 시장에서 인피니티 QX50의 경쟁모델은 전통의 강호들이 즐비하다. 메르세데스-벤츠 GLC, BMW X3, 아우디 Q5를 비롯해 볼보 XC60, 렉서스 NX300h 등 모두 고급차 브랜드의 인지도와 품질, 그리고 각자의 개성을 어필하며 시장에서 경쟁 중이다. 그렇다면 이런 전쟁터에서 인피니티 QX50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지난 19일 본격적인 국내 판매를 하루 앞두고 펼쳐진 미디어 시승행사를 통해 신차의 경쟁력을 알아봤다. 시승코스는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워커힐 그랜드 호텔 서울을 출발해 서울춘천고속도로를 통과하고 경기도 가평 일대 국도를 돌아오는 코스다. 시승차는 에센셜, 센서리 AWD, 오토그래프 AWD 등 총 3가지로 판매되는 QX50 트림 중 센서리 AWD 차량이다.

먼저 인피니티 QX50의 차체 크기는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4695mm, 1905mm, 1680mm에 휠베이스 2800mm로 국내 중형 SUV를 대표하는 현대차 싼타페와 비교 시 전장은 조금 더 짧고 전폭은 넓으며 동일한 전고를 지녔다. 휠베이스는 싼타페 보다 QX50이 35mm 길다.

외관 디자인은 인피니티 특유의 패밀리룩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넉넉한 크기의 더블 아치 그릴이 전면부에 자리를 잡고 이전 보다 좀 더 길어진 헤드램프가 강렬한 인상을 전달한다. 측면은 인피니티를 상징하는 초승달 모양 C필러를 특징으로 날렵함을 더했다. 다만 과거 EX35의 쿠페를 연상시키는 유려한 루프 라인은 찾을 수 없어 추억으로 남을 뿐. 후면부는 깔끔하면서도 심플한 모습으로 헤드램프와 통일성을 강조한 후미등, 크롬 소재로 멋을 낸 테일게이트 주변 등 동급경쟁모델에서도 변별력을 갖췄다.

QX50의 실내는 고급 소재와 우수한 마감이 눈에 띈다. 대시보드와 도어 패널, 센터 콘솔 등 곳곳에는 스웨이드를 적용해 손에 닿는 질감이 만족스럽다. 세미 아닐린 가죽 역시 사용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자아내고 실내 표면의 곡선을 따라 레이저로 천공을 낸 스티치 패턴 또한 차급에 어울리는 구성이다. 이 밖에도 고광택 우드 소재가 가죽과 스웨이드 소재와 적절히 어울려 전체적으로 고풍스러운 모습이다. 시트는 앞서 닛산 '알티마'에 적용되며 유명세를 타던 무중력 시트가 적용되며 우수한 착좌감과 장시간 주행에도 피로감이 덜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고품질 소재와 우수한 마감 외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2개로 분리된 디스플레이는 해상도가 최근 출시되는 차량에 비해 떨어지고 내부 그래픽 또한 5~6년전 차량을 보는 기분이다. 센터콘솔에 위치한 컨트롤러를 통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사용 할 수 있으나 조작감 역시 직관적이지 못하다. 상단 8인치, 하단 7인치 디스플레이는 각각 내비게이션, 차량 세부 정보를 표시하는데 경쟁모델들의 스마트폰을 연상시키는 아니 대중차 브랜드에서 사용하는 것들과 비교해서도 퇴보한 수준. 여기에 디스플레이 위아래로 배치된 버튼들의 배치 또한 최근 트랜드와는 많이 벗어난 모습이다.

SUV 모델에 맞게 공간 활용성은 준수한 수준이다. 2열 좌석은 무릎과 머리위 공간이 여유롭고 뒷좌석의 경우 앞뒤로 밀 수 있는 슬라이딩과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리클라이닝 기능을 제공해 편리하다. 트렁크 공간은 기본 880리터, 시트를 접을 경우 최대 1772리터를 제공한다.

인피니티 QX50의 파워트레인은 가변압축비 엔진인 2.0리터 VC 터보가 탑재되어 첨단 멀티링크 시스템을 통해 엔진의 압축비를 8:1에서 14:1까지 가변적으로 제어한다. 이를 통해 최고 출력 272마력, 최대 토크 38.7kg.m의 준수한 수준의 성능을 발휘한다. 여기에 변속기는 CVT 무단변속기가 맞물렸다. 계기판 모드 변경을 통해 엔진의 압축비와 이에 따른 효율과 성능의 그래프를 표시하며 현재 주행 중인 운전 패턴을 운전자에게 적극적으로 전달한다. 가속페달의 밟은 정도에 따라 압축비의 변환이 곧바로 눈에 띄었다.

변속기 노브 아래 위치한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를 이용해 주행 모드는 스탠다드, 에코, 스포츠, 퍼스널 등 총 4가지를 지원했다. 각각의 모드 변경에 따라 변속기의 반응, 운전대의 무게감, 승차감 등이 조금씩 차이를 보였다. 에코와 스포츠 모드에선 가장 극명한 주행 성능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에코에선 패밀리 SUV 지향하는 콘셉트에 맞춰 부드럽고 정숙한 주행이 가능하다. 이 때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과 진동은 거슬리지 않았고 노면에서 올라오는 것 역시 적당히 거르는 모습이다.

여기에 스포츠모드로 변경할 경우 예민한 스로틀 반응과 엔진 출력이 동일한 가속 페달량에서 보다 민첩하게 작동하며 엔진의 카랑카랑한 음색이 실내로 전달된다. 운전대 넘어 패들시프트를 이용하면 무단변속기를 사용하는 것을 의심할 만큼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다만 과거 VQ 엔진의 즉각적인 반응은 여전히 아쉽다. 이날 약 2시간 40분의 시승을 마친 후 계기판 연비는 9.5km/ℓ를 기록해 정부공인 복합 9.8km/ℓ를 조금 밑도는 수준을 보였다.

이날의 시승에서 아쉬움 하나는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가변 압축비 방식 VC 터보 엔진이 실제 주행에서 수치와 체감상으로 눈에 띄는 효과를 느낄 수 없었다는 부분이다. 여느 터보엔진과 비교하고 하이브리드 같은 친환경 차량과 비교해도 운동성능과 연비 효율성 두 마리 토끼는 만날 수 없었다. 인피니티의 신형 QX50의 국내 판매가격은 에센셜 5190만원, 센서리 AWD 5830만원, 오토그래프 AWD 633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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